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사이드 아웃’ 피트 닥터 감독이 밝히는 5가지 감정· 5가지 이유
[인터뷰] ‘인사이드 아웃’ 피트 닥터 감독이 밝히는 5가지 감정· 5가지 이유
  • 유이청
  • 승인 201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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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 딸 때문에 '인사이드 아웃'을 구상하게 됐다는 피트 닥터 감독.

【인터뷰365 유이청】사람들은 누구나 기쁘거나 슬프거나 화나거나 하는 감정들을 표출하며 산다. 그 감정들을 토해내는 자신의 얼굴은 볼 수 있지만 그 감정들이 어디서 왜 오는지는 알 수 없다.


픽사의 15번째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은 그 점에 주목해 답(!)을 내놓았다. 사람들 머릿속에는 ‘감정 컨트롤 본부’가 있고 그 속에는 기쁨·버럭·소심·까칠·슬픔의 다섯 가지 감정이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는 기쁨은 기쁘게, 슬픔은 슬프게, 버럭은 화나게 생긴 모습도 공개한다.


우디 앨런 감독이 ‘섹스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모든 것 그러나 묻기를 두려워하는 것’(1972)이라는 긴 제목의 영화에서 그 스스로 정자로 변해 ‘돌격’하는 모습을 보인 이후 가장 기발한 ‘정체 공개’이다.


그렇다면 왜 하필 다섯 가지 감정만 선별했을까, 또 이런 상상력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였을까, 9일 개봉에 즈음해 ‘인사이드 아웃’ 피트 닥터 감독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그 이유들을 들어봤다.

1 이 영화를 기획하게 된 이유

당시 11살이 된 딸이 명랑한 성격이었는데 갑자기 말수가 줄어들었다. 우리 딸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에 대해 고민하다가 감정을 의인화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5년 동안 각본을 계속 고쳐 쓰며 많은 사람들이 창의력을 발휘해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미국에서는 보통 6학년이 되면 고민도 많이 하고 시니컬해지는 것 같다. 많은 부모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9살에도 감정의 변화를 겪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 딸의 경우는 그 시기가 11살이었기 때문에 극중 소녀 라일리의 나이를 11살로 택했다.

2 다양한 감정들 중 다섯 감정을 뽑게 된 이유
심리학자와 뇌과학자 등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았다. 인간 감정이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받았다. 기본적 감정이 4개인지, 16개인지, 20여개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어떤 것이 대표적 인간의 감정이고 어떻게 취사선택할지 분분한 의견이 있었다. 쇼핑 중독이나 자만 등도 고려했다. 그 중 가장 흥미로운, 상호작용이 흥미로운 감정들을 골랐다. 극중 사춘기 소녀 라일리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 라일리에게 가장 적합한 감정을 선택했다. 역동성을 살아남게 하는 감정들 5가지를 택했다.

3 기쁨을 인물들의 리더로 설정한 이유

어떤 영화든 관계가 중심인 것 같다. 관심의 초점은 캐릭터들이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는가이다. 처음에는 상충하고 갈등을 일으키다 접점을 찾아가게 된다. 기쁨에 포커스를 맞춘 것은 사람들이 공감하기 쉬운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슬픔도 소중한 감정임을 깨달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정체를 공개한 기쁨 소심 까칠 버럭 슬픔 다섯 가지 감정들.

4 영화 후반부에 슬픔 캐릭터에 집중한 이유

우리도 슬픔을 개발하기 위해 감정을 많이 투입했다. 일반적으로는 사람들이 슬픔에 부정적 의미를 부여한다. 부모는 자식들이 슬퍼하길 원치 않는다. 편하게 기쁘게 즐겁게 살길 바라지만 인생이 그렇지 않다. 슬픔의 기능, 목적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다. 슬픔이 굉장히 중요하고 유용한 감정이더라.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면, 다음날 장례식을 치르고 일을 바로 하러 갈 수 없지 않나. 내 인생을 조금 더 슬로우 다운시킬 수 있는 것이 슬픔이다. 우리의 자세나 얼굴 표정으로 슬픔을 표현하며 사람들이 자신을 돕고 배려하게 해준다. 그래서 슬픔은 공동체 의식이 살아있는 감정이다. 내 인생이 내가, 슬픔을 느낄 수 있게 허락한다면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이긴 했지만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깊이 있는 메시지라고 생각했고 슬픔이 중요한 감정임을 보여주고 싶었다. 만화라면 흥미로운 캐릭터로만 채울 수 있지만 익숙하면서도 다른 영역들을 창조하는 것이 즐거웠다. 보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슬픔에 집중하고, 많은 메시지가 여기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5 기쁨과 슬픔의 머리를 파란색으로 설정한 이유
기쁨의 모습은 단색이 아니다. 최대한 많은 색으로 나타난다. 소심은 노랑, 슬픔은 파랑이라면 기쁨은 멀티 컬러다. 파란 머리를 한 것은 슬픔과 연결 고리를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슬픔을 처음부터 앞세우지 않은 것은 관객이 서서히 슬픔의 존재를 인정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후반부로 가며 슬픔에 관심을 갖고 집중하게 만들기 시작했다. 갈등을 일으키는 이들은 기쁨과 슬픔이다. 기쁨은 스스로가 모두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인정한다. 자식이 독립하는 것을 보는 시원섭섭한 부모의 마음과도 비슷한 것이다.

우리들은 많은 감정을 부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분노가, 소심이, 까칠이 필요할 때가 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한다면 가족, 친한 친구들의 감정일 것이다. 그 재료는 무엇인가. 사람들은 서로 굉장히 행복한 시간을 많이 나누지만 또 같이 상실감을 느끼거나 화를 내기도 한다. 관계를 만들며 우리는 성장한다. 이 공동체 내 많은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며 우리의 삶도 풍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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