[인터뷰]모국사랑과 동포애, 스포츠로 나누는 재미동포 이규성 체육인
[인터뷰]모국사랑과 동포애, 스포츠로 나누는 재미동포 이규성 체육인
  • 김두호
  • 승인 201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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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재미동포 선수단 인솔한 재미(在美)대한체육회부회장
 120명의 재미동포 선수단을 인솔하고 제98회 전국체전에 참가한 재미대한체육회 이규성 부회장. 25개 경기단체 조직이 있는 재미대한체육회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체육인을 포함 각 분야 지도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 부회장 역시 수영선수 출신이다. /사진=인터뷰365

[인터뷰365 김두호 인터뷰어] 청소년을 주축으로 한 10개 종목의 대표선수 120명의 재미동포 선수단을 인솔하고 지난 10월 말 청주와 충주에서 일주일간 개최된 제98회 전국체전에 참가한 재미대한체육회 이규성(1952∼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 거주)부회장은 평생을 수영장에서 보낸 수영선수 출신이다.

올해 해외 동포선수단의 종합순위로는 재미동포 선수단이 2위로, 1위를 재일동포 선수단이 차지했지만 비행시간을 최장거리 20시간 쯤 잡아야하는 멀고 먼 태평양 건너편, 광활한 미국 대륙의 전역에서 모여 구성된 선수단이었다는 점에서 재미동포 선수들은 많은 관중들에게 감동의 눈길을 받았다.

매회 150여명 수준의 선수단을 파견해온 재미대한체육회(회장 안경호)는 모국의 재정지원 없이 선수단 자체 부담으로 참가한다. 이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체육인을 포함 각 분야 지도자로 구성된 재미대한체육회의 역할이 동포사회에서 안정된 단체의 기반과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교부가 발간한 ‘재외동포현황 2017’에 나타난 대한민국의 해외동포수는 2016년말 기준으로 세계 194개국 총 743만 659명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254만 8030명, 미국이 249만 2252명으로 약간의 차이를 두고 2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일본, 캐나다, 우즈베키스탄, 호주, 러시아, 베트남 등의 국가 순으로 나타났다. 글로벌시대 엄청난 동포들이 살고 있는 미국사회에서 스포츠를 통해 모국을 생각하고 동포들의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이어주는 미국 속의 대한체육회 지도자를 인터뷰365가 단독으로 만났다.

-모국의 대한체육회와 어떤 관계인가?

미국에서 독립된 단체로 운영되지만 대한체육회의 공식 승인을 받아 모국과 관련된 경기행사나 조직 시스템의 구성 등에서 해외 지부 형태의 협력과 자문을 받는다. 그러나 주요 업무인 미국내 경기 행사의 주최 등 미국내 단체의 운영 프로그램은 자체 대의원총회에서 자율적으로 합의 결정해 대한체육회는 주로 모국관련 행사의 협력기관으로 볼 수 있다.

-조직과 운영주체는 어떤 분들인가?

대다수 스포츠 지도자 출신들이 지역을 대표해 대의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산하에 태권도, 수영, 펜싱, 검도, 육상 등 25개 경기단체 조직이 있다. 골프, 볼링, 탁구, 배드민턴 등의 동호인 경기를 관장하는 생활체육회도 활동하고 있다. 총회 대의원은 미국 50개주 가운데 35개주 지역과 큰 도시를 대표하는 60명의 지도자로 구성되어 매년 정기 대의원 회의를 포함해 서너 차례 총회를 개최한다. 최근에는 모국의 전국체전을 앞두고 9월 24일 시카고에서 임시 대위원회의가 열렸다.

회장은 캔사스 시티에 사는 안경호 사업가 겸 체육인이 맡고 있다. 지금은 재미대한체육회가 한국지부(지부장 박영길)를 둘 정도로 모국 스포츠인과 관계를 확대 발전시켜 가고 있다.

지난 9월 시카고에서 개최된 재미대한체육회 임시대의원 총회에 미국전역에서 대의원들이 참석했다. 앞줄 왼쪽에서 일곱번째가 안경호 회장, 오른쪽에서 다섯번째가 이규성 부회장.

-사는 동포 중심의 스포츠 행사도 많이 개최하는가?

재미대한체육회가 주최하는 각종 종목별 크고 작은 스포츠 행사는 사계절 쉬지 않고 지역마다 개최된다. 미주 전역의 동포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형 행사인 ‘미주 체전’은 격년제로 미국의 대도시를 돌며 개최해 오고 있다. 1981년 LA에서 제1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뉴욕, 시카고 등의 도시를 거쳐 금년 제 18회는 지난 6월 18일부터 4일간 텍사스 달라스에서 개최했다. 다음은 2019년인데 시애틀이 개최지로 결정되어 있다.

-이 부회장도 운동선수 출신의 체육인으로 알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수영부에 들어가 수영을 시작했다. 서울 용산구 보광동에 있는 오산중고등학교 시절 전국대회에 출전해 우승도 하며 수영대표선수로 활동했다. 졸업 후는 1971년 단국대학교 수영선수팀 창설 멤버였다. 그때는 수영선수들이 수구경기의 선수로도 활동해 대학 1학년 때 수구선수로 참가해 전국 수구선수권경기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서울시내에서 학교를 다니며 수영선수가 된 것이 특별하다.

내가 다닌 학교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있다. 출렁대는 한강의 물결이 인접해 전통적으로 수영에 취미를 가진 학생들이 많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도 선배들이 한강에 내려가 수영을 즐겼던 시절이 있었던 것도 같다. 내가 다닐 때만 해도 실내 수영장이란 게 없어서 수영연습 기간도 6월부터 9월까지 3개월 정도인데 주로 야외 수영장이 있는 곳을 찾아 원정을 다니며 연습했다.

1984년 가족이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이규성 재미대한체육회 부회장은 "이민을 떠나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어도 집안에 태극기를 걸어두고 사는 사람이 많다. "고 말했다./사진=인터뷰365

-선수 시절 이후는

군복무를 하게 된 1974년 공군에 들어가면서 다시 공군 수영선수단 창설멤버로 선수생활이 이어졌다. 그런데 공군선수들이 개별적인 경기참가에서는 상위권 메달을 차지했지만 수구경기 등 단체 경기는 물위에서 근무하는 해군 선수단의 적수가 되지못해 열심히 연습해도 성과가 없어 애가 탈 때가 많았다.

-수영 코치생활을 오래했다는데

제대 후 남대문에 대우그룹이 실내수영장 시설을 갖춘 서울헬스센터(현 대우헬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어서 코치로 활동했다. 당시 고위층이 개업식에 참석할 정도의 획기적인 대형 실내운동시설이었지만 스포츠 레저시설이 산업화 정책에 치중하던 대통령의 시선에 탐탁치 않은 시설로 비칠 수 있다며 한동안 운영을 활성화하지 못했다.

한때는 충청남도 수영팀 창단에 코치로 참여해 국내 신기록을 내거나 국가 대표로 활동한 송인자 유오준 이훈철 등의 선수를 지도하기도 했다.

-미국으로 이주한 동기가 궁금하다.

1984년 가족이 함께 갔다. 누님이 독일에 이주해 살고 계셨고 함께 계시던 아버지가 미국 쪽으로 가셔서 가족을 초청해 LA로 이주해 살다가 1년 뒤 오렌지카운티로 옮겨 살고 있다. 미국에서도 수영장과 수영학교를 운영하면서 청소년과 일반인 수영지도를 꾸준히 했다. 재미대한체육회 산하 수영연맹 이사, 전무이사 등의 책임도 10년 이상 맡기도 했다.

-백명이 넘는 선수단을 미국 전역에서 선발해 모국에서 개최되는 전국체전에 참가 시키려면 인솔자의 책임도 무겁지만 많은 노고를 필요로 한다.

물론이다. 동부지역 먼 거리에서 오는 선수는 한국까지 출발에서 도착지까지 20여 시간 이상 여행시간을 잡아야 한다. 재정적인 것도 참가 재외 선수단 자체 부담이기 때문에 단체가 뒷바라지해야할 임무가 많고 국내 체류 숙소와 교통편 등의 확보도 체전 주최 측과 협의를 해가며 차질 없이 진행하려면 사방으로 뛰어다녀야 한다.

이규성 부회장과 자리를 함께 한 재미대한체육회 한국지부 박영일지부장(왼쪽)도 재미동포 체육인이다./사진=인터뷰365

-내년에도 참가할 예정인가?

내년 제99회 체전은 전북 익산에서 개최된다. 아마도 고교생, 대학생, 일반부 선수까지 올해보다 많은 150명 선은 참가할 것으로 본다. 나도 가능하면 계속해 참석하겠다.

-사회의 모국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다면 근래 어떤 점들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는가?

이민을 떠나면 모국을 등지고 살 것 같지만 모두 애국자가 된다. 국내에서도 고향을 떠나 살면서 마음속에 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나 정을 못버리고 살듯이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어도 집안에 태극기를 걸어두고 사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동포끼리 만나 정도 나누고 더불어 건강을 나누는 행사로 체육행사가 가장 이상적이다. 미국지역에서 성공한 한류 문화 행사도 사실 화제를 만들고 밀어주는 힘은 이주 동포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응원의 힘이 크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김두호

인터뷰 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기자, 스포츠서울 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전무이사를 지냈으며,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