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단아 벗고 발랄하게 돌아온, ‘플랜맨’ 한지민
[인터뷰] 단아 벗고 발랄하게 돌아온, ‘플랜맨’ 한지민
  • 김보희
  • 승인 201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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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생활 10년이 넘었지만, 작품에 대한 갈증 많다”

영화 '플랜맨'에서 엉뚱발랄한 매력을 뽐낸 한지민. 사진=BH

【인터뷰365 김보희】 사극에서 막 튀어나온 것처럼 단아한 매력을 가진 배우 한지민(31). 그는 2003년 드라마 ‘올인’에서 송혜교의 아역으로 배우생활을 시작해, ‘대장금’에서 의녀 신비 역을 맡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경성스캔들’ ‘이산’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카인과 아벨’ ‘옥탑방 왕세자’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배우로서 경력을 쌓았다.

올해로 11년차에 접어든 한지민은 9일 개봉한 영화 ‘플랜맨’(성시흡 감독)에서 계획대로 살던 남자 한정석(정재영)을 혼란에 빠뜨리는 여자 유소정 역을 맡아 엉뚱발랄한 매력을 뽐낸다. 특히 너저분한 머리스타일부터 “개 나 줘버려”라고 외치며 노래를 부르거나, 무뚝뚝한 정재영을 발끈하게 만드는 한지민의 단아하지 않은 모습은 놀라우면서도 반갑게 느껴진다.

▶ ‘플랜맨’은 어떤 영화인가.
많은 분들이 ‘로맨틱 코미디’라고 하시는데 ‘유쾌한 힐링 코미디’다. 멜로적인 부분도 있지만, 부족한 사람들이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더 중점으로 표현했다.

▶ 유소정 캐릭터를 연기하며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영화를 보신 어떤 분은 ‘지나치게 밝은 거 아니냐’라고 물어보기도 하셨는데 보통의 밝음으로는 플랜맨을 사로잡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밝게 연기를 했다. 또 개인적으로 말을 길게 하는 편인데, 영화 속에서는 짧게 툭툭 뱉는 말투를 썼다. 사실 감독님은 소정이 ‘오디션에 나가자’고 정석을 설득하는 장면에서 친절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원하셨지만, 캐릭터의 성격이나 상황에는 툭툭 내뱉는 것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해 감독님께 내 의견을 말했다. 감독님 역시 OK를 하셨다.

▶ 성시흡 감독과 마찰이 있던 장면이 있었나.
마찰이기 보단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조율했다. 앞에서 말했던 오디션 제안 씬도 감독님과 이야기 끝에 더 좋은 장면이 나왔고, 영화 속에서 ‘삼각김밥’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감독님은 첫 등장이기에 서서 코믹스럽게 노래하길 바라셨지만, 나는 가사가 중요한 노래기 때문에 진지하게 앉아서 노래를 부르는 게 더 소정스럽지 않을까 생각해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 성시흡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면 보통 몇 시간 하는가.
감독님과 저 그리고 정재영 선배까지 셋이 모이면 7시간 수다는 거뜬하다. 아니 밤을 새도 부족할지도. (웃음) 셋 다 영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정재영 선배는 신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이해가 될 때까지 감독님에게 묻더라. 그런 부분은 후배로서 많이 배웠다.

▶ 영화 속에서 머리가 인상적이던데.
감독님은 ‘플랜맨’ 속에서 제가 한지민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셨다. 그래서 커트 머리를 제안하셨고, 실제로 머리를 자르려고 했다. 하지만 첫 등장만 보일 뿐 캐릭터 상에는 맞지 않는 것 같아 감독님과 이야기 끝에 브릿지 염색에 부스스한 머리를 한 유소정이 탄생했다.

▶ 머릿결이 많이 상해 속상하지 않나.
전혀 속상하지 않다. 저는 집에 빗이 없을 정도로 헤어스타일에 무신경한 편이며, 겨울에는 머리를 감고 그냥 나가서 머리카락 끝이 종종 얼때도 있다. 머리카락은 자라니까 다시 기르면 된다.

▶ 완전 여성스러울 것 같은데 반전이다. 실제 성격은.
계획적인 삶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다. 정리정돈에 약하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조금 성격이 더러운 면도 있고. (웃음)

▶ 그렇다면 연애 부분은 어떤가.
완전 답답한 스타일이다. 처음 마음을 여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서 사랑을 하면 상대방을 이해해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별하는 순간에는 ‘마음이 식었구나’를 인정하며 붙잡지 않고 놓아주는 것 같다. 예전에는 비슷한 사람이 좋았다면 지금은 ‘플랜맨’처럼 순수한 사람이 좋다.

계획적인 삶을 사는 남자와 자유분방한 여자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플랜맨'.

▶ ‘플랜맨’ 속 이미지 변신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많은 분들이 ‘이미지 변신’이라고 하는 부분에 의아했다. 아무래도 사극 속에서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으신 것 같다. 또 전작이었던 ‘옥탑방 왕세자’에서는 혼자 살지만 씩씩하게 살아가는 캔디 소녀같은 박하를 연기했는데, 드라마 특성상 사랑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등 여린 모습을 많이 보여줘 여성스러움을 더 기억하시는 것 같다.

▶ '착한' '단아한' 한지민, 고정된 이미지를 깨고 싶지 않나.
대중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 때문에 깨고 싶다기 보단, 그동안 비슷한 캐릭터들을 많이 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며 새로운 장르에 대한 갈증이 내 안에 생긴 것 같다. 비슷한 패턴의 연기가 편한 면도 있지만 스스로가 늘 똑같은 느낌을 주는 것 같아 배우로서 부끄럽고 싫을 때가 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선택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신중하게 고민 중이다.

▶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드라마는 멜로랑 동떨어진 전문 직종 메디컬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 영화는 ‘집으로 가는 길’ 전도연 선배님처럼 처절한 연기. 주름마저도 아름다워 보였으며 여배우가 저렇게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혹은 내추럴한 로드무비나 어두운 장르인 미스터리 스릴러.

▶ 본인의 매력을 어필해본다면.
전혀 어렵지 않은 사람이다. 보기엔 다가오기 힘들지 몰라도 이야기해보면 빈틈이 많다.

▶ 10년 후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이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는 수식어 보다 선배님들처럼 작품에 녹아드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예를 들어 송강호 선배님의 작품을 봤을 때 연기한다는 느낌이 안 들지 않나. 그게 배우로서 관객들에게 듣는 최고의 호평일 것 같다.

▶ 그런 면에서 ‘플랜맨’은 만족스럽나.

몇몇 관객분들에게는 사극에 대한 이미지가 커서 영화 속 4차원적이 모습이 낯설고 부담스럽게 느껴지실 지도 모른다. 그 부분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이 작품은 편안한 마음으로 가볍게 웃고 즐기셨으면 좋겠다. 큰 메시지 보다는 소소한 재미와 따스함을 가진 영화다.

▶ 2014년 배우생활에 계획이 있다면.
계획을 짜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 직업이 배우인 것 같다. 2014년은 ‘플랜맨’을 시작으로 ‘역린’도 있지만 정말 조금 나왔다. (웃음) 올해는 여러 부분에서 내 안의 한계를 깨고 싶다.

김보희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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