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늘의 연애’ 이승기 “어릴땐 스펙터클한 연애, 지금은 대화하는 연애”
[인터뷰] ‘오늘의 연애’ 이승기 “어릴땐 스펙터클한 연애, 지금은 대화하는 연애”
  • 김보희
  • 승인 2015.01.1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뷔 11년 만에 처음 영화 '오믈의 연애'에 출연한 배우 이승기.

【인터뷰365 김보희】 ‘누난 내 여자니까~’라며 2004년 누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승기(28)가 2015년에는 18년 동안 짝사랑만 하는 연애 허당남으로 관객들을 찾았다.
이승기는 2004년 1집 ‘나방의 꿈’으로 가수로서 연예계 데뷔했다. 이후 2005년 청춘 시트콤 ‘논스톱5’에서 풋풋한 대학생 연기로 첫 연기에 도전했으며 2006년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 황태자 역할을 맡아 정극연기에 발을 디뎠다. 이후 드라마 ‘찬란한 유산’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 ‘더킹 투 하츠’ ‘구가의서’ ‘너희들은 포위됐다’ 등에 출연했다. 영화는 ‘오늘의 연애’를 통해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오늘의 연애’는 18년 동안 친구였던 준수(이승기)와 현우(문채원)이 서로의 마음을 깨닫고 연애를 시작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실제로도 지난 2014년 소녀시대 윤아와 열애 소식을 알린 이승기는 영화 속에서 서툴지만 진심으로 다가가는 연애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실제 이승기의 연애 스타일이 궁금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1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승기는 연인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연애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첫 영화로 ‘오늘의 연애’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몇 년 전부터 재미있는 것을 하고 싶었는데, 드라마 3편이 모두 진지했다. 그래서 코미디 작품을 찾던 중 ‘오늘의 연애’ 제안이 들어왔다. ‘너는 내 운명’을 연출한 박진표 감독님이셨고, 개인적으로 로맨틱과 코미디 장르를 둘 다 좋아하는데 두 장르 모두 들어있어서 선택하게 됐다.

‘오늘의 연애’ 속 캐릭터는 그동안 본인이 많이 보여준 캐릭터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첫 영화인만큼 다른 장르로 과감히 변화를 시도할 수도 있었을 텐데.
사실 다른 캐릭터의 작품은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시기에 가장 끌리고 베스트라고 생각됐던 작품이 로맨틱 코미디였다. 또 뭔가 변신을 위한 변신은 효과가 없더라. 보통 그런 변신을 갈망하는 것은 소위 뜨고 나서 5~6년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남성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남자답게 보이려고 ‘더킹 투 하츠’를 선택했었고, ‘구가의서’에서는 괴물로도 변신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가 변신하고 싶다고 해서, 나를 다른 이미지로 봐주지는 않았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내가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장르를 차근차근 하다보면 언젠가 이미지 변신도 자연스레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꾸준히 하면 그런 때가 올 것이라 믿는다.

예고편을 보면 썸피해자, 썸가해자라는 표현이 나오고, 노예 18년이라고 소개된다. 극중 두 사람은 썸인가 노예인가 사랑인가.

노예라는 표현은 영화홍보 과정에서 더 재밌게 표현하기 위한 부분이다. 이 영화가 남녀의 썸이라고 소개되는 것은 장치이고,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진짜다. 촬영 전 감독님과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 ‘우리 사회가 나쁜 남자에게 열광한다. 하지만 과연 그런 사람을 만나서 모두가 행복할까...’ 감독님은 반대로 생각한다고 하셨다. 사랑은 진정성 있게 해야 하고, 좀 바보 같더라도 손해도 보면서 제일 많이 사랑한 사람이 승자라는 것이다. 나도 격하게 공감했다. 우리 영화는 요즘 세태에 ‘준수 같은 착한 남자에게 사랑을 받아보면 어때’ ‘이런 (순수한) 사랑은 어떤가’라고 묻는 영화다.

본인이 생각하는 썸과 사랑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썸은 말 그대로 썸띵(something)이라는 단어에서 온 것으로, 애매모호한 상태를 말한다. 썸을 타는 본인들도 자신의 감정을 모르는 상태다. 하지만 사랑은 자신의 감정에 확신이 있어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한다’고 확실하게 말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썸은 감정의 애매모호, 사랑은 확신이다.

확신이라는 감정이 들었던 때가 있었나.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좋아했던 모든 분들은 확신을 가지고 만났다.

확신이 들었을 때 마음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편인가. 아니면 숨기고 때를 기다리는가.
초고수들은 완벽하게 숨긴다. 하지만 고수인 척하는 많은 남성들은 나름대로 감췄다고 생각하지만 다 티가 난다. 나도 감추지만 티가 나는 편이다.

영화 초반, 여자에게 차이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본인도 이런 흑역사가 있었나.
나의 경험에는 흑역사라고 불릴 만한 일은 그리 없었다. 하지만 충분히 공감이 갔다. 왜나면 많은 남성들이 차이고 나서 친구들에게 술 사달라고 그러지 않나. 나 역시도 친구들에게 하소연할 때도 있지만 거의 들어주는 편이다. 그럴 때면 자주는 아니지만 친구들과 만취할 정도로 마시기도 한다. 술을 많이 먹는 편은 아니지만 고량주나 위스키 같은 독한 술을 선호한다. 내가 콜라만 마실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콜라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웃음)

극중 문채원이 뜻하지 않게 연애가 공개되면서 곤란에 처한다. 본인도 연예인으로서 대중들이 궁금해 하는 시선이 불편하지는 않나.
연예인으로서 대중의 관심은 정말 행복하다. 하지만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도 물론 있다. 나도 사람이니까. 그리고 일이 어떻게 장점만 있겠나, 단점도 있다. 또 사람 일이라는 게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되지 않으니 감수하고 받아들이는 게 맞는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은 꿈꾸는 연애가 있다. 본인은 어떤가.
나도 예전에는 늘 심장이 떨려야 하고, 만날 때마다 스펙타클하고 새로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취향이 비슷하고 같이 대화하며 서로 힘이 되는 것이 이상적인 연애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이승기는 지금 자신에게 맞는 역부터 차근차근 해보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이미지 변신을 위한 역을 택하리라는 느긋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

이승기를 보면 늘 웃고 밝은 모습이다. 그런 얼굴을 보면서 가끔은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의 어두운 면을 보지 않아서 하는 말이다.(웃음) 사실 행사장이나 시상식 등은 좋은 일 때문에 가는 것이고, 팬들도 계시니 기분이 좋으니까 웃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안 좋으면 웃고 있자만 얼굴에 티가 나기도 한다.

2004년 시트콤 ‘논스톱5’로 연기를 시작했다. 지금과 비교했을 때 연기가 어떤가.
그때의 순수함과 풋풋함이 부럽다. 그때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했고, 못했다. 지금은 너무 알아서 그런지 몰라도 다른 것은 다 좋아졌는데 그때의 순수함은 없고 익숙해져 가는 것 같다. ‘내 여자라니까’를 부를 때도 왜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까 궁금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특별히 잘하지는 않지만 내 순수함이 어른들에게 보인 것 같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브래드 피트와 톰 크루즈다. 이들은 20대 연기와 50대 연기 하는 얼굴이 비슷하다. 특히 브래드 피트가 ‘가을의 전설’에서 형수와 사랑을 하면서 형이 죽고 떠나갈 때 계산하지 않은 순수한 표정이 있다. 지금의 브래드 피트가 그때의 표정이 나올 수는 없겠지만 어느 순간 문득문득 계산하지 않은 듯한 순수함이 얼굴에 묻어나올 때가 정말 좋다. 톰 크루즈도 죽을 둥 살 둥 열심히 하지 않나. 나 역시 그런 순수함과 초심을 잃지 않고 싶다. 그래서 착하게 살려고 한다. 조금 내가 손해 보더라도 순수함과 열정을 지키고 싶다.

그렇다면 악역 연기 제안이 온다면.
악역을 꼭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전기톱 들고 낫만 안 들은 악역이라면 다 좋다. 지능적인 사이코패스나 지독한 사기꾼 역할. 사실 나처럼 착하게 생긴 사기꾼이 많다. 선하게 생긴 얼굴이니까 사람들이 믿지, 얼굴에 사기꾼이라고 써진 사람에게 믿고 투자를 하겠나. 선과 악이 한끝 차이라는 말이 있듯이 악역은 언젠가 꼭 해보고 싶다.

허당 이미지가 강하다. 과거에는 바른 이미지 속에서 실수하는 모습이었지만, ‘꽃누나’ 출연 이후 그냥 실수 많은 허당 이미지가 세졌다.

‘꽃보다 누나’에서 사실 초반 잘한 게 있었다. 하지만 편집됐다. 아쉽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나. 그런 모습도 나의 일부니까. 그래도 그 방송 영향으로 요즘에는 내가 호텔이나 비행기도 스스로 예약하고 지하철도 타고 다니고 그런다. 무식하게 안보이려고 그런 노력을 남몰래 하고 있다. (웃음)

빠른 87년생으로,올해 이십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게 됐다. 20대의 마지막에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글쎄. 살면서 새해를 맞이해 ‘올해 무엇을 해보고 싶다’는 계획을 세워 본 적이 없다. 앞에 닥친 것을 하느라고 바빴다. 이번에도 똑같다. 나는 일을 할 때 모든 것을 쏟아내는 총력전 스타일이다. 영화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3월 발매를 목표로 진행 중인 앨범에 열심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은 이 두 가지만 생각하고 있다.

연기도 하고, 가수도 하고, 예능에도 출연하고. 힘들지 않나.
힘들다. 예전에는 잘 모르니까 분위기에 휩쓸린 부분도 있었고 회사에서 좋은 선택을 해주셔서 커버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 스스로의 깊이를 보여줘야 하고 질적인 퀄리티가 높아져야 하니까 예전보다 공 들이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물론 연기만 열심히 해서 인정받으면 좋다. 하지만 앨범도 내고 싶고, 누군가의 콘서트에 가면 나도 무대에 오르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욕심이 많은 거다. 그래도 시작했으니 정말 모두 멋지게 해내고 싶다.

과거에는 모든 현장에서 막내여서 부담감 책임감이 덜했지만 지금은 선배이고, 책임자의 입장이 커졌을 것 같다.
난 여태까지 막내의 위치에 있든 형의 위치에 있든 늘 주인 의식을 가지고 뛰었다. 그 열정은 최고였다. 그래서 가끔 스스로 불만일 때도 있었다. 내가 제작진 마인드로 일에 임하다 보니, 내 영역이 아님에도 챙기며 뛰어 다녔다. 부담감은 오히려 막내일 때 더 심했다. 막내는 잘하고 싶고 잘 해야 하기도 하고. 또 막내니까 절대 지치면 안됐다. 그런 막내 생활을 하면서 선배들이 주인의식으로 작품에 임하는 것을 봐왔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배우기도 했다. 그래서 선배가 되니 조금은 여유가 생겼다.

‘오늘의 이승기’는 영화 속 기상캐스터 문채원 식으로 표현한다면.
지금까지 연예인 인생을 돌아보면 멀리서 보면 날씨가 맑다. 딱히 구름이 끼는 것 같지도 않고. 하지만 아주 센 돌풍이 부는 겨울 날씨, 꽃샘추위라고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무던한 결과를 받고 큰 실패 없이 여기까지 오기 위해서 나는 무수히 많은 걱정과 노력을 남들보다 몇 배 더 했다. 소속사도 그랬다. 잘 됐을 때 칭찬을 해주면 좋은데 잘될 때일수록 채찍질을 더 하는 스타일이었다. 어릴 때는 그런 것이 야속했지만, 돌이켜 보면 내공에 도움이 된 것 같다.
나는 백조가 너무나 와 닿는다. 우아하게 떠 있기 위해서 물밑에서 발을 무수히 움직이지 않나. 그래도 노력하는 모습을 예쁘게 봐주셔서 팬들에게, 그리고 대중에게 늘 감사하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interview365@naver.com



관심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