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렉 다크니스'의 베네딕트 컴버배치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베네딕트 컴버배치
  • 이희승 기자
  • 승인 201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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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이희승】영화 ‘스타트렉 다크니스’가 또다른 인류를 탄생시켰다. 바로 이 영화의 악당이자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로 등장하는 존 해리슨 역할의 베네딕트 컴버배치 때문이다. 한마디로 ‘스타트렉 다크니스’는 셜록키언(셜록 홈즈 마니아)과 트랙키(스타트렉 마니아)가 열광할 모든 것을 갖춘 영화다. BBC가 제작하는 영국드라마 '셜록' 으로 전 세계 팬들을 열광시킨 그가 엔터프라이즈 호에 탑승한 순간 이미 그것은 당연한 사실일 테지만. 지난 29일 국내 개봉에 앞서 이메일로 받은 그와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스타트랙 오디션을 아이폰으로 촬영했다고 들었다.
그때가 2011년 크리스마스였는데 할리우드에선 아시다시피 휴일이 없고, 제작진은 오디션을 당장 원했다. 하지만 내가 사는 영국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새해까지 끼어서 내가 아는 캐스팅 디렉터들은 모두 휴가 중이었다. 27일까지는 오디션 테잎을 보내야 했는데, 기술이 도와주지 않더라. 그나마 빌린 캠코더는 배터리가 나가고, 전원이 자꾸 꺼졌다. 결국 친구의 부엌에 가서 테이블 램프를 아크 등으로 이용해 촬영을 했다. 친구 부인이 세트 디자이너여서, 카메라 사이에 의자 두 개를 이용해서 가장 좋은 버전을 감독에게 보냈다.


-스타트렉의 광팬은 아니었다고.
그건 감독인 J.J. 에이브럼스와 비슷했다. 그도 광팬은 아니었다고 들었다. 난 TV 시리즈 몇 편과 영화 몇 편을 보고 좋아했던 것뿐이라 둘이 잘 통했다. 하지만 ‘스타트렉 비기닝’을 보고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특히 ‘커크’와 ‘스팍’, ‘스코티’ 그리고 나머지 캐릭터들에게 그리 집착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스타트렉 다크니스’의 악당 역할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도 없을 것이다. 오디션 테잎을 보낸 후 일주일 만에 배역을 확정 받았다. J.J. 에이브럼스 감독이 ‘와서 같이 놀아볼까요?’ 라고 메일을 보냈을 때 나는 두 번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존 해리슨의 캐릭터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한마디로 테러리스트다. 치밀하게 계산하고 지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보통 악당이 아니다. 내 개인적으로 존 해리슨은 혁명가로 불리긴 원했던 것 같다. 게다가 악랄한 전사라서 액션신을 촬영하는 게 무척 재미있었다. 맨손이나 무기를 이용하는 게 남달라 보여야 했기 때문이다. 일단 신체적으로 우위에 있는 캐릭터여서 한 달 반 동안 4000 칼로리 이상을 매일매일 섭취하면서 몸을 만들었다. 하루에 다섯 끼를 섭취했고, 엉덩이에까지 근육이 붙을 정도였다.


-현장에서의 분위기는 어땠나.
솔직히 J.J. 에이브럼스 군단이 현장에서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좋지만 처음 합류하는 사람의 경우에, 특히 영화 속에서도 외부인을 연기한다면 일원이 되기가 어렵다. 그들 사이에는 뭐랄까. 환상적인 에너지가 있다. 첫 영화를 통해 모두 친한 친구가 되었고 나는 아웃사이더인 캐릭터를 만들어내야만 했기에 거리감을 두려고 노력했다. 서로 친해지면서 어느 순간은 긴장이 풀려 내 직관대로 편하게 연기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그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현장 사람들과 모두 편하게 친해지는 것보다는 그들 사이에서 날 고립시키는 연습이 필요했다.

테러리스트 존 해리슨 역을 위해 매일 4000칼로리 이상을
섭취하며 우람한 몸을 만들었던 베네딕트 컴버배치

 

-사실 감독 자체가 막강 브랜드이기 때문에 현장에서의 적응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처럼 J.J. 에이브럼스의 경우도 영화의 제목보다 앞서 이름이 나온다. 감독 자체가 스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정도 스케일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하나같이 좋은 우정을 나누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배우나 감독 제작진 모두가 그거 열심히 하려고만 했다. 캐릭터 사이에 위계가 있지만 갈등은 존재하지 않은 유일한 현장이었다.


-엔터프라이즈 호 세트에 처음 발을 들여놓았을 때가 궁금하다.
한마디로 놀라웠다. 대부분 그린 스크린을 많이 이용했지만 세트장의 다리를 보고는 바로 ‘스타트렉’의 팬이 돼버렸다. 그 다음에 엔터프라이즈호의 여러 장소를 연결시키는 복도로 들어섰는데 정말 아름답더라. 제한된 예산 안에서 그 정도로 세세한 세트장을 지었다니, 정말 놀라울 정도였다. 실제로 스턴트를 하면서 놀이공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여러 번 들었다. 그 정도로 스릴 넘쳤다.


-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어떤가.
사실 그린 스크린에서 존재하지 않던 것들을 상상하면서 자신을 내던져야 하는 경험은 매우 특별하다. ‘완성된 장면이 내가 연기한 것과 동떨어지면 어쩌지’ 라는 생각이 머릴 떠나지 않으니까. 1960년대와 1970년대의 할리우드를 떠올리며 사람들이 할리우드의 황금기라고 이야기하는데 나는 요즘이 그런 것 같다. 3D와 IMAX에 가장 적합한 영화가 바로 ‘스타트렉 다크니스’가 아닐까 싶다. 어떤 사람은 ‘스타트렉’이 단순히 공상과학 영화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훌륭한 액션 스릴러이기도 하면서 코미디, 로맨스 그리고 모든 액션과 스케일을 다 갖추고 있다.


-배우인 부모님이 지금의 모습을 자랑스러워 할 것 같은데.
사실 건축가나 의사, 변호사가 되길 원하셨다. 배우로서 매일매일 견뎌야 하는 불안정함 때문에 내가 뭐가 되든 상관없지만 배우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좋은 학교에 보내셨다. 하지만 무대 뒤에서 부모님을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고, 일상 적인 대화를 나누다가도 커튼이 열리고 무대에 나가서 연기하시는 모습을 보면 정말 황홀했다. 학교는 다녔지만 나는 커서 배우가 될 거란 걸 느끼고 있었다. 오직 멋진 배우가 되길 원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두 분 모두 내가 배우가 된 걸 ‘약간’ 좋아한다.


-어쩌면 ‘셜록’의 팬들이 ‘스타트렉’에서 악당이 된 걸 싫어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는 않을 거다. 왜냐면 전 얼마 전 ‘어거스트: 오세이지 카운티’라는 영화에서 37살에 부모님의 차고에 얹혀사는 리틀 찰스라는 캐릭터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이 캐릭터는 아무 생각 없이 사는데다가 사촌과 사랑에 빠지기까지 한다. 예민하고 감성적인 역할이다. 물론 지금까지 연기한 인물들을 보면 모두 악역은 아니지만 ‘셜록’은 안티 히어로다. 천사의 편이지만 거기에 속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복잡한 캐릭터기 때문에 이번 연기도 이해해 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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