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로맨틱가이에서 액션맨으로 '용의자' 공유
[인터뷰] 로맨틱가이에서 액션맨으로 '용의자' 공유
  • 김보희
  • 승인 201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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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 후배는 '응사' 김성균 강추"
'용의자'로 스크린에 2년만에 컴백한 공유.

【인터뷰365 김보희】커피 CF 하면 떠오르는 남자, 부드러운 남자 공유가 영화 '도가니' 이후 2년 만에 영화에 출연한다. 그것도 생애 첫 액션 영화다.

신작 ‘용의자’(감독 원신연)에서 공유는 살인 누명을 쓴 채 자신의 가족을 죽인 자를 쫓는 지동철 역을 맡아 거칠게 숨을 몰아쉰다. 극중 북한 최정예 특수요원이라는 설정 때문에 무술은 기본이며 카체이싱, 암벽등반, 한강낙하, 총격전 등을 온몸으로 해냈다. “지난해는 ‘용의자’를 촬영한 것밖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할 정도로 공유는 9개월 내내 영화 촬영장에 있었다.

부드러운 미소에 따뜻한 말투로 여자들에게 한번쯤 이상형으로 꼽히던 공유는 2007년 드라마 ‘커피프린스’를 통해 사랑을 받았고, 영화 ‘김종욱 찾기’(2010) ‘도가니’(2011)을 통해 연기 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액션에 도전하다니. 의외의 선택이었다.

공유 역시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거절했다”며 쉽지 않은 선택이었음을 밝혔다. 함께 출연한 배우 박희순도 언론시사회 당시 “공유가 거친 액션을 소화해 낼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원톱으로 그것도 생애 첫 액션영화에 출연한 공유의 만만치 않았을 리얼 액션 도전기, 그와 마주앉은 삼청동 카페의 겨울바람 소리와 함께 들어보자.

영화 시사 인터뷰는 오랜만이다.
‘도가니’ 이후로 드라마 ‘빅’을 했는데 그때는 개별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다. 오래간만에 하는 인터뷰라. 설레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

완성본을 언론시사회때 처음 봤다고 했다. 그 때 소감으로 ‘마음이 무겁다’고 했는데 왜 그랬나.
영화에 대한 소감이기보다는 호불호를 평가 놓고 기다리던 마음이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여태까지 했던 작품 중 찍는 기간이나 오픈되기까지 시간이 제일 길어서 더 그랬다. 촬영 때는 즐겁기만 했는데 묵혀 놨던 것을 푸는 생각을 하니까 긴장을 많이 했다. 다행히 언론시사를 보고 많은 분들이 좋은 평을 해주셨다.

본인은 어떻게 봤나. 촬영할 때 고생을 엄청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자신이 머릿속에 그린 것만큼 액션이 표현되었나.
만족스럽고 재밌게 봤다. 액션 장면의 비주얼적인 부분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이었다. 액션장면은 잘 나올 것이라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 촬영 때 워낙에 카메라가 많고 세팅이 오래 걸려서 고생을 했지만, 촬영이 끝나고 스테프들끼리 모니터링을 하면서 ‘잘 나왔다’고 박수를 쳤었다. 그런 장면이 사운드가 입혀지고 효과가 더해지니 리얼감이 더 했다. 내가 고생한 만큼 장면이 나오니까 성취감이 더 크다.

한강낙하, 암벽등반, 카체이싱 등 고난이도의 액션에 직접 도전한 공유.

액션이 화려하면서도 빠르다. 그 가운데 명장면을 꼽는다면.
자동차 추격 장면인 카체이싱 장면이다. 한국영화에서 10분가량의 긴 러닝타임을 가진 자동차 추격신은 ‘용의자’가 처음일 것이다. 그동안 전례를 보면 많이 보여줘야 5분 이상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관객들이 끝날 듯 안 끝나니까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감독님은 ‘(짧은 추격신이) 관객들에게 주입이 되어서 그럴 수도 있다’며 그것에 타협하면 진화된 무엇인가를 보여줄 수 없어서 고집 하신 걸로 알고 있다. 내가 찍었는데도 긴장감이 넘치고 소름끼쳤다.

자동차 추격신을 보다보면 북한 특수용병 지동철이 운전을 잘해도 너무 잘한다.
북한 특수용병이니까 운전 역시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사실 촬영장에서 농담으로 ‘지동철은 특수 운전병 출신 아니냐’고 한 적이 있긴 하다. 초반 대리운전을 하면서 두리번거리는 것은 동네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설정이다. 계단을 내려가며 적을 따돌리는 장면도이 있는데 멋있게 보이려고 한 것이 아니다. 과학적으로 차가 앞으로 계단을 내려가면 엔진 때문에 무게가 실려 차가 뒤집어진다. 촬영 전 미리 스턴트맨들이 실험한 결과 실제로 차가 뒤집어졌다.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치밀한 계산으로 완성된 장면이다.

반대로 아쉬운 액션 장면이 있다면.
삭제된 장면이 몇몇 있다. 물론 90회차가 넘는 장면에서 함부로 아쉬움을 논하기는 안 되는 것이지만 개인적으로 감독판이 나왔으면 좋겠다. 암벽등반이나 한강에 뛰어드는 장면 같은 경우, 너무 길면 안 되는 장면이긴 하지만 고생한 거에 비해서는 너무 짧게 나와 아쉬웠다. 조성하 선배님과 맞딱뜨리는 감정 장면이나 아내와 딸을 찾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지동철의 액션 장면은 내용상 너무 잔인해 통으로 편집됐다. 그런 부분에서는 감독님의 권한이니까 존중하지만 살짝 아쉽긴 하다.

리얼리티를 살리는 것에 비해 주인공 지동철이 모든 상황을 극적으로 해쳐나가면서 너무 판타지적인 캐릭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4개 국어에 능통한 상위 3% 엘리트 특수요원이라니. 나 역시도 촬영하며 ‘지동철이 불사조냐’라고 우스갯소리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영화 장르의 특성상 어느 정도의 비현실성과 극적인 요소가 있어야 이야기 전개에 부합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 역시도 리얼리티를 따지는 관객중 하나지만, 촬영이 끝나고 생각해보니 절실했던 지동철이라면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해가 됐다.

처음 ‘용의자’ 시나리오 제안이 들어왔을 때는 왜 거절했나.
당시에는 활약을 앞세운 작품은 하고 싶지 않았다. 또 액션 영화기 때문에 액션적으로 분명히 다이나믹한 창조를 보여줘야 다는 것에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드라마가 없으면 액션이 없다는 생각이 통해 승낙했다. 만약 그런 것이 통하지 않았다면 두 번 세 번 거절했을 것이다.

그래도 공유가 잘 소화 낼수 있을까 걱정 반, 우려 반이었던 것 같다.
촬영 중반인가. 대선배님께서 ‘네가 잘 할 수 있겠어’라는 식의 지적을 해주셨다. 마음 같아서는 ‘저한테도 이런 면이 있어요’라고 할 수 있지만, 제 생각은 보여 줘야하는 게 맞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내게 ‘로맨틱 코미디는 잘 해’라고 하지만 스스로는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 로맨틱 코미디라도 인물의 성격과 상황 집안이 달랐기 때문에 매번 부담을 똑같이 느꼈다. 물론 ‘용의자’는 스케일이나 액션에 대한 것들이 더 있었기에 부담이 더 컸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내가 어느 정도 해낼 거야’거 아닌 ‘그냥 내 한 몸을 던져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일각에서는 공유가 로맨틱 코미디만 하다보니 액션에 대한 갈증이 있었던 게 아니었나 한다.
액션에 대한 갈증은 전혀 없었다. 만약 그랬다면 ‘용의자’ 제안이 처음 왔을 때 거절했을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개인적인 취향상 스케일이 크고 남자 영화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제대 이후 주변에서 ‘액션에 도전해봐라’고 말해줬지만, 장르를 정해놓고 영화를 한다는 것보다는 이야기가 주는 힘과 같이 작업할 감독의 감성이 더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로맨틱 코미디에 최적화된 배우가 없듯이 나 역시 작품 선택할 때 장르의 한정을 두지는 않는다.

특별히 작품 선정시 감독이나 스탭들을 보는 데 이유가 있나. 혹시 안 좋은 경험을 한 적이 있나.
매번 다 좋을 수만은 없다. 나는 좋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우선시 한다. 촬영하는 과정에 의미를 두지, 과정은 생략하고 결과에 의미를 두는 사람은 아니다. 여태껏 했던 작품들을 후회하지는 않지만 모든 과정이 해피하지는 않았다.

공유의 거칠고 파워풀한 액션에 일등공신 원신연 감독.

원신연 감독과 작업하는 것은 어땠나.
감독님의 전작 ‘구타유발자’나 ‘세븐데이즈’를 인상깊게 봤다.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인데,수염에 뿔테 안경에 무술감독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마초적이지 않을까’ 생각 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고 같이 작업해보니 거친 외모 안에 디테일이 있고 여성성이 있었다. ‘구타유발자’가 단순히 센 이야기 아닌 여러 섬세한 요소들이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후에도 그런 부분들을 찾으면서 작품들 속의 퍼즐이 더 이해가 됐다. 9개월 동안 작업을 해보니 감독님이 적극적으로 프러포즈 해준 것이 역으로 고마웠다.

‘용의자’가 액션에 대한 호평이 있는 반면, 빠른 화면에 어지럽고 러닝타임이 길다는 혹평이 있다. 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묻고 싶다.
드라마가 긴 거에 대해서는 관객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관객들 기호에 맞추는 것도 맞지만 너무 그것만 따라가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감독님 역시 러닝타임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셨지만 고집을 피우셨다. 나 역시 길어도 (의도대로) 이게 맞다고 생각한다. 액션적인 부분에서도 컷이 빠르고 게다가 쪼개진 컷이 나뉘면서 액션을 좋아하지 않는 관객들에게는 힘들 수 있다. 그래도 고생한 것들이 표현된 것이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혹평에도 ‘처음 보는 것들은 신선했어’라는 말을 해주신다면 최고의 극찬이 될 것 같다.

그동안 공유는 로맨틱 코미디 대표주자 이미지였는데, 아깝지 않나.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많이 했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당시와 지금을 비교하면 받는 시나리오 양이 다르다. 그땐 그 안에서 최선을 찾다 보니 나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들의 작품이 로맨틱 코미디가 많았다. 그래도 조급함 보다는 차례대로 언젠가는 나에게 오겠지라는 생각이 컸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후배들이 물밀듯이 치고 올라온다. 이러다가 공유에게는 로맨틱 코미디가 끊기는 것은 아닐지.
로맨틱 코미디가 끊긴다 해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치고 올라오는 꽃미남 후배들에게 쫓기거나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은 전혀 없다. 같은 배우 입장에서 보면 새로운 세대들의 등장은 좋은 일이고, 신선한 시너지다.

공유의 뒤를 이을 차세대 로맨틱 코미디 배우를 꼽는다면.

드라마를 잘 안 봐서 생각을 해봐야겠다. 음... 아! 요즘 ‘응답하라 1994’를 김성균 덕분에 본방사수하고 있다. 정말 재밌더라. 케미도 살고. 차세대 배우로 김성균을 추천한다.

김보희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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