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현수아버지 “선수권때 한국선수가 현수 방해했다”
[인터뷰]안현수아버지 “선수권때 한국선수가 현수 방해했다”
  • 김보희
  • 승인 20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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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소치올림픽 후 빙상경기연맹 전면감사

러시아에 귀화, 소치올림픽에서 2개의 메달을 획득한 안현수. 사진=SBS화면 캡처

【인터뷰365 김보희】올림픽 기간 중에 한국 빙상계가 들끓고 있다.

2011년 빙상연맹과 마찰을 빚어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금메달, 1500m 동메달을 따내며 8년 만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반면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현재까지 어떤 메달도 획득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문체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안현수 문제가 파벌주의, 줄세우기, 심판 부정 등 체육계 저변에 깔린 부조리와 구조적 난맥상에 의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동안 묻혀있던 쇼트트랙의 구조적인 문제, 파벌문제 등이 다시 수면으로 떠올랐고 안현수와 그의 부친 안기원씨에게 취재진의 집중 인터뷰가 쏟아졌다.


안현수는 소치에서의 인터뷰에서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이유를 밝혔고, 이에 현 빙상연맹 전명규 부회장이 실명으로 거론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 1998년부터 2002년까지 한국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 감독을 맡았으며 지난 2009년부터 빙상연맹 부회장 직을 맡고 있다. 현재 소치에 체류 중이다.


이어 안현수의 부친 안기원씨는 1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로 귀화하게 된 이유를 언급했다. 다음은 안씨의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안현수 선수가 금메달 따는 순간 많이 울었다.
모든 힘든 시간을 견디면서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감정에 복받쳐서 눈물을 안 흘릴 수가 없었다.

국민들은 겉모습은 여전히 안현수인데 그 가슴에 태극마크가 아니라 러시아 마크가 새겨져 있고 시상대에서 러시아 국가 부르는 걸 보면서 굉장히 묘한 감정을 느꼈다.
시상식 장면을 바로 앞에서 봤다. 저기에 현수가 태극마크를 달고 애국가가 울렸어야 정상인데, 왜 우리 아들이 러시아까지 가서, 러시아 영웅대접을 받으면서... 금메달을 땄지만, 서글픈 마음이 밀려오고 마음이 아팠다.

푸틴 대통령이 축전도 보내고 은퇴 후에 모스크바 대학 교수직도 제안 받았다고 들었다.
모스크바대학의 교수는 제안 받은 게 아니고. 현수가 은퇴하고 공부를 하고 싶다니까 모스크바대학원에서 공부할 기회를 제공해 주겠다고 했다. 러시아 코치로 임명하겠다고 러시아 빙상연맹이, 회장님이 발표를 한 거다.

안현수가 후배 한국선수들 부진한 것을 보고 뭐라 하던가.
많이 안타까워했다. 자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은 못 내지 않나 걱정도 하고, 시합장에서 만나면 선수들한테 부담감 갖지 말고 잘 해서 우리 같이 시상대에 올라가자고 격려도 해주고 그랬다.

쇼트트랙 1000m에서 금메달을 따고 울음을 터뜨리는 안현수(사진 위), TV에 나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안기원씨(아래) 사진=MBC, SBS화면 캡처

안현수가 왜 귀화를 하게 됐느냐, 이제는 대통령까지 나서서 그 이유를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파벌 문제 때문이었나?
파벌 문제가 심각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때 파벌 문제 때문에 현수가 마음고생을 많이 했고 남자팀에서 운동을 해야 되는데 여자팀에서 운동하는 사건도 벌어졌고. 세계선수권 나가서 한국선수가 한국선수를, 현수를 방해하니까 제가 그런 걸 보다보다 못해서 파벌의 문제성을 수면에 떠올리게 했다. 그것 때문에 현수도 그때부터 좀 미운 털이 박혔고 저도 국민들한테도 처음에는 욕을 먹었지만, 나중에 연맹에서 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따돌림이 더 심해지면서 결국은 러시아행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건가.
그렇다. 한국에서 운동할 수 있는, 마음 편한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됐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안현수가 소속팀을 찾지 못했고 결국 귀화를 택한 거 아니냐, 즉 성남시가 안현수를 쫓아낸 거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아니다. 성남시청 해체되기 전에 현수는 러시아행이 확정돼 있었다. 성남시청 해체가 현수가 러시아 가게 된 동기는 아니다.

제2의 안현수가 탄생해서는 안될텐데 가장 필요한 건 어떤 거라고 보는가.
연맹의 민주화다. 또 연맹이 개혁이 되어야 되겠다. 한 사람의 힘으로 연맹이 좌지우지한다는 건 있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권한이 한 사람한테 집중되다 보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안현수가 한 인터뷰에서 한국에는 영원히 돌아갈 생각 없다는 말을 한 걸로 알려졌다.
러시아 매스컴하고 인터뷰했을 때 ‘한국에 돌아가 빙상에 관한 일은 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했다. 현수가 다시 한국에 들어와서 연맹의 윗분들하고 어떻게 같이 일을 할 수가 있겠나.

만약 변화가 있다면, 개혁이 있다면 돌아와서 뭔가 다시 할 여지는 있는 건가.
그것도 없다, 러시아에서 환경이 매우 좋고, 국민들, 푸틴 대통령부터 빙상연맹회장부터 다 현수를 필요로 한다. 여기 나와서 또 마음고생하며 서로 윗사람 눈치 보면서 그런 생활을 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혹시 다른 부모들 중에도 우리 아이도 어떻게 러시아로 가서 뛸 수는 없겠는가 타진해 오는 분들이 있는가.
누구라고 말씀은 못 드리고,.. 저한테 그렇게 얘기했던 분들이 계시다. 제가 보내려고 좀 러시아에 얘기를 했는데 성사가 안됐다.

안씨는 인터뷰에서 2004년 쇼트트랙 여자선수들 폭행사건과 관련, 당시 코치였던 현 MBC 김소희 해설위원은 그 사태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김 해설위원은 쇼트트랙에 관한 여러 문제가 불거지면서 당시 사건과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린 바 있다. 안씨의 방송 이후 한국빙상연맹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으며 빙상연맹 홈페이지는 마비 상태다.


한편 정부는 안현수로 불거진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난맥상을 소치올림픽이 끝난 뒤 전면 감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7일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은 "소치올림픽이 끝나면 빙상연맹의 비리와 파벌 문제, 국가대표 및 지도자 선발 방식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되짚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자료=CBS)


김보희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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