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보다 더 싸울 수는 없다, 이선균의 ‘끝까지 간다’
[인터뷰] 이보다 더 싸울 수는 없다, 이선균의 ‘끝까지 간다’
  • 김보희
  • 승인 2014.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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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에서 한순간의 실수로 위기에 빠져드는 형사 고건수 역을 맡은 이선균.

【인터뷰365 김보희】목소리 하면 떠오르는 배우들이 있다. 특히 여자들이 1순위로 뽑는 목소리의 주인공은 이선균(39)이다. 그는 2007년 드라마 ‘커피프린스’에서 중저음의 차분한 목소리로 커피 한 잔을 떠올리게 하며 여성 팬들의 인기를 얻었다.
이후 영화 ‘파주’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드라마 ‘파스타’ ‘골든타임’ ‘미스코리아’ 영화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누구의 딸도 아닌 혜원’ ‘우리 선희’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홍상수 감독과 함께 베니스영화제, 베를린영화제에 초청 받는 등 배우로서 인지도도 높아졌다.
그런 이선균이 신작으로 액션영화를 선택했다. 29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의 출연작 ‘끝까지 간다’는 형사 고건수(이선균)가 자신이 실수로 저지른 사건을 은폐하지만 그 일로 더 큰 사건을 맞닥뜨리게 되는 예측불허 범죄스릴러물이다.

이선균은 이 작품에서 리얼하게 달리고 때리고 맞으며 배우 조진웅과 투맨쇼 액션을 선보인다. 하지만 이선균은 영화 촬영 전에는 고민이 많았단다.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다.

‘끝까지 간다’가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다.
칸에 초대되어 기쁘다. 하지만 이 영화가 칸영화제 갔다고 예술영화로 오해할까봐 솔직히 걱정된다. ‘끝까지 간다’는 재미난 오락 영화다. 남녀노소 누구나 극장에서 재밌게 볼 수 있는 15세관람가이다. 다른 영화에 비해 기대치가 많이 없는 것 같아서 솔직히 조금 아쉬운 마음이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영화에 자신감이 있다.

이 영화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시나리오가 참신해서 선택했다. 개인적으로는 초반에 나오는 시체 씬에서 뿜어져 나오는 긴장과 이완이 재미있었다. 여기에 상황적으로 압박이 쏟아지지만 그 안에 유머가 있었다. 거기에 내가 뛰어들면 어떻게 표현이 될까 궁금해졌다. 캐릭터나 장르적으로도 신선함을 느꼈다.

영화 초반에는 혼자 사건을 해결하려고 전전긍긍한다. 중반부에 조진웅이 등장하면서 영화는 범죄극에서 액션극으로 바뀐다.
초반은 갑자기 닥친 상황을 혼자 감당한다. 그러기에 감정을 분배하는 것에 고민이 많았다. 내 감정은 짜증인데, 이런 연기를 보며 ‘관객들이 같이 짜증나면 어떡하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거기에 긴장이 연속이 되다 보면 어느 정도 이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적절히 감정을 계산을 하며 연기했다. 조진웅과 만나는 지점에서 감정 연결에 대해서도 넘치거나 부족하게 연결되지 않기 위해 여러 고민을 했다.

후반부 액션은 그동안 봐왔던 액션 영화와는 다른 것 같다.
조진웅과 ‘정말 개싸움처럼 가자’라고 이야기 했다. 감독님과 무술감독님께도 ‘최대한 짜지 말자’고 건의했다. 왜나면 합이 많이 가면 감정이 줄어들고, 맞추고 약속한 액션으로 가는 것이우리 영화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다. 합을 맞춰 부딪치고 박는 것보다는 잡고 물어뜯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또 시나리오 묘사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그냥 그대로만 해도 액션이 나왔다. 예를 들면 ‘저금통을 던진다’ ‘화분을 잡고 던지다’ 등. 하지만 적힌 대로 하다 보니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다. 그래서 자유롭게 우리끼리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려면 진짜 맞아야 한다고 해서 진짜로 맞았다. 아파트 안에서 치고 박으며 욕조로 넘어져 싸우는 장면은 정말 ‘개싸움’처럼 싸웠다.

위험했을 텐데 대역은 없었나.
대역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서로 물고 때리고, 선인장으로 때리고. 머리도 물어버리고. 촬영을 하면서 둘 다 기운이 없는 상태니까 악과 깡으로 더 처절하게 움직였던 것 같다. 주먹 한번 더 휘두를 힘이 없을 정도로 강한 충격을 받고, 또 찍고 그런 촬영이 연속되면서 감정 디테일이 더 나온 것 같다.

부상도 많이 당했을 것 같다.
감독님께서 부상 위험을 생각하고 마지막에 아파트에서 조진웅과 격투 장면을 몰아서 촬영했다. 멍도 많이 들었다, 혹도 나고. 사실 시나리오를 보면서 가장 무서웠던 장면이 저금통 씬이었다. 동전이 든 저금통을 내 머리에 던지는 것인데 진짜 아팠다. 다행히 한 번에 오케이가 됐다.
크랭크업 이틀 전에 장롱이 위로 넘어지는 장면 등을 찍었는데, 갈비뼈에 2밀리 실금이 갔다. 병원에서 약도 없고 깁스도 안 되니 무조건 보름 정도 쉬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촬영을 마쳐야 해서 옆구리를 부여잡고 촬영했다. 그래서 영화 마지막을 보면 계속 허리를 부여잡고 있다. 영화 끝나고 바로 ‘미스코리아’ 촬영에 들어가서 드라마 촬영 초반에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었다.

이선균은 '끝까지 간다'에서 액션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해내며 진한 동료애를 느꼈다고 밝혔다.

조진웅 씨가 시사회에서 이선균에 대해 ‘헐떡거림이 업인 배우’라고 했다. 본인은 그런 표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하아. (웃음) 저는 뛰면 그렇게 된다. 또 조진웅은 여유있는 캐릭터인데 반해 저는 사건이 엎친데 덮치면서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라서 더 그렇게 보인다. 또 아파트를 실제로 넘으면 헐떡거림이 안 나올 수 없다.

아파트를 넘었다니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다.
진짜 고층 아파트 난간과 난간 사이를 넘었다. 실제 촬영한 곳이 19층이었는데 최대한 팔과 다리를 찢어서 안착하면 딱 되는 곳이라 아찔했다. 안전장치라고는 와이어 하나였다. 처음에는 정말 무서웠는데 할수록 욕심도 났다. 감독님도 내가 생각보다 잘 넘으니까 다양한 각도로 10테이크 넘게 찍었다. 그런데 억울했던 것이, 세트를 하니까 아파트와 똑같이 해놨더라.(웃음)

이번 영화에서 제일 힘든 액션은 무엇이었나.
뛰는 게 제일 힘들었다. 다리가 풀리고. 몸을 제어를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니 그랬던 것 같다. 액션도 힘들었는데 남자들끼리 땀 흘리고 친해지는 계기도 됐다. 유격 훈련을 같이한 것처럼 짠했다.

액션을 또 하고 싶은가.
더 강하게 해보고 싶다. 와이어만 튼튼하다면 30층 액션도.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아무래도 액션이면 조심스런 부분이 많을 텐데.
좋았다. 배우가 많이 안 나와서 배우들끼리 친하고 또 여배우 안 나오니까 챙길 사람도 없었고. 감독님이 오랫동안 시나리오를 준비하셔서 많은 부분들이 욕심이 났을 텐데 배우들의 말에 경청을 많이 해주셨다. ‘내 의견이 헛되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작품에 몰입하게 됐다.

상대배우 조진웅과 연기하면서 어땠나. 극중에서 보면 만만치 않은 인물인데.
아파트 현관에 들어오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조진웅에게 포스를 느꼈다. 정말 소름이 끼쳐서 ‘저 미친 새끼’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장면은 진웅이가 반전을 일으키는 장면이어서서 진웅이가 고민을 많이 했다. 진웅이의 고민 때문에 나 역시 동선을 못 짰다. 서로 의견만 이야기하다가 그날 저녁 함께 소주 한 잔을 했다. 동석한 멤버들과 노래방을 가게 됐는데 노래방 문이 아파트문과 비슷했다, 복도도 그렇고. 그래서 진웅이와 함께 그 문을 잡고 여러가지 버전으로 리허설을 했다. 노래방 주인아주머니가 싫어하시더라. 나중에는 매니저들이 그만하라며 막을 정도였다. 다음날 문제의 장면을 찍는데, 조진웅이 들어올 땐 포스 있게 딱 등장하더니 이후 다시 이성을 찾는 모습, 대단했다.

영화 속 고건수(이선균)와 박창민(조진웅)은 둘 다 비리 경찰이다. 누가 조금 더 나쁘냐에 차이가 있을 쁀인데. 차라리 고건수가 선한 역할이었으면 나을 거라는 생각은 없었나.
고건수라는 인물이 나쁜 역할이 아니라 상황적으로 어쩔 수 없는 인물인 것 같다. 박창민은 열심히 사는 놈이긴 하지만 나쁜 놈은 확실하고.(웃음) 고건수는 내면에 착함을 가진 인물이지만 어쩔 수 없이 상황이 크게 된 것일 뿐, 죄의식도 있고 이 상황에 미안해 했을 것이다.

고건수는 점점 왜 이런 상황에 빠져든 걸까.
타이밍인 것 같다. 사람이 고민할 때 갑자기 맞닥뜨리게 되면 당황해서 숨기게 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고건수 역시 처음 자신이 낸 교통사고를 신고하려 하지만 경찰차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면서 숨기게 되고, 그 이후 상황을 처리하려면 또 다른 상황이 닥치다 보니 점점 커진 것 같다. 사실 고건수의 죄의식 부분에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시나리오 상에는 반장님께 전화를 하는 장면이 없었는데 실제 촬영 때 추가했다. 한 순간만큼은 죄의식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주고 팠다.

고건수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려운 질문이다. 음.(고민) 설상가상(?)... 캐릭터보다는 사건 위주라서.

이선균도 배우 생활을 하면서 끝까지 가 본 적 혹은 절실한 적이 있었나.
지금까지 이렇게 연기하는 것이 나한테는 절실하고 감사하고 삶을 사는데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연기가 나한테는 현실인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주어지는 작업에 대해 감사하고 열심히 하려고 한다.

이후 이선균에게 어떤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좋은 시나리오를 통해 다양하게 도전해보고 싶다. 여러 작품을 도전하고 부딪쳐 보면서 정말 내것을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이제 나이가 40살이 되니까 도전 의식이 생긴다.

다양한 작품 도전이라면, 노출은 어떤가.
시나리오가 좋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지만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할까?(웃음)

김보희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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