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우빈의 ‘스물’은 “용돈 달라 떼쓰며 바닥을 뒹굴지 않았다”
[인터뷰] 김우빈의 ‘스물’은 “용돈 달라 떼쓰며 바닥을 뒹굴지 않았다”
  • 김보희
  • 승인 20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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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은 영화 '스물'에서 클럽과 집을 오가며 잉여 생활을 하는 스무살 치호 역을 맡았다.

【인터뷰365 김보희】배우 김우빈(26)은 스무살을 화창한 봄이라고 표현했다. 김우빈의 스무살은 두려움없이 모델이라는 꿈에 도전하던, 봄날 같은 때였다.

김우빈은 20살 전주대학교 공연엔터테인먼트학과에 입학해 2008년부터 서울패션위크 무대에 서며 모델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2011년 ‘드라마 스페셜-화이트 크리스마스’에 강미르 역할을 맡아 첫 연기에 도전했으며, 2012년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김하늘을 짝사랑하는 남고생 김동협 역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학교 2013’ ‘상속자들’을 통해 강한 인상을 남기며 청춘스타로 급부상했다.

2013년 김우빈은 ‘친구2’ ‘기술자들’에 출연하며 스크린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번에 개봉하는 신작 ‘스물’에서 김우빈은 이전까지의 반항아 모습을 버리고 아버지에게 용돈을 달라며 거실 바닥을 뒹구는 철부지 치호를 연기한다.

‘스물’에서의 치호 역은 이제까지와는 다르다.
처음에 매니저 형을 통해 시나리오를 받았다. 정말 재밌게 읽었다. 수위도 높았고 글로 적혀있다 보니 상상력이 더해져 많이 웃었다. 나의 스무살과는 다르지만 왠지 모르게 이 친구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끌렸다. 개인적으로 영화 ‘기술자들’ 촬영을 끝나고 드라마를 하고 싶었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바로 하겠다고 했다. 당시 역할에 대한 선택권을 주셨는데 치호를 택했다. 그냥 ‘이 친구가 나구나’라는 느낌이 운명처럼 마음에 왔다.

치호는 극중에서 가만히 있거나 누워 있는다. 왜 그런가.
영화이다보니 조금 더 극대화시킨 부분도 있던 것 같다. 나 역시 왜 그렇게 누워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해봤는데, 치호는 뭔가를 고민하려고 하지만 고민할 거리가 마땅하게 없어서 그런 것 아닐까 싶다. 나도 누워있는 연기를 하면서 이것저것 생각하게 되더라.

본인은 걱정거리가 생기면 어떤 방식으로 해소하나.
나도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한다. 작품을 준비할 때도 대본을 자꾸 보기보다는 덮어두고 많은 상상을 한다. 고민이 생길 때도 격하게 움직이기보다는 더 침착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는 운동을 한다거나 친구들이랑 가볍게 술을 마시면서 푼다.

앞서 제작보고회에서 ‘스무살 때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극중 치호는 그와 반대다. 자신의 스무살과 비교했을 때 한심하다거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전혀 아니다. 내가 했던 행동들이 정답이라고 생각 안 한다. 스무살 때는 무엇이든 많이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치호는 잉여생활을 하지만 자신 나름 용돈을 어떻게 받을 것인가 고민을 하고, 영화감독이라는 꿈을 꾸기도 한다. 그 친구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영화에서 가장 공감이 가는 장면이 있다면.
강하늘 씨가 내레이션으로 ‘스무살이라고 하면 남들은 우리에게 좋은 나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정작 우리는 스무살이 뭐가 좋은지 모르겠다’라고 하는 대사가 있다. 스무살은 갓 성인이 돼서 내가 진짜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나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정답을 향해서 찾아가는 제일 고민이 많은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드라마 등을 통해 고등학생 역할을 많이 했다. 이번에도 교복을 입는 모습이 나온다. 스무살 언저리 역할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작품을 선택할 때 기준은 나름 두 가지이다. 첫번째는 재밌게 읽었나, 두 번째는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공감할 수 있나. 둘 중 하나만 맞아도 마음이 가는 편이다. 학생 역할을 많이 하는 이유는 내가 겪었기 때문에 더 공감할 수 있었고, 또 내가 해봤던 것에 대해 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특별히 선호하지는 않았지만 자동적으로 마음이 더 갔던 것 같다.

김우빈은 자신의 스무살에 대해 중1때부터 꿈꾸던 모델이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를 했다고 털어놨다.

고등학생 때 모델 일을 꿈꿨다고 했다. 어떻게 그런 꿈을 가지게 됐나.
중학교 1학년 때부터다. 그 전까지 나의 꿈은 서울대 생물학 교수였다. 초등학생 때 생태체험 활동과 수업에 참여하면서 좋기도 했고, 실제로 서울대학교 교수님이 선생님으로 한 분 와계셨는데 멋있어 보였다. 그러다가 중학교에 올라와서 도덕시간에 장래희망을 적는데 진지하게 쓰고 싶었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수업이 끝날 무렵 ‘모델’이라고 적었다. 왜 썼을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선 키(187㎝)가 늘 컸다. 외갓집 식구들이 다 180㎝가 넘으셔서 유전적인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또 어머니가 패션에 관심이 많고 옷을 잘 입으셨다. 하지만 당시 나는 굉장히 내성적이었기 때문에, 모델을 꿈꾼다고 하니 사람들이 굉장히 비웃었다.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다. 그 이후 장래희망이자 내 꿈은 쭉 모델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모델을 꿈꿨으면 교복 입는 센스도 남달랐을 것 같다.
고등학교 다닐 때 유행하던 아이템이 교복 재킷 안에 저지 같은 트레이닝복을 입는다거나 후드를 입는 것이었다. 나도 그렇게 하고 다니며 나름 멋을 부렸다.

고3 때는 학교의 동의를 얻고 혼자 머리를 기르고 다녔다. 원래는 규범이 굉장히 엄해서 머리를 짧게 잘라야 했다. 그런데 모델학과 수시시험을 보려면 조금이라도 머리를 길러야 한다고 생각해 교장선생님을 찾아갔다. 교장선생님께 ‘제가 모델 일을 꿈꾸는데 수시를 보려면 머리가 조금은 길어야 할 것 같다’고 하면서 앞으로 꿈꾸고 있는 계획들에 대해 정중하게 이야기 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3월에는 신입생들이 입학하니 그때는 자르고, 이후부터는 길러라’라고 승낙해주셔서 학교에서 나 혼자만 머리를 기르고 다녔다. 이후 수시에 합격해 모델학과를 다니게 됐다.

모델로 시작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었나.
모델학과 교수를 꿈꿨다. 모델학과를 나와서 모델 일을 하며 동시에 학원 강사로 활동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최종적으로 교수가 되는 계획을 세웠다.

그렇다면 김우빈의 스무살은 어땠나.
스무살 때 모델학과에 입학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게 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교 수업에 충실하며 열심히 공부를 했다. 그 때가 나의 꿈을 향한 본격 출발점이었고, 모델 공부를 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기뻤다.

좌절하는 순간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견뎠나.
나를 누구보다도 믿어주신 부모님이 가장 큰 버팀목이었다. 묵묵하게 응원을 해주셨다. ‘잘 하고 있지’라고 해주는 한 마디가 힘을 내게 했다. 책들도 도움이 많이 됐다. 힘들 때 좋은 글을 읽으면 자기 이야기 같고 그렇지 않나. 그런 공감을 통해 위로를 받고 다시 힘을 냈다.

모델 시절 열정페이를 받았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일부에서는 젊은이들의 노동착취라는 시선도 있다. 어떤 의도였는지 물어보고 싶다.
한 방송에서 내 절실한 심정을 말했는데 열정페이라는 말을 리포터 분이 해주셔서 나 역시 맞다고 했던 것이다. 정확하게 말을 하자면, 당시에는 돈을 안 받아도 좋았다.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일을 한다는 것이 마냥 좋았다. 게다가 돈까지 받게 되니 더 기뻤다.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모델을 꿈꾸며 즐거웠다. 모델 일은 열악하다. 10년차 선배들과 신입들의 페이가 비슷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모델계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있어서 패션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다. 내 경우에는 기회가 좀 더 빨리 왔을 뿐이고 운이 좋았던 부분도 있었다.

배우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연기 선생님 때문이었다. 예전 에이전시에 있을 때 연기 수업이 있었는데 나만 안 갔다. 연기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델 일을 하다 보니 연기의 필요성이 느껴졌다. 그래서 연기수업을 들어가게 됐다. 당시 문원주 선생님께 연기를 배우게 됐는데, 연기에 대한 열정적인 선생님의 모습에 반했다. 뭔지 모르겠지만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모델을 처음 꿈꿨던 느낌과 비슷하게 설레임과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연기에 도전하게 됐다.

모델과 배우의 직업적 매력은 각각 무엇인가.
공통점은 기본은 있지만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 노력하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각각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 내가 안주할 수 없고 계속 고민을 해야 하는 직업이다. 그런 부분이 정말 매력적인 것 같다.

모델 출신 연기자라는 것이 핸디캡이 되지는 않았나.
차승원 선배님 등 모델 출신이신 선배들께서 초석을 잘 깔아줘 힘들지 않았다. 많은 선입견들과 싸워 자리를 잡은 선배들 덕분에 후배들이 더 빨리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감사하다. 뒤따라가려고 한다.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많다. 그 중에서도 외화 ‘행복을 찾아서’를 보고 처음으로 울어본 기억이 있다. 나 역시 그런 가슴 따뜻한 영화를 해보고 싶다.

영화에서 본인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특이하게 생긴 것(?)... 나도 잘 모르겠다.

올해 스물 여섯인 김우빈은 꿈을 향해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그동안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렸다. 지나온 길을 뒤돌아서 돌아보면 스스로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지치지 말라고 말하고 싶고, 좀 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너무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고 급해지면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까 한발 물러서서 보려고 한다. 그리고 더 많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자신에게 굉장히 엄격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애어른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 편이다. 나는 내 스스로를 잘 안다. 한 번 놓으면 정말 긴장을 놓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적당한 채찍질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엄청 자제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편안한 자리에서는 ‘스물’ 에서처럼 철없는 모습이 나오기도 한다.

본인이 꿈꾸는 서른은 어떤가.
서른다웠으면 한다. 후배들에게 좋은 형이 되고 싶고 스무살처럼 여전히 상상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늘 처음 가졌던 설레임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서른이 되어도 그런 마음이 변하지 않으면 한다. 서른살에는 믿음을 주는 편안한 연기자가 되고 싶다.

작품을 하기 전 배역에 대한 백문백답을 한다고 들었다.
이번에도 했다. 백문백답은 촬영 들어가기 직전, 제일 마지막에 점검차 하는 것이다. 백문백답을 미리해서 일대기를 만들어 놓으면 그 틀에 따라가게 되고 인물에 대해 상상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내가 인물에 대해 마음껏 상상하고 공부하며 스스로 준비가 되었을 때 백문백답을 한다. 백문백답은 그 인물이어야 대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우빈이 김우빈에게 백문백답을 한다면, 마지막 질문으로 무엇을 물어보고 싶은가.
‘지금 열심히 하고 있니?’라고 묻고 싶다. 그리고 ‘열심히 하고 있어’라고 답을 적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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