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검은 사제들’ 김윤석과 강동원 “우린 ‘전우치’ 때 서로 무장해제한 사이”
[인터뷰] ‘검은 사제들’ 김윤석과 강동원 “우린 ‘전우치’ 때 서로 무장해제한 사이”
  • 유이청
  • 승인 201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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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제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강동원과 김윤석.

【인터뷰365 유이청】김윤석·강동원 주연의 영화 ‘검은 사제들’은 이 두 배우의 만남으로 일단 화제가 되고 있는 작품이다.

거기에 신부 두 명이 위험에 빠진 소녀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나간다는 소재도 한국영화에서는 독특하다.

김윤석과 강동원은 영화 ‘전우치’에 이어 두 번째로 같은 작품에 출연했다. 선이 강한 김윤석과 여리고 고운 선의 강동원이 각각 신부와 부사제 역을 맡는다.

영화 제작보고회는 영화 제작을 마치고 언론시사 직전에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이 두 배우가 어떤 연기로 호흡을 맞췄는지는 알기 어렵다. 그런 이유로 인터뷰365에서는 김윤석과 강동원의 이야기 중심으로 12일에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오고간 말들을 엮는다.

이날 이야기의 실타래는 강동원의 의상으로 시작됐다. 강동원은 독특한 블랙 바지에 높은 굽 구두를 신고 등장해 단연 주목을 받았다. 화보 촬영차 유럽에 나갔다가 전날 입국했다는 강동원의 패션에 대해 김윤석은 먼저 한마디 했다.
김윤석 강동원씨 코디가 저를 싫어하시는 것 같다. 강동원씨 키가 186㎝이고 제가 178㎝인데 지금 강동원씨의 힐이 8cm니까 194㎝다.


웃음의 끝을 이어, 두 배우에게 우선 영화 ‘검은 사제들’을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김윤석 프랑스 한국영화제에 참석하러 가는 길에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단숨에 다 읽었다. ‘추격자’가 2008년에 좋은 결과를 낸 이후 지금까지 스릴러가 유행하는 것처럼, 좋은 미스터리 작품이 탄생이 된다면 영화의 다양성에 일조하지 않을까 한다.
장재현 감독님이 저를 처음 만나서 이 작품에 대해 설명할 때 “선배님 이 시나리오는 순수 우리 밀로 만든 정통 이태리 피자라고 보시면 됩니다”라고 했다. 그 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와 닿았다. 자기가 쓴 시나리오를 한 단어로 정리해서 주는 것 자체가 센스가 있는 친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영화를 찍어 보니 순수 우리 밀로 만든 독일, 중국, 라틴, 이태리 피자가 되었다.
강동원 시나리오를 보고 선택했다. 제 캐릭터는 다른 역할에 비해서 특별한 느낌은 아니지만 영화 자체가 특별한 느낌이 있었다. 영화 전체적인 느낌에 끌렸다.


뒤늦게 무대에 합류한 장재현 감독은 이 작품의 아이디어를 패스트푸드점 안에서 떠올렸다고 한다.
장재현 작품의 시작은 개인적이었다. 번잡한 패스트푸드점 안에서 창밖을 보고 있는데 사람들 사이 어두운 곳에서 로만 칼라의 신부님 한 분이 초조하게 누구를 기다리는 모습을 봤다. 그 분을 보고, 그 분이 세상을 구할 것 같다는 묘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게 이 영화의 시작이다.(장 감독이 창밖으로 본 신부는 영화 속 최부제로 재탄생했다.)

영화 속에서 김윤석과 강동원은 대체로 검은 사제복을 입고 등장한다. 복장이 곧 신분을 표시하는 가운데 으뜸은 신부복과 스님복일 터. 신부복을 입는 긴장감은 다른 모든 것은 변화시켰다.
김윤석 사제복을 입으니까 고운 말을 써야 될 것 같았다. 정리된 말이 나오고, 자세도 편한 자세가 아닌 바른 자세가 됐다. 신부복을 입으면 경건해지고, 로만칼라를 하면 말을 아끼게 됐다.

강동원 신부복을 입기 전, 아는 신부님과 상담을 며칠 했는데, 엄청난 무게감이 느껴졌다. 쉽게 접근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한번은 수단(긴 신부복)을 입어보고 싶었다. 사실 여성분들께서 수단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몰랐다. 남자들은 복장에 대한 판타지가 있지만, 여성분들은 크게 많지 않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수단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다.


두 배우는 수단을 입고 명동 한복판 인파 사이에서 촬영을 했다. 두 사람이 소녀가 있는 곳으로 만나러 가는 장면이었다.
김윤석 소녀가 있는 곳이 시내 한복판이다. 네온사인과 중국인 관광객들이 있는 곳인데 그 건물과 건물의 아주 작고 어두운 틈 사이에 30-40년대 전부터 있었던 조그만 집이 있다. 도시가 휘황찬란하게 발전을 하지만 옛날의 모습을 간직한 틈 속에 소녀가 있는데, 그 소녀를 군중들을 헤집고 구하러 간다. 사람들이 알아보다 보니까 NG가 많이 났다.
장재현 두 배우께서 워낙 유명하고 멀리서 봐도 아우라가 느껴져서 촬영이 힘들었다. 하지만 붐비는 명동 속에 검은 옷을 입은 사제가 우리 영화의 키 이미지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다.


이 영화는 신부들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김윤석과 강동원은 ‘낯선 문화’에 익숙해져야 했다. 가톨릭에 관해 공부도 해야 했고 특히 강동원은 극중 라틴어를 비롯해 여러 언어들을 소화해내야 했다.
강동원 4개 국어쯤 했다. 제가 하는 독일어 대사는 없었는데 실제 극 중에서는 최부제가 독일어, 라틴어, 중국어에 능통하다는 설정이다. 시나리오를 보고 말이 되냐는 말을 했었는데, 신부님한테 여쭤보니 일곱 가지 언어를 배운다고 하셨다. 그걸 듣고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김윤석 다행히 저는 가톨릭 집안이다. 그래서 친한 신부님도 찾아 뵙고, 종교영화에 대해서 멀게는 ‘장미의 이름’ 같은 명작들도 봤다. 연극할 때부터 희곡은 종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에 매력을 느꼈다. 선배들이 구도자의 길과 연극배우의 길은 거의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말을 많이 했었다. 실제로 제 동료는 연극을 하다 스님이 되었다. 제 주변에 친한 신부님들도 많아서 여러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다. 7년 동안 부제 공부를 해왔던 젊은이가 서품식을 하면서 신부님이 되는 졸업식 하기 전에 기숙사를 보고 앞으로 평생 혼자 여기서 자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어마어마한 갈등이 온다고 한다.

영화에는 작은 돼지도 등장한다. 그 이름은 돈돈이고, 돈돈이와 함께 촬영한 배우는 강동원이다.
강동원 처음에 돈돈이를 만났을 때 말 그대로 뇌가 마비되는 느낌이었다. 땅에서 다리가 1cm만 떨어져도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아예 말을 안 듣고, 본인도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다. 하지만 마법 같은 순간이 있었다. 선배님이랑 앉아서 촬영을 기다리고 있는데 심심해서 돈돈이 배를 만져주니 얌전해지더니 무장해제하고 갑자기 누웠다. 그 다음날 다시 모르는 척하길래 계속 배를 만졌다. 애가 불안해 보여서 옆으로 붙여서 안았더니 얌전해졌다.

큰 키가 더 커 보이는 강동원과 장재현 감독, 김윤석.


김윤석과 강동원은 이 영화가 ‘전우치’에 이어 두 번째 함께하는 작품이다. 첫 작품 때 이미 두 배우는 친해져 있었다.
김윤석 ‘전우치’를 찍을 때 전주 세트장 분장실에서 처음 만났다. 강동원씨는 예의 바르고 조용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다. 전주 세트에서 어차피 한 달 동안 같이 지내는 거 빨리 친해지려 했다. 처음 만난 날부터 슈퍼 앞에 있는 파라솔에서 맥주 마시면서 허물없이 지냈다. 남자답고 소탈한 사람이라 처음부터 편했다.
강동원 제가 기억하기로는 윤석 선배님을 제작사에서 대본 리딩할 때 처음 뵀다. 그땐 잠깐이었는데 전주에서 선배님 말씀대로 숙소에서 한 달 정도 있으면서 계속 얘기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전 다른 연기자분들과 잘 어울리고 노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낯을 많이 가리고, 친한 사람들하고만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윤석 선배님하고는 쉽게 친해졌다. 그게 처음이었다. 그 뒤로 술도 좀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김윤석 제 바통을 이어받아서 송강호씨가 ‘의형제’를 하면서 강동원씨를 무장해제 시켰다. 하지만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 강동원씨가 술이 굉장히 세다. 우리가 두 손 두 발 다 들고 도망가고 그랬다.

영화 ‘검은 사제들’은 지난해 미장센영화제에 출품된 장재현 감독의 단편 ‘12번째 보조사제’를 원작으로 해 장편 상업영화를 만든 것이다. 영화에는 신부들의 낯선 세계뿐 아니라 "카체이싱, 액션도 나온다"고 김윤석이 덧붙여 말했다.


김윤석과 강동원이 출연하는 ‘검은 사제들’은 오는 11월5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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