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대표 엄친아 ‘토르’ 톰 히들스턴
영국의 대표 엄친아 ‘토르’ 톰 히들스턴
  • 이희승
  • 승인 201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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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에는 내가 누군줄 아무도 몰랐다”

【인터뷰365 이희승】영국 배우들 특유의 매력은 끝도 없지만 이 남자만큼은 특별하다. 한국으로 치자면 재벌집 외아들에 과학고 출신에 서울대 법대를 우등으로 졸업해 취미로 한 연기에 빠져 국립극단에 들어갈 정도의 실력을 갖춘 케이스랄까.
유달리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이튼스쿨과 케임브리지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한 톰 히들스턴의 존재감은 왕립연극학교에서 다져진 단단한 연기력이 증명한다. 세익스피어에 미쳐 연극에 빠졌던 그는 작지만 특별한 영화로 자신을 증명하기 시작했고, 곧 블록버스터인 ‘토르’의 출연 기회를 잡는다. 영화의 주인공은 근육질 미남인 크리스 햄스워스였지만 여성들의 동생인 로키에게 쏠렸다. 심약한 듯 보이지만 악에 가득 찬 배다른 동생 로키에 매료된 팬들은 마블이 톰 히들스턴과 연이어 세 작품이나 계약할 정도로 대단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에 ‘토르; 다크월드’ 홍보차 내하난 그는 자신의 인기를 피부로 실감한다. 그는 “3년 전 부산영화제에 왔을 때는 아무도 날 알아보지 못했지만 이번에 인천공항에 내리니 500여명의 여성들이 날 둘러싸고 있었다”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새벽 4시에 도착한 공항에서 자신만을 기다린 팬들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에 이번 한국 방문이 더더욱 남다르다고.
일정이 끝나면 바로 고향인 영국행 비행기를 탈 거란 그는 “한국에 꼭 다시 오고 싶었다. 이유? 노래방이 안 잊혀져서..(웃음)”


신화에서 로키는 질투와 야망의 대가이다. 실제 당신이 질투를 느끼는 순간이나 존재가 있다면,
일단 질투심이라는 게 건강한 정신 상태는 아니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세익스피어의 ‘오셀로’의 한 장면을 읊자면 “내 왕이여. 질투를 주의하소서.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농락하고, 잡아먹는 초록눈의 괴물입니다"라는 대사가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질투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굳이 내가 시기하거나 동경을 느끼는 대상을 말한다면, 타고난 육체적 본능이 남다른 사람들이다.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처럼 노래를 잘 하고 싶다던가 우사인 볼트처럼 발이 빠른 사람. 나는 내 스스로에 대해 만족하고 내가 특별한 존재라는 걸 믿는 편이다. 어떻게 보면 질투라는 감정은 아이 같은 거다. 교육을 통해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토르; 천둥의 신’(2011), ‘토르; 다크월드’(2013)에서 연이어 호흡을 맞추고 있는 톰 히들스턴과 크리스 햄스워스


애초 오디션 때는 토르 역할에 지원했었다고.
아마 영국의 금발에 근육질 몸매를 가진 배우들은 모두 몰렸을 거다. 나도 실제는 금발이서 토르 역에 응시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로키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토르 역을 맡은 크리스 햄스워스가 워낙 잘 하지 않나. 그 이후로 단 1초로 토르 역할에 끌리지 않았다.


극중 로키를 연기할 때는 어떻게 설정했다.
질투하는 아이의 상태라고 봤다. 어렸을 때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속여졌고 어른이 되어 진실을 알게 되지 않았나. 그걸 수용하지 못하고 왕자로서의 권리가 거짓임을 깨닫고 배반을 하는 캐릭터라 질투를 폭발하듯 연기했다. 배우로서는 이런 감정의 분출을 경험한다는 게 좋은 도전이었다.


외향적으로는 그렇게 큰 카리스마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게 더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힘들었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책이나 영화들에서 악역들은 대체적으로 치명적인 매력 같은 게 있더라. 내가 들은 말 중에서 기억나는 게 “악마가 가장 매력적인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다. 로키 역할에 그런 악한 근성에 연약함을 더하고자 했다. 그래야 관객들이 내가 나쁜 짓을 했더라도 그가 가진 상처를 먼저 보게 되고 공감하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그가 악행을 일삼아도 심리적인 공감대를 맞춰주고 싶었다. 로키는 토르를 위해 존재하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토르 없이 로키는 존재하지 않고, 로키 역시 토르가 없다면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둘은 빛과 그림자, 태양과 달 같은 입장이라고 봤다.


스스로 세계적인 인기를 절감하는 편인가.
난 행운아다. 런던의 연극무대에서 경험을 쌓다가 예술영화로 넘어간 게 시초였다. 그러다 1년간 4개의 작품이 몰리더라. 그렇게 찍은 게 ‘워 호스’‘미드나잇 파리’ ‘더 딥 블루씨’ 등이다. 정말 정신없이 시간이 갔다. 내 궁극적인 목표는 관객과 호흡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는 거다. 내가 존경하는 배우들은 모두 자신만의 균형을 잘 잡는다. 일례로 같이 ‘어벤져스’에서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대작들 말고도 소규모 영화에도 자주 출연한다. 나도 그런 기회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나에게 러브콜을 한 젊은 감독이 다음에 명감독으로 성장할지도 모르지 않나. 나는 그 기회에 대한 가능성을 크게 열어놓는 편이다. 이런 다양성이 배우로서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게 내 즐거움이기도 하고.(웃음)


‘히들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는 이튼스쿨-케임브리지대학 출신의 엘리트 배우다.

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3년 전 부산과 지금은 어떻게 다른 것 같나. 그때 새벽까지 노래방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들었다.
그때는 유럽 영화를 홍보하는 팀과 함께 왔고 아무도 내 존재에 대해서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의 환대는...정말 감동했다. 그 시간(새벽 4시)에 그 정도의 인원이 모인다는 건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부산에서 노래방에 간 건 사실이다. 밤 12시쯤 갔는데도 대낮처럼 환하더라. 거기서 새벽까지 노래를 불렀다. ‘스탠 바이 미’를 불렀던 기억이 난다.(웃음)


‘히들이’라는 애칭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나의 누이들이 가장 좋아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들기도 하고. 누이들 역시 배우로 활동 중인데 나의 이런 특별한 경험들을 부러워할 것이다. 로키는 우아하면서도 교만하고 자존심이 세다. 나는 그 안에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려고 했다. 한국 팬들이 이런 점을 잘 봐줬으면 한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정확한 한국 영화의 제목을 알고 있어서 놀랐다.
틸다 스윈튼과 꽤 친한 사이라서 한국영화 분위기와 스태프들의 돈독함은 익히 듣고 있었다. 그녀와 함께 짐 자무시 감독의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 남는다'에 출연하면서 봉준호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올드보이’를 인상 깊게 봤다. 아직 ‘설국열차’는 보지 않았고,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은 특히 좋아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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