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암살’ 최동훈감독 “하정우는 해운대 횟집, 조진웅은 결혼식장에서 결정”
[인터뷰] ‘암살’ 최동훈감독 “하정우는 해운대 횟집, 조진웅은 결혼식장에서 결정”
  • 유이청
  • 승인 2015.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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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 제작보고회에서 캐스팅을 비롯한 제작 관련 에피소드를 얘기하는 최동훈 감독.

【인터뷰365 유이청】올여름 최대 화제작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최동훈 감독의 신작 ‘암살’이 개봉을 앞두고 제작보고회를 열었다.

‘암살’은 1930년대 상해와 경성을 배경으로 독립군 저격수와 살인청부업자, 임시정부 요원이 대립하는 액션극으로 하정우 전지현 이정재 조진웅 등 호화 캐스팅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영화에서 하정우는 청부살인업자 하와이 피스톨, 전지현은 암살단 대장 안옥윤, 이정재는 임시정부의 경무국 대장 염석진, 조진웅은 전지현을 돕는 속사포, 최덕문은 폭파전문가 황덕삼 등을 연기한다.
22일 열린 제작보고회에는 감독을 비롯한 주요 출연진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와이 피스톨의 그림자 영감 역을 맡은 오달수는 이날 영화 ‘대배우’ 촬영으로 참석하지 못해 영상으로 인사를 전했다. 다음은 제작보고회의 주요 내용을 일문일답 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암살’을 통해서 이 시대의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가.
최동훈 젊은이들이 1930년대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고 나 역시도 잘 알지 못하지만, 그 시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책도 보고 공부도 많이 했다. 독립군들의 사진을 보면서 이름조차도 알 수 없는 분들의 사진에서 묘한 감정을 느꼈다.. 이들은 어떻게 살았고 이들의 용기는 과연 어디서부터 출발했을까라는 지극히 순수한 질문에서부터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

각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
최동훈 독립군들의 사진 중에, 독특하게 여성분들이 앉아 있는 사진을 보는데, 서글퍼졌다. 그래서 안옥윤이라는 강인한 여성과 안옥윤 옆에 있는 다른 두 명의 암살단이 탄생했다. 염석진은 깡패 같기도 선비 같기도 한 복잡한 캐릭터다. 그 다음에 이 모든 것들을 휘젓는 하와이 피스톨이라는 낭인 같은 캐릭터를 만들게 됐다.

배우들은 각각 어떻게 캐스팅하게 됐나.
최동훈 전지현씨와 이정재씨는 ‘도둑들’에서 같이 했기 때문에 ‘도둑들’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였으면 했다. 뭔가를 많이 감추고 있고 좀 더 진지하고, 그 속을 점점 알아가야 되는 재미가 있는 그런 인물들을 만들고 싶었다.
하와이 피스톨이라는 인물을 만들고는 이건 하정우랑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우씨를 재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해운대 횟집에서 만났는데 “당신이 출연만 해준다면 내가 목숨 걸고 쓰겠다”고 했더니 좋은 반응을 보여줬다. 하정우씨와 처음 같이 하게 되어 행복했다.
조진웅씨는 어느 술자리에서 내게 청첩장을 건네줬다. 그래서 이건 운명인가보다 하고 결혼식에 갔다. 결혼식이라는 게 굉장히 재미있는 게, 어떤 한 배우를 입장부터 한 삼십분을 지켜볼 수 있는 거다. 저 사람을 데리고 김밥 옆구리 터지는(?) 인간을 하나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다.
최덕문씨는 내가 운좋게 그의 연극을 많이 봤는데, 연극판에서는 날아다닌다. ‘도둑들’에서 그렇게 크지 않은 역할이었지만 잘 해줬다. 이렇게 좋은 배우랑 작업을 해야지라고 계속 생각해왔다가 이번 영화에서 뭔가 좀 여운을 줄 수 있는 역할을 같이 하게 됐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전지현 하정우 조진웅 이정재 최덕문.

'암살' 출연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

조진웅 전작 ‘명량’에서는 일본군 장수로 나왔기 때문에 꼭 우리나라 편에서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는데, 마침 독립군 역할이어서 당연히 참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최덕문 ‘도둑들’은 대사가 다 중국어였다. 그래서 내가 중국 배우인줄 아는 분들이 꽤 많다.(웃음) 그래서 다음에 최동훈 감독님과 할 때는 한국말로 대사를 할 수 있는 배역을 한 번 해보고 싶었다.

하정우 ‘범죄의 재구성’부터 ‘도둑들’까지 영화 팬 입장에서 늘 설레는 작품들이었다. 작품 안에서 움직이는 캐릭터들도 굉장히 영화적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언제 한 번 불러주시나, 같이 하면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제안을 받았을 때 주저하지 않고 바로 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다.

전지현 감독님께서 어느 날 “‘암살’이라는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구상 중이다” 라고 말씀하셨을 때 이전 작품과는 다른 책이 나오겠구나고 생각했다. 책을 받는 순간 깜짝 놀랐다. 캐릭터도 다양하고 시나리오가 굉장히 재미있었다. 난 사실 감독님을 항상 기대했고, 기다려졌고, 나한테는 어떻게 보면 든든한 빽 같았다.

이정재 시나리오를 보다 보면 영상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캐릭터들이 다 잘 살아있어서 재미있었다. 감독님과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논의를 거치면서 염석진이 탄생하게 된 것 같다.

‘도둑들’ 때도 홍콩 마카오에서 촬영을 했는데 이번 상하이 세트 촬영은 어땠나.
최동훈 나는 배우들이 가장 연기를 잘할 수 있는 방식 중에 그 캐릭터에 맞는 의상을 입고 그 실제적인 느낌이 나는 공간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상하이에서의 세트장은 힘들었지만 즐거운 촬영이었다.
조진웅 한 가지 놀랐던 점은 대륙의 촬영장, 카메라를 얹고 레일을 깔았는데, 진짜 그 레일이 경부선처럼 길게 뻗어 보였다. 한국에선 한 번도 그렇게 긴 레일을 본 적이 없었다.
최덕문 밤이 되어 조명작업을 하고 레일을 깔고 딱 보는데 ‘진짜 도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일이 길어서 한 번 실수를 하면 굉장히 미안했다. 스텝들이 계속 50m를 왔다갔다 해야 되니까.

중국 촬영장에서 다른 사람들은 한국 밥차를 불러서 식사를 했는데, 이정재씨만 유독 채소 위주로 식사를 했다.
이정재 제일 힘겨웠던 것은 촬영이 끝나면 모두 숙소에 모여서 맥주 한잔씩 하면서 오늘 찍었던 일, 내일 찍어야 될 일 등을 얘기하는데, 난 술을 마시지 못하고 탄산음료만 마셔야 했던 일이다.

'암살'의 주요 캐릭터등. 저격수 전지현, 살인청부업자 하정우, 임시정부요원 이정재, 속사포 조진웅.

전지현 조진웅 최덕문 암살단 세 명의 케미스트리는 어땠나.
최덕문 전지현씨가 총 쏘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난 아무리 멋있게 쏘려 해도 총 몇 발 쏘면 눈을 깜빡깜빡 하는데 전지현씨는 기관총을 쏘면서 눈을 깜빡이지 않더라. 독한 여자구나 생각했다. 진웅씨는 워낙 성격이 좋고, 이번에 많이 기대서 촬영할 수 있는 유일한 친구였다. 진웅씨랑 제일 많이 붙어 다녔는데. 카메라 뒤에서는 유머도 많고 재미있다가도 막상 슛 들어가면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지현 조진웅 선배님하고는 이번에 처음 호흡을 맞췄고, 최덕문 선배님은 ‘도둑들’ 때 한 번 뵌 적이 있다, 이번에 암살단으로 같이 연기를 하면서 좋은 추억을 쌓았다. 조진웅 선배님은 현장에서 굉장히 푸근하고 보는 거와 다르게 다정다감하다.

하와이 피스톨은 극과 극을 오가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하정우 시나리오에 명시된 캐릭터, 지문이 훌륭했다. 그래서 감독님이 하와이 피스톨을 통해서 어떤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는지 많이 여쭤봤다. 달수 형하고는 처음 작업을 했는데 너무 편했다. 카메라 앞에서 서로 눈을 보고 대사를 주고받는데 신뢰감 같은 것들이 느껴졌다. 달수 형의 큰 도움을 받아서 하와이 피스톨의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다.

최동훈 감독의 현장 영상에서 컷을 한 후 나지막이 ‘대한독립만세’라고 외치는 모습이 보인다. 어떤 마음이었나.
최동훈 상하이 촬영을 끝나고 한국에서 촬영장으로 가는데 나도 모르게 애국가를 부르고 있었다. 내가 왜 애국가를 부르고 있지? 외국에 살지도 않는데 애국자가 된 듯한 느낌도 들고. 대한독립만세라는 말이 묘하게 중독성이 있어서 혼자 나직이 계속 얘기하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해서, 우울하고 힘들 때 화장실에서 혼자 구호로 외치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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