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셰프로 데뷔한 ‘짐승돌’ 옥택연
[인터뷰] 셰프로 데뷔한 ‘짐승돌’ 옥택연
  • 이희승
  • 승인 201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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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찍고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영화 데뷔작 ‘결혼전야’에서 셰프 역을 맡은 옥택연

【인터뷰365 이희승】빚은 듯이 잘 생겼다. 훤칠한 키에 반듯한 치아, 개구진 눈매의 조합이 놀라웠다. ‘짐승돌’ 2PM의 옥택연은 멤버들 사이에서 다소 묻히는 느낌이라면 오롯이 혼자일 때는 단연코 튀었다. 그의 스크린 데뷔작 ‘결혼전야’는 그런 점에서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다.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를 시작으로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보여줬던 옥택연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분량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말에 “원래부터 알고 시작한 일”이라며 고른 치아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다. 그는 “권태기인 커플인데다 내 캐릭터가 요리사이다 보니 내부 촬영이 많아 그렇게 느껴졌을 것”이라면서 “삼각관계로 나오는 주지훈씨가 가이드 역할로 활동적인 부분을 맡았다면 난 영화의 내부를 맡았다”고 말했다.
그가 맡은 극중 원철은 주방 보조로 시작해 젊은 나이에 스타 쉐프의 자리에 오른 인물. 7년간 연애한 소미(이연희)와의 결혼을 당연히 여기는 남자다. 겉으로는 여자친구가 무슨 만화를 좋아하는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 모르는 듯 보여도 미묘한 감정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알아차리고 배려한다. 원래는 사랑보다 일이 먼저인 캐릭터였지만 홍지영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옥택연만의 원철을 만들어 갔다고.
그가 극중 내뱉는 “연애와 요리의 공통점은 레시피대로 하면 잘 될 것 같지만 전혀 다른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이라는 대사가 의미 심장한 건 20살 중반의 아이돌인 자신이 걷고 있는 길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가수와 연기라는 전혀 다른 분야를 소화하면서도 그는 정해진 공식에 따르기보다는 현장의 감과 경험으로 채워가고 있다.
“음원이 나오기 전의 희열감도 좋지만 영화가 나오기 전의 기다림도 너무 떨린다”는 옥택연과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본인은 27살에 결혼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이 영화를 찍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들었다.
아버지가 27살에 결혼을 하셔서... 영화가 ‘메리지 블루(Marrige Blue)’를 겪는 커플들의 이야기다 보니 그동안 몰랐던 현실들을 미리 경험하게 됐다. 결혼을 결정하고 난 남녀들이 겪는 심리적인 불안이 이 정도인지는 몰랐다. 종교가 다른 집안이나 나이 차가 많은 커플, 게다가 돌싱인 사람까지 나오지 않나. 굉장히 현질적인 이야기가 들어있어서 기혼자들이라면 ‘맞아 맞아’할 것 같고, 나 같은 미혼들은 막연하게나마 결혼의 현실을 제대로 볼 것 같다. 회사(JYP)에서 시나리오를 먼저 보고는 나에게 ‘이런 영화가 있는데 해볼래?’라고 주는데 흥미로워서 안 할 수가 없었다.


상대 여배우인 이연희의 소속사가 SM이다 보니 시작부터 양대 기획사의 결혼 수준으로 출발했다.
나도 캐스팅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긴 했다. 최근작인 드라마 ‘후아유’까지 많은 여배우들을 많이 만나왔지만, 연희는 동갑이고 생각보다 털털해서 금방 친해진 편이다. 나에게 여배우란 말 그대로 ‘스타’의 이미지라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존재여서 연기할 때 그런 부분을 깨는 게 쉽지 않았다. 연희하고는 대화를 많이 했다.


영화 속에서 상대 배우 이연희와 달달한 러브신을 찍었다.


둘이서 찍은 주방 러브신이 멋졌다.
노출이 없으면서도 야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해서 공들여 찍었다. 그 장면이 좋았다는 반응이 많아서 무대인사하면서 둘이 뿌듯해 하긴 했다.


젊은 나이에 성공한 요리사의 캐릭터답게 짧은 장면이지만 칼질도 수준급이더라.
이런 말하면 좀 재수 없으려나.(웃음) 대식가이면서 미식가라 요리엔 자신있는 편이다. 아주 어려운 음식만 빼고는 직접 요리해서 친구들을 불러다 같이 먹는 걸 즐긴다. 다들 반응이 나쁘지 않고 심지어는 재능 있다는 소리도 듣는다. 짧게 지나가는 장면이었는데 프로처럼 느껴졌다니 다행이다. 대역 없이 직접 내가 썰고 요리했다. 의외의 복병은 다른 신이었다.


어떤 장면이었다.
마술 하는 장면이었다. 그게 나의 첫 촬영신이기도 했다. 수없이 연습하고 성공도 많이 했는데 막상 하려니까 잘 안되더라. 게다가 원철은 영어와 러시아어도 완벽 구사하는 인물이다. 러시아 출신인 구잘 누나 덕분에 흉내는 완벽하게 낸 것 같다. 하지만 촬영 때의 긴장감은 말로 할 수 없다. 하루 전에는 잠도 잘 안 오고. 솔직히 엄청 떨었다.(웃음)


영어야 수준급 아닌가. 어렸을 적 미국으로 이민 간걸로 알고 있다. 의외로 데뷔 때의 이야기는 잘 안 알려져 있다.
아주 간단하게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12살 때 이민을 갔고, 우연히 뉴욕에서 열린 현 소속사의 오디션에 뽑혀 한국에 오게 된 거다. 운 좋게 2PM으로 데뷔해 지금의 삶을 살게 된 거다.


연관 검색어로 ‘보스턴 엄친아’‘상위 5%’가 뜨는 건 알고 있나.
댓글도 빠짐없이 보는 편이고, 솔직히 내 이름으로 검색도 해본다. 그 부분에 대해선 무척 부끄럽다. 왜냐하면......(잠시 생각하더니) 일단 미국으로 간 한국 학생들은 공부로 승부를 보려는 경향이 있다. 나 역시 그랬고. 어린 시절이었지만 집안이 어려워지면서 미국으로 간 건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한 것도 있는 것 같다.


인종차별이나 서러움도 분명 겪었을 텐데.
동양인이 거의 없는 곳이었다. 보스턴에서 외곽으로 40분 정도 떨어진 도시였는데 총 인구가 3천명 정도 됐나. 누구의 집이 어디고, 사촌은 어디에 살고 있는지까지 알 수 있는 소도시였다. 가게의 점원은 모두가 누구의 친인척이나 친구 아버지여서 사고를 치거나 차별이 있을 수 없었다. 그때의 친구들하고는 지금도 연락을 한다. 유튜브를 통해서 내 모습을 보고는 ‘너 몸 많이 좋아졌더라?’고 하더라.


첫 영화에 대한 욕심이 없진 않았으리라 봤다. 그런 면에서는 총 9명이 나오는 ‘결혼전야’를 선택한 건 현명한 거란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옴니버스라고 격이 떨어진다고 보진 않는다. 조화를 이뤄가는 게 중요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거니까. 첫 도전이라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무엇보다 영화 현장이란 걸 경험하고, 그곳에서 좋은 스태프들과 인연을 쌓고, 선배 배우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한 작업이었다. 멤버들이 죄다 와서 봐준 것도 고맙고, 칭찬을 들었다는 것도 좋았다. 솔직히 ‘결혼전야’의 평가는 내가 영화를 10편 정도는 찍고 나서야 감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선택한 첫 영화로서는 아쉬움이 없다.


여러 인터뷰에서는 원철의 감정이 너무 쿨하게 나와서 서운하다고 했던데.
결혼식 당일 너무 착하게 소미를 보내주지 않나. 원래는 그 부분에 관련한 감정 신을 많이 찍었다. 영화에 실리진 않았지만.(웃음) 나는 원철이 결혼과 동시에 일을 관두게 하는 거나 ‘의리’ 때문에 산다고 말하는 것들이 남자로서 이해가 됐다. 7년간 접시닦이 시절부터 만나왔던 소미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이제는 안락한 생활을 주고 싶었던 거 아닐까. 그리고 남자로서 책임감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겠나. 원철은 그런 면에서는 정말 멋진 남자다. 원철을 내 첫 영화 캐릭터로 만난 걸 감사할 정도로.


영화를 찍으면서 옥택연은 결혼에 대한 생각이 살짝 바뀌고 있는 중이다.
배우로서 롤 모델이 있나.
없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장점만 가져오기에도 벅찰 것 같다.


지금 보니 사이코패스 역할이 어울릴 것 같다. 스릴러 장르에 적역인 외모다.
그 이야기만 두 번째 듣는다.(웃음) 사실 ‘파괴된 사나이’의 (엄)기준이형 캐릭터를 워낙 좋게 보긴 했다. 형이 잘 하기도 했고, 끌리는 캐릭터였다. 언젠가 그런 연기를 해보고 싶다.


2PM 멤버들 중 처음으로 시도한 게 많다. 연기도 그렇고 피처링도 백지영과 최초로 시도해 대박을 터트렸다.
일단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도전을 할 때마다 맨땅에 해당하는 기분이었고, 시도하고 나서 결과는 하늘에 맡겼으니까. 내가 잘 해야 나머지 멤버들, 혹은 다른 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뒤에서 걸어올 때 길을 열어놔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었다. 다음 사람이 편히 시도할 수 있게끔 하고 싶었다.


2PM 멤버로 또 배우이자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한 가지 길을 선택하게 될 순간이 올 텐데.
멤버들 모두 각자의 생활을 하고 있긴 하지만 40대가 되서고 2PM으로 존재한다는 건 확실하다. 물론 지금 같은 아크로바틱 안무를 소화하기엔 힘들겠지만.(웃음) 일단은 2014년까지의 스케줄이 꽉 차 있는 상태다. 내가 그린 고양이 그림인 ‘옥캣’의 사업 구상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가끔은 개인 옥택연의 삶이 없어서 불만도 없지 않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니 즐기면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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