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인터뷰] 오스카 아이삭은 어떻게 ‘인사이드 르윈’ 오디션을 통과했나
[오디션인터뷰] 오스카 아이삭은 어떻게 ‘인사이드 르윈’ 오디션을 통과했나
  • 유이청
  • 승인 2014.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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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g Me’를 4시간 동안 30개 버전으로 녹음”

'인사이드 르윈' 촬영현장에서 코엔 형제와 오스카 아이삭(사진 가운데).

【인터뷰365 유이청】영화를 까다롭게 골라서 보는 관객들에게 딱 맞는 영화 한 편이 기다리고 있다. 29일 개봉하는 코엔 형제 최초의 음악영화 ‘인사이드 르윈’(Inside Llewyn Davis)이다.


1961년 뉴욕, 영화가 시작되면 카메라가 허름한 카페 ‘가로등’에서 노래하고 있는 가수를 점점 클로즈업으로 잡는다. 데이브 반 롱크의 ‘Hang Me, Oh Hang Me’ 를 부른 가수는 객석을 향애 ‘포크송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자조섞인 멘트를 날리고 내려온다. 영화의 주인공, 포크송 가수 르윈이다.

집도 없고 돈도 없고 기타가 전재산인 암울한 뮤지션, 삶이 온통 뒤죽박죽인 르윈이 일주일 동안 겪는 일들이 영화의 스토리라인인데, 이 영화는 이야기 줄기를 따라 보는 것보다도 르윈을 따라 시간을 타고 흐르는 것이 좋다. 무일푼 아티스트 르윈과 흐르는 음악을 따라서.


코엔 형제 영화는 일단 믿고 본다는 관객들에게도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 역을 맡은 오스카 아이삭은 낯설다. 오스카 아이삭(33)은 과테말라 출신으로 줄리아드스쿨 드라마학과 졸업 후 ‘로빈후드’(2010) ‘드라이브’(2011) 등 크고 작은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았다. 2009년 ‘발리보’로 호주영화협회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엔 형제는 오스카 아이삭을 몰랐다. 형제는 르윈 데이비스를 연기할, 연기도 되고 노래도 되는 뮤지션 배우를 찾고 있었지만 그 리스트에 아이삭은 없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코엔 형제와 아이삭이 만나게 됐을까. 공개된 코엔 형제와 아이삭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조우’를 듣는다.

오디션 과정을 말하고 있는 아이삭(사진 왼쪽), 실제 오디션 때의 아이삭(오른쪽)

코엔 ‘인사이드 르윈’은 미국 전통 포크음악에 영향을 많이 받은 영화다. 영화 속 음악들은 포크음악이 부흥했던 시대를 담고 있다. 그 시대에 관한 아이디어를 주고받던 중 영화의 소재가 생각났다. 데이브 반 롱크라는 뮤지션에 대한 영화를 찍으면 어떨까 싶었다. 1961년 그리니치 빌리지 포크 시티 카페 앞에서 누군가에게 얻어맞고 있는 뮤지션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었다.

코엔 형제는 데이브 반 롱크의 자서전 'The Mayor of Macdougal Street'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계급 출신 가수 데이브 반 롱크(1936~2002)가 1963년 발표한 대표곡 ‘Hang Me, Oh Hang Me’는 죽음을 기다리는 사형수의 고백을 담은 비장한 노래이다.

영화가 구체화 되기 시작하자 코엔 형제를 짓누른 불안감은 과연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를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였다.

코엔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는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에 다 등장한다. 연기를 잘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노래도 할 수 있는, 배우이자 뮤지션이 필요했다. 적합한 배우를 물색했으나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코엔 형제는 르윈 역을 찾기 위해 오디션을 열었다. 오디션에는 경력 배우부터 신인배우까지 기회가 열려 있었다. 코엔 형제에게는 무명이나 마찬가지였던 오스카 아이삭도 오디션에 참가했다.

아이삭 평소 코엔 형제 영화의 팬이었다. 그런데 신문에서 이 영화 오디션을 본다는 기사를 봤다. 바로 오디션에 참가해 캐스팅 매니저 앞에서 연기를 했다. 그후 집에 가서 데이브 반 롱크의 ‘Hang Me, Oh Hang Me’를 녹음했다. 나 말고 다른 배우들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난 4시간 동안 30개 버전으로 노래를 불러 녹음해서 보냈다. 그리고 드디어 코엔 형제 앞에서 오디션을 보게 됐다.

아이삭은 연기를 하기 전에는 ‘더 블링킹 언더독스’라는 밴드에서 기타와 보컬을 맡았다. 2011년 영화 ‘서커 펀치’에서는 ‘러브 이즈 더 드러그’를 직접 노래하기도 했다.

'포크음악에 바치는 사랑스러운 시'라는 평을 들은 '인사이드 르윈'

코엔 르윈 데이비스를 연기할 배우 찾기가 정말 어렵다고 느꼈던 그 시점에 오디션에서 아이삭을 보게 됐다. 그를 보고는 이전의 불안감들이 싹 사라졌다.

아이삭 오디션을 볼 때, 혹시 몰라 ‘Dinks Song’ 같은 다른 노래들도 몇 곡 준비해 갔다. 오디션 얼마 후 합격 전화를 받았는데 그 전화 목소리가 조엘 코엔인 것을 알고 정말 놀랐다.

마침내 ‘인사이드 르윈’ 촬영이 시작되면서 아이삭은 르윈 안으로 들어갔다. 유려한 기타 연주와 어우러진 노래, 연기력으로 아이삭은 르윈 그 자체가 됐다. 영화 촬영 후 음악감독 티 본 버넷은 “음악에 있어서만큼은 그를 따라갈 사람이 없다”고 극찬했고, 시사회 후 평단은 “코엔 형제 감독 영화의 새로운 스타 탄생”이라고 아이삭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포크음악에 바치는 사랑스러운 시’라는 극찬을 받으며 ‘인사이드 르윈’은 제66회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코엔 형제는 영화를 만들어오면서 일종의 패밀리를 형성하고 있다. ‘인사이드 르윈’에도 등장하는 존 굿맨도 그 패밀리의 일원이다. 오스카 아이삭도 이제 ‘인사이드 코엔 패밀리’가 된 것 같다.

유이청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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