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이폰으로 트랜스젠더 영화 ‘탠저린’ 찍은 션 베이커 감독
[인터뷰] 아이폰으로 트랜스젠더 영화 ‘탠저린’ 찍은 션 베이커 감독
  • 육홍타
  • 승인 201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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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베이커 감독.


【인터뷰365 육홍타】션 베이커(44) 감독의 아이폰 영화 ‘탠저린’이 부산영화제와 프라이드 영화제에서 잇따라 상영되며 한국 관객들에게도 관심을 끌었다.
선댄스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며 배급계약을 맺었던 작품이니만큼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이 영화가 우리 사회에서 아직은 혐오하거나 금기시하는 트랜스젠더, 그중에서도 매춘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의외라고 할 수도 있는 현상이다.
역동성 넘치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션 베이커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제에서 가졌던 관중과의 대화에서 나온 발언들도 첨가했다.


탠저린이란 무슨 의미인가요? 과일이름이긴 한데... (탠저린은 모로코 원산인 감귤류의 일종이다.)
탠저린은 우리가 계속 되돌아오곤 했던 제목입니다.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받아들이기보다 그 과일과 색깔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느낌과 감각을 나타내는 거죠. 탠저린은 이 영화의 주조색이기도 하지요.

비용절감을 위해 아이폰으로 촬영했다고 들었습니다. 결과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특히 진짜 카메라와 비교해서 어떤지 들려주세요.
아이폰5s를 사용했는데, 좋은 미학적 기능이 많더군요. 거리 모습을 따라가며 찍기엔 최적이지요. 처음에 아이폰으로 찍어보니 괜찮긴 한데, 나 스스로 확신하는데는 오래 걸렸습니다. 그후엔 크루들도 확신하게 되었지요. 우리에겐 뛰어난 음향녹음가와 좋은 장비가 있었습니다. 아이폰으로 찍고 있는 우리를 보고서는 영화 촬영중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겠지만, 길 건너에 있는 음향장비를 보면 다들 알았을 겁니다.
결과에 대해서는 진짜 만족합니다. 저는 디지털 영화에 대해 매우 비판적인데요. 하지만 최종적으로 보여지는 것엔 눈을 만족시키는 뭔가가 있어요. 이 영화가 팝스타일이 된 건 주로 그 보여지는 것 덕분입니다.
또한, 순전히 우연 덕분에 얻은 것들도 있습니다. 처음으로 연기하는 내 초짜 배우들에게 아이폰이 자기 억제를 낮춰주는 기능을 했다고 생각해요. 저는 연기가 처음인 배우들을 해묵은 배우들과 결합시키는 걸 좋아합니다. 전작들을 보면, 처음 연기하는 배우들이 코앞에 카메라가 있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기까지 일주일 정도 걸리는 거 같아요. 이번엔 배우들도 다 가지고 있는 소통도구를 사용했기 때문에 그런 과정이 필요없었던 듯합니다.

아이폰으로 인해 얼마나 절약된 건가요?
개인적으로 계산해 본 적은 없지만 수만 달러 될 겁니다.

그럼 총예산은 얼마인가요?
프로듀서가 말하지 말라고 해서 밝힐 수는 없습니다.(웃음) 전작인 ‘스타렛’이 235,000달러였는데 그 절반도 안 들었다고만 말할 게요.

스트리트 캐스팅을 하셨다고 알려졌는데요. 그 과정을 들려주시죠.
그냥 사람들에게 접근해서 스스로를 소개하고 뭘 하고 있는지를 설명한 다음 잘 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로 의심받기도 했지만요. 뉴욕에서 사는 아프리카 허슬러들을 다룬 ‘브로드웨이의 왕자’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미 이런 방식에 익숙해 있는데다가, 이번엔 우리가 합법적인 일을 하고 있는 거라는 걸 보여줄 수 있는 DVD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쉬웠습니다.
대본을 함께 쓴 크리스 버고치와 저는 지역의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센터에서 마이야 테일러를 만났습니다. 마당 건너편에서 마이야를 보고 그녀에게 접근해야만 한다는 걸 알았지요. 우리가 원하는 페르소나를 지니고 있었거든요. 이 프로젝트에 대해 말했을 때, 그녀는 우리가 찾고 있던 바로 그 열의를 보였어요. 우리는 정보를 교환했고, 얼마 안가서 이 프로젝트를 논의하기 위해 매주 모임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그 거리에서 일하는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와 에피소드들을 우리와 공유해 주었습니다. 두 주일쯤 지나, 마이야는 키타나 키키 로드리게스를 우리에게 소개해 주었어요.

이 캐스팅의 결과에 대해서...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즉흥적인 능력을 갖춘 놀라운 주연배우를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나 찾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절반은 시나리오를 쓰고 절반은 즉흥으로 처리해서 생동감을 주려고 했습니다. 대본엔 “신디가 걸어가면서 뭐라고 말한다”라고 되어 있고, 대사는 신디가 스스로 하는 식이지요.
이 영화 만들면서 매일 밤 ‘운이 좋다’ ‘축복 받았다’ 생각했어요. 모두 너무 연기를 잘했거든요. 키키와 마이야가 특히...

LA의 어떤 점이 뉴요커인 당신으로 하여금 LA에 관한 영화를 만들게 했나요?
사실 전 뉴욕에 대한 영화도 두 편 만들었습니다. ‘테이크 아웃’과 ‘브로드웨이의 왕자’죠. 이 작품들은 매우 뉴욕 중심의 영화들입니다. 로스앤젤레스로 이사했을 때, 저는 이 도시의 아주 많은 부분들이 영화나 TV에서 보여진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LA에는 하위문화가 많아요. 나도 잘 모르는 LA가 많은 거죠. 알려지지 않은 얘기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나타나지 않은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그 중 하나는 마침 제가 사는 곳에서 아주 가까운데 있었습니다. 영화의 주무대가 되는 도넛타임에서 반 마일 거리에 살거든요.

션 베이커 감독이 아이폰으로 촬영한 영화 '탠저린'.

성적 소수자에 대한 영화는 많습니다. ‘탠저린’은 성적소수자와 매춘을 동시에 다루고 있는데요. 그 둘을 함께 다룬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탠저린’에서 우리가 이야기의 초점을 맞춘 TWOC(유색인종의 트랜스젠더 여성) 성노동자들은 일반대중들뿐만 아니라 성적소수자 커뮤니티로부터도 내버려진 상태입니다. 그들의 고립은 인종차별과 경제가 결합된 문제지만, 또한 리더십과 목소리의 부재 때문이기도 해요. 그들은 사회에 목소리를 낼 방법이 없기 때문에 자기주장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색 트랜스젠더들의 실업률이 일반인들에 비해 네 배나 된다는 것은 반드시 지적되어야 합니다. 차별과 억압의 아주 복잡한 거미줄이 많은 TWOC들을 지하경제, 특히 성노동으로 내몰고 있어요.

이 영화에 대한 트랜스젠더 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대부분의 반응은 긍정적입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자매의식’이라는 것에 대해 전세계의 트랜스젠더 커뮤니티가 인정해준 것이 좋았습니다. 처음엔 걱정했었거든요.

트랜스젠더와 매춘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나 느낌을 말해주실 수 있을지요?
간단히 말해서, 저는 서로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아이덴티티는 존중되어야 합니다. 매춘에 관해서라면, 무죄가 되어야 한다는 느낌이 드는군요.(그는 합법화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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