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와 싱크로율 100% 애쉬튼 커처
잡스와 싱크로율 100% 애쉬튼 커처
  • 이희승
  • 승인 2013.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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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의 과일식이요법 따라하다 병원에 실려갔다”

【인터뷰365 이희승】스티브 잡스는 지구에 ‘애플’이라는 종교를 만든 ‘교주’이다. 그를 추종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잡스교도’라고 부르며 그가 만든 아이폰과 아이팟, 아이패드를 사고, 쓰고, 음미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미혼모의 아들이었으며, 대학은 중퇴하거나 거의 다니질 않았다. 애플의 탄생지는 양아버지의 차고였다.


여기까지가 수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야기다. 그가 괴짜 보스였고, 주변사람을 끝까지 믿지 않았으며 죽는 순간까지 산소호흡기의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든다고 착용을 거부했다는 사실은 그의 자서전에서 자세히 나온다.


아이러니하게도 책과 뉴스에서 나온 스티브 잡스는 그를 ‘인간’으로 보게 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영화 ‘잡스’에서는 친부에게 버림받고, 혼외자식이 있으며, 자신이 세웠으나 결국 쫓겨나야 했던 불운의 ‘한 남자’ 잡스를 조명한다.


지난 29일 개봉한 영화 ‘잡스’는 캐스팅 단계부터 ‘할리우드 망나니 애쉬튼 커처가 어떻게 천재인 스티브 잡스를 연기 하겠느냐?’는 원성이 자자했다. 하지만 커처는 영화에서 기대 이상의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국내 시사회 이후 이 영화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지만 적어도 ‘커처의 잡스화’가 완벽에 가까웠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듯하다.


영화가 개봉했으니 이제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온전히 관객의 몫이다. 영화를 본(볼) 관객들에게, 애시튼 커처가 인터뷰365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잡스와의 만남’을 이야기했다.


평소 스티브 잡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나.
스티브 잡스가 죽었을 때, 이상한 기분을 느꼈는데 그것이 무슨 감정이었는지 알지 못했다.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지?’라는 생각과 함께 내 인생이 스티브 잡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부터 잡스에 대해 알 수 있는 것들을 전부 다 찾아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내 생각에 잡스의 결정적인 특징은 목표만을 바라보는 성격과 다른 사람들이 YES라고 할 때 NO라고 할 수 있는 힘인 것 같다. 그가 집중했던 목표는 소비자들의 만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것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누구보다 사람들이 체감하는 품질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다. 그는 최고의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일생을 다 바쳤고 지금 이 시점에서 봤을 때 그는 그 꿈을 달성해낸 것 같다.


스티브 잡스 역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
스티브 잡스라는 천재적인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처음엔 가장 두려운 부분이었다. 내 연기 인생에서 한 번도 이 같은 역할에 도전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스티브 잡스를 아주 많이 존경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링컨 대통령이 살아서 걸어 다니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잡스가 살아서 걸어 다니는 모습을 봐왔다. 그래서 더욱 특별했고 이 영화가 나의 영웅 스티브 잡스에게 부끄럽지 않은 영화가 되기를 바랐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세상이 아는 스티브 잡스 외에 인간 스티브 잡스에게서 발견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은 때때로 삶 자체가 방해가 된다고 느끼기도 한다. 그들이 몰두하는 것만큼 다른 사람들이 그 일에 집중하지 않을 때 그 사실에 무척이나 화를 내곤 한다. 나는 잡스가 때때로 사람들에게 비호감으로 비춰진 것도 그가 일 자체에 엄청나게 몰두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최신 기술에 보다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바로 그 일 말이다. 잡스는 그의 일에 대해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간혹 주위 사람들에게 폭력적이었지만 나는 이 또한 우리 모두가 일부분 가지고 있는 기질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무언가를 창조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잡스를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그의 직원들로부터 90% 이상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잡스는 일하는 사람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때, 그들이 만드는 제품 역시 더 나아진다고 믿었고 프로 스포츠에서 선수들의 역량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선수들에게 고함을 치는 팀 코치와 같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잡스’의 장면들. 영화는 도입부에 잡스가 아이폰을 소개하는 장면을 롱샷으로 시작해 히피 시절의 잡스, 스티브 위즈니악과 처음 애플을 시작했을 때, 회사가 커지면서 겪는 갈등 등을 연대기적으로 그리고 있다.


영화 속 캐릭터로서의 잡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배우로서 배워야 할 첫번째 원칙은 절대 그 캐릭터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이기에 어떤 결정을 내리거나 선택을 할 때 모두 결점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항상 우리가 하는 행동이 올바르고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스티브 잡스의 태도가 무척이나 직설적이고 불친절하게 보여지는 부분들이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부분들이 그로 하여금 이처럼 놀라운 제품들을 만들 수 있게 했다고 생각한다. 완벽에 대한 욕구나 자기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욕망 또한 우리가 이제까지 써 왔던 놀라운 제품들을 창조할 수 있도록 만든 힘이다.


잡스 역할을 위해 특별히 노력한 점이 있다면.
그의 과일 식이요법을 따라 했다. 하지만 영화를 촬영하기 이틀 전에 병원에 실려가는 걸로 끝이 났다. 췌장이 거의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까지 갔었는데 정말 끔찍한 경험이었다. 평소 스티브 잡스를 존경할 뿐만 아니라 스카이프와 포스퀘어 등에 많은 투자를 할 정도로 잡스와 IT 기술 전반에 관심이 많았다. 캐스팅이 확정된 후에는 모두 합쳐 100시간이 넘는 분량의 스티브 잡스 영상들을 찾아보며 더 많은 연구를 했다. 영화를 준비할 때 난 내가 투자한 신생 벤처기업 일을 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배우고 경험한 것을 스티브 잡스를 연기하는데 있어 표현할 수 있었다.


잡스의 매너리즘과 슬럼프에 대해서는 어떻게 접근했나.
나는 그를 존중하고 싶었다. 그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인물이기 때문에 그를 닮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에 관해 알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배우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에 관한 책을 읽거나 비디오를 보고 사람들이 그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들을 모두 찾아 들었다. 대본은 다른 방식으로 참고가 되었다. 나는 그가 존경하는 기업가들에 대해 공부하고, 그가 들었던 음악이나 먹었던 음식들을 먹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그가 걷는 방식대로 걷고 싶어 버켄스탁을 신거나 때론 신발을 신지 않은 채로 하루에 1시간씩 걷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의 성격 중에 당신과 비슷한 점들이 있다면.
나도 최신 기술을 좋아한다. 생화학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 학교에 갔지만 엔지니어링에 관해 알게 된 건 극히 일부분에 불과했다. 그래서 오히려 예술이나 창조적인 활동에 대한 열정이 생겼다. 나는 잡스 역시도 예술을 이해하고 이에 감사할 줄 알았던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생각하는 ‘잡스’는 어떤 영화인가.
“‘당신이 사는 동안, 당신의 인생을 벽에 부딪히지 않기 위해 애쓰느라 시간을 보낸다면, 당신의 인생은 그저 당신이 가진 만큼의 것만 누리면서 살게 될 겁니다. 하지만 당신의 인생이 그보다 훨씬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당신이 삶이라고 부르는 당신 주위의 모든 것들이 사실은 당신보다 똑똑하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 졌다는 것, 그 아주 작은 진실만 알게 된다면 바꿀 수 있습니다. 영향을 주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당신만의 무언가를 만들 수 있을 것이고 그걸 다른 사람들이 따라 쓰게 될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왜 이 영화가 만들어져야 하는지 정확하게 깨달았다. 사람들이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 나도 어린 시절 ‘내가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 볼까?’, ‘어떻게 바꿔 볼까?’ 라고 생각하는 대신 ‘이 안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가지?’ 라고 생각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남에게 위임해 버린 거다. 그런 지점에서 이 영화는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왜 그토록 특별한 사람인지, 무엇이 우리와 다른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려 주는 영화다.


애시튼 커처와 스티브 잡스의 데칼코마니. 어느쪽이 커처이고 어느쪽이 잡스인지 구별하겠는가.
당신이 연기한 스티브 잡스에 대해 관객들이 무엇을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나.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각자 삶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 잡스보다는 조금 더 친절하고 여유로운 방식으로 말이다. 그렇지만 내 궁극적인 목표는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 놀라운 일들을 해 나갈 수 있도록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영감을 주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번 역할에서처럼 극적이고 진중하면서 어두운 역할을 맡을 생각이 있는지.
글쎄 잘 모르겠다. 나는 그저 최고의 감독들과 함께 일하면서 내가 가진 베스트를 보여주기 위해 계속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는 운 좋게도 꽤 보수를 많이 받는 TV쇼에 출연하고, 지난 몇 년 동안 기술 쪽과 관련한 회사에 투자하는 일도 함께 해 왔다. 그래서 금전적으로는 고민할 필요가 없고 내 커리어 목표에 부합하는 역할을 고를 수도 있게 되었다. 일을 위해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의 열정과 욕심에 의해 연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유롭지만 이 사실이 가끔 스스로를 옥죄기도 한다. 당신이 원하는 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할 때, 그건 반드시 잘 해내야 한다는 뜻도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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