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제동 “사회자는 이쪽 저쪽 얘기 들어주는 무당 같은 존재”
[인터뷰] 김제동 “사회자는 이쪽 저쪽 얘기 들어주는 무당 같은 존재”
  • 김보희
  • 승인 201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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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콘서트 공연 5년 200회 맞아
김제동이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시즌6' 을 맞아 기자들과 만났다. 사진=디컴퍼니

【인터뷰365 김보희】 토크콘서트라는 말 자체가 낯설던 시절 김제동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김제동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를 시작했고 올해로 시즌6, 곧 200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2009년 12월 대학로 소극장을 시작으로 진행된 김제동의 토크콘서트는 지난 시즌5까지 총197회 공연을 진행하면서 87명의 게스트를 초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12월4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될 시즌6의 서울 공연을 앞두고 김제동은 11일 서울 백암아트홀에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앞으로 공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김제동은 “보통 콘서트를 홍보하기 위해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데, 저는 매진된 상태에서 하게 됐다”면서 “많은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이 자리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김제동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공연이 시즌6을 맞이한 소감이 어떤가.
이번 4일부터 진행되는 서울 공연의 3회차 공연이 딱 200회다. 그동안 많은 이야기를 했고,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가 횟수로 따지면 6년째이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함께 해주신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자신의 토크콘서트가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라고 생각하나.
불가사의 하다. 음... 사람은 사랑받지 못하는데, 공연이 사랑받는 이유라니. 농담이다. 생각해보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시대인 것 같다. 원래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동네 친구들끼리 이불하나 깔아놓고 밤새도록 이야기를 하고 그러지 않나. 그또 술을 마셔도 ‘내 이야기 좀 들어봐’라고 하지 않나. 누구도 안 들어 주면 억울하니까.

사회자는 무당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쪽 이야기, 저쪽 이야기를 대변할 줄 알아야 한다.
본론으로 돌아와 사랑받는 이유를 솔직히 짧게 축약하자면, 첫째는 저의 진행 능력이라고 생각한다.(웃음) 하지만 원론적인 두 번째는 원래 이야기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심리가 있었고 여러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토크콘서트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없다. 그래도 계기를 이야기하고자 한다면, 어느날 방송을 하기 싫어져서 그만뒀다. 많은 분들이 타의에 의해 그런 것 아니냐고 하는데. 내 인생에서 방송이라는 부분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 2009년 어느 순간 방송을 하지 않게 됐고 원래 사회자라는 자리를 찾게 됐다.
방송에 출연하기 전, 사회자로서 제 목표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면서도 전국 각지 전국 대학교를 돌며 사회를 보는 것이었다.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30분 동안 사회를 본 그 순간이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다. 경상도에서 출발해서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제주도까지 가서 진행을 했고, 마지막 서울에서 사회를 보면서 사회자로서 꿈은 다 이루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사전 MC를 하다가 방송을 하게 됐다. 그러다가 아무것도 안하게 되면서 시작했던 게 ‘토크콘서트’다. 많은 분들이 비웃었다. 부산 첫 공연 때 너무 떨려서 잠을 못 이루다가 깜빡 잠들어 꿈을 꿨는데 이가 다 빠지는 꿈이었다. 그때 게스트가 하하 씨였는데. 옆에서 하하 씨는 잘 자고 있길래 괜히 미워서 발로 허벅지를 찍었다.(웃음) 하하 씨를 내보내고 숙소에서 옷을 다 벗고 2시간 동안 춤을 췄다. 지금도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굉장히 불안했던 것 같다.
부산 공연 끝나고 하하 씨와 소주를 마시며 바다를 봤다. 그때 바다가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였다. 하하 씨가 위로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

토크콘서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나.
관객의 결정이다. 계속 매진된다면 할 것이다. 솔직히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훨씬 더 재밌는 강연은 무료강연을 할 때다. 돈 안 받고 갔을 때 더 잘 웃긴다. 마음이 편해서 그런 것 같다. 돈 받고 하는 건 일, 돈 안 받고 하는 건 놀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 하지만 그런 무료 강연을 하려면 ‘토크콘서트’라는 브랜드가 있고, 관객분들이 내주신 티켓 값이 밑천이 된다. 그런 부분에 있어 매회 관객분들께 ‘내주신 티켓값은 이렇게 사용된다’고 말씀드린다. 될 수 있으면 돈 안 받고 하는 공연이다라고 생각해 공연의 수익금들을 기부하고 있다. 기부라기보다 그 분들의 마음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저는 편하게 마이크 잡고 공연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고, 진행할 정신만 있다면 오래오래 하고 싶다. 무대 위에 있을 때 관객과 완전히 하나가 된다는 느낌은 정말 과분할 정도로 행복하다.

올해로 시즌6을 맞이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의 그간 공연 모습과 게스트 황정민,김종국, 유재석과 이야기를 나누는 김제동의 모습. 사진=디컴퍼니

매번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나. 또 김제동 콘서트를 통해 사회적이거나 정치적인 메시지를 듣고 싶어 참석하는 관객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제 공연의 95퍼센트는 우리 사는 이야기다. 예를 들면 제 코디 스타일리스트 동생들이 예쁘게 치장을 해줘서 녹화장에 갔는데, 제작진께서 ‘화장 안하고 오셨네요’라고 말해 동생들이 속상해 울었던 이야기 등 을 한다. 하지만 개인의 이야기와 사회의 이야기를 따로 떼어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의견들 속에서 저의 생각은 이렇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 분들에게 강요하거나 동참에 대한 생각은 전혀 없다. 그것은 각자의 판단이다.
새로운 것을 보여주는 부담감은 있다. 유머는 저작권도 없으니까. 지인들의 이야기를 활용하기도 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개발하려고 한다. 안 되면 그날의 공연을 믿는다. 그날 온 관객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30분이 넘는다. 오는 분들은 늘 새롭고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들도 그날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소재가 된다.
정치 풍자를 할 때 저 역시 조마조마할 때가 있다. 그래서 편향되지 않고 지극히 상식적인 선을 지키며 이야기를 펼친다. 다만 그 속에서 김제동만의 색깔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과거 SBS ‘힐링캠프’의 차인표 편에서 정치에 대한 뜻이 없냐는 질문에 ‘지금은 생각이 없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어떤가.

차인표 선배님이 질문 하셨을 때가 생각이 난다. 지금은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사람 인생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에 미리 딱 정해놓고 살고 싶지 않다. 정치에 대해 현재로서는 생각이 없다. 지금도 생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정치다.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하는 것은 고도의 정치인에 가깝다. 마이크를 잡고 사람들과 이야기 하는 것은 사실상 정치행위이다. 그걸 부정하고 ‘우리가 하는 이야기가 별 이야기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솔직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

연예계 대표 솔로남이다. 연애 계획은 없나.
제 연애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많은 사람을 만났다. 결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와 결혼하면 여자분이 힘들 것이다. 제 성격이 굉장히 더럽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중간 중간 헤어진 여자친구가 남긴 내용들을 보면 제가 잘못한 부분이 많았다. 어렸을 때부터 애정결핍이 있었던지 여자들에게 힘든 타입이다. 게다가 그 부분을 커버할 외모를 가지지도 않았고. 하지만 저를 좋아해주신 분들도 있었다. 저 역시 남들과 똑같이 연애를 했었다.

토크콘서트를 이끄는 주체가 되다 보면, 에너지 소모가 클 것 같다. 본인을 채우는 에너지가 있다면.
에너지는 사실상 없다. 지금 가장 큰 에너지원은 김국진 씨다. 같이 스크린 골프를 치는데, 음식 먹으면서 이야기도 하고 힘이 난다. 또 사우나에서 재석이형과 이야기하고 하는 것들이 에너지원인 것 같다. 이성에게 받는 위로도 중요하지만 사람간의 유대감도 중요하다.

몇 개월 전 팽목항에서 저보다 2-3살 어린 피해자 어머님하고 울고 웃으며 걸어간 적이 있었다. 당시 “제동씨 옷 따뜻하게 챙겨 입어야 해. 우리한테 고마운 사람인데”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때 ‘내가 내 스스로에게 잘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제동에게 토크란 무엇인가.
사람들과 만났던 이야기를 하는 것, 저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지극히 주관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일종의 종교행위 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나에게 이야기란 그런 것이다.

김보희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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