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상호 감독 “‘서울역’을 보면 ‘부산행’의 내적 의미 달라질 것”
[인터뷰] 연상호 감독 “‘서울역’을 보면 ‘부산행’의 내적 의미 달라질 것”
  • 유이청
  • 승인 201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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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영화 '부산행'과 프리퀄 애니 '서울역'을 연이어 내놓은 연상호 감독.

【인터뷰365 유이청】1천만 관객을 넘긴 영화 ‘부산행’의 프리퀄 애니메이션 ‘서울역’이 이어 개봉한다.
프리퀄(prequel)이란 오리지널 영화보다 시간적으로 앞선 이야기를 다룬 속편이라 할 수 있다. 프리퀄을 통해 영화의 주인공 또는 에피소드가 왜 그렇게 됐는지를 보여준다.
외국의 경우 ‘스타워즈 에피소드 1,2,3’이 ‘스타워즈’의 프리퀄이었고 ‘엑스맨;퍼스트 클래스’는 ‘엑스맨’ 시리즈, ‘호빗: 뜻밖의 여정’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 프리퀄이었다. 국내에도 봉준호 감독 ‘설국열차’의 프리퀄을 만화작가 윤태호가 웹툰으로 내놓은 바 있다.
‘부산행’의 프리퀄 ‘서울역’은 왜 부산행 KTX에 좀비 소녀가 올라타게 됐는지 등을 알게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사이비’ ‘돼지의 왕’ 등의 애니메이션을 내놓았던 연상호 감독이 직접 만들었다.
10일 열린 ‘서울역’ 언론시사에는 연상호 감독을 비롯해 목소리 연기를 한 심은경·류승룡·이준 등이 참석했다. 시사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의 1천만 돌파에 대해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 때문에 스탭들, 배우들 모두가 행복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인터뷰365에서는 이후 이뤄진 ‘서울역’에 대한 질문과 답을 연상호 감독 중심으로 소개한다.

작업시 선 녹음, 후 애니메이션 작업을 한 이유
‘돼지의 왕’이나 ‘사이비’를 다시 보니 대부분 시끄럽다는 특징이 있었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계속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시끌시끌한 분위기가 좋았다. 어떻게 보면 애니메이션이라 하면 어떤 한 방향으로밖에 만들 수 없는데, 선 녹음을 통해 배우들이 더 자유스러운, 이질적인 것들이 결합되면서 영화가 독특한 지점으로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애니메이션 속 혜선 캐릭터의 목소리 연기를 한 심은경은 “녹음할 때 애니메이션이 완성된 상태가 아니어서 입모양을 맞춘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캐릭터 감정에 맞춰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연 감독의 방식에 동의했다.)

전작도 그렇고, 전문 성우 대신 배우들을 기용한 이유
선 녹음을 한다는 것은 미리 녹음을 한다는 개념만 있는 게 아니다. 글로써 하는 게 다가 아닌, 사이사이 톤으로 채워줄 게 필요하기 때문에 선 녹음을 한다. 내가 모든 것을 창조하기보다는 다른 아티스트를 통해 도움을 필요로 할 때가 있다. 전작인 ‘사이비’도 양익준·오정세 배우가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하는지 내가 잘 알기 때문에 그 분들의 연기가 필요했다. 그런 측면에서 어떤 배우의 어떤 연기가 필요할까 생각하며 캐스팅을 한다. 물론 전문 성우를 캐스팅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성우들에게 대한 정보를 많이 알지 못한다.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 같은 경우는 전체가 성우 선 녹음을 거쳤는데 그땐 성우 오디션을 보았다. 그 과정이 엄청나게 힘들었다. 그래서 내 경우는 영화에 필요한 영감을 줄 수 있는 배우들과 작업하는 것이 수월하고 좋다.


‘서울역’에는 집을 잃고 거리를 헤매는 노숙자들, ‘부산행’에는 집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 등 집이라는 키워드가 계속 등장한다. 감독이 생각하는 집이란 어떤 것인가
‘서울역’과 ‘부산행’ 모두 메인 테마가 집인, 한짝의 영화라 생각한다. ‘서울역’에서는 집과 가족에 대해 내가 살면서 느낀 현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부산행’은 이래야 되지 않나라는 당위성. 그런 두 관점에서 영화를 봐줬으면 한다. 특히 ‘서울역’의 엔딩이 모델하우스에서 이뤄지는 것은 가정으로서의 집이 아닌 겉만 번지르르한 집에서 마지막 사건이 일어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모델하우스를 택했다.

‘서울역’도 그렇지만, 유독 애니메이션에서 절망적인 구조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의도
‘서울역’은 예산이 큰 영화가 아니다보니 감독의 극단적인 생각을 노출하기 좋은 그릇이다. 그런 측면에서,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싶을 때 애니메이션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 같다. 영화의 엔딩은 끝이 아니다. 영화를 보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뭔가를 생각하며 나가서 사회를 살아간다고 본다면 영화의 엔딩은 무엇인가의 시작이다. 그런 측면에서 그런 영화를 만드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서울역'의 좀비들, 그리고 사람들.

부산행’이 실사라서 못했던 것을 ‘서울역’이 애니메이션이라서 했던 것
곤 사토시라는 감독의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난 확률’이라는 작품이 있다. 원제는 ‘동경 갓파더’다. 감독은 그 영화의 컨셉이 동경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한 적 있다. 나도 비슷하다. ‘서울역’은 서울이라는 공간에서 볼 수 있는 자잘한 사건들, 심야 뉴스에 한 토막 나올 수 있는 뉴스들의 종합 같은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좀비라는 장르로 스토리로 연결하되 서울이라는 공간에 살면서 토막 뉴스로 보는 사건들의 종합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만든 게 ‘서울역’이다.

마지막으로 관객에게
‘서울역’과 ‘부산행’은 너무 다른 영화다. 예산이 다르기도 하고 애니메이션과 실사이기도 하다. 다른 색깔 두 영화가 하나의 짝으로 개봉을 하는 것을 연출하는 감독으로서 너무 즐거운 일이다. ‘서울역’을 보면 ‘부산행’의 내적 의미가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산행’의 짝이라 할 수 있는 ‘서울역’이 개봉하면서 영화가 가진 내적인 결을 찾아가는 느낌이 든다. 두 영화를 같은 시기에 낼 수 있어 감독으로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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