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시움’ 침투하는 제임스 본, 맷 데이먼
‘엘리시움’ 침투하는 제임스 본, 맷 데이먼
  • 이희승
  • 승인 2013.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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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영화를 한 건 훌륭한 영화학교에 다닌 셈”

【인터뷰365 이희승】‘낙원’을 뜻하는 엘리시움이란 우주 정거장이 있다. 선택받은 1% 부자들만의 공간으로 부유하고, 고통이란 없는 곳이다. 암에 걸려도 스캐닝 한번이면 완치되는 시스템을 자랑하는 이 곳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 2154년을 배경으로 한다. 2009년 SF영화 ‘디스트릭트 9’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 닐 블롬캠프 감독이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 지구에 사는 한 남자가 있다. 암에 걸려 5일밖에 살 수 없어서 우주 최강의 경비시스템을 자랑하는 엘리시움에 침투하게 된다. 겉으로 보는 스토리는 자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지만 헤어진 여자친구와의 멜로, 거기다 가난과 전쟁, 질병 없는 유토피아에 들어가려는 인간의 욕망이 실감 넘치는 액션과 함께 선보인다.
특히 고난도 액션을 위해 수준 높은 스턴트 교육과 11kg에 달하는 원격 제어복을 입고도 액션 연기를 소화한 맷 데이먼의 연기는 ‘엘리시움’을 보는 또다른 재미다. 1998년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주연을 맡은 ‘굿윌헌팅’으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의 각본상을 수상한 이 지적인 배우는 수많은 필모그라피 중에서 ‘본’ 시리즈와 ‘오션스 일레븐’ 등 치밀한 두뇌게임이 녹아든 영화에서 빛나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할리우드 여배우들과의 염문보다는 일반인 여자친구와의 오랜 연애 끝에 결혼,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맷 데이먼의 일상은 그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배우로서의 존재감이 정치적인 부분까지 미치는 걸 경계하고, 자신의 필모그라피를 “최고의 영화학교에 다닌 기분”이라고 말하는 그는 ‘모범생 이미지’를 오롯이 뽐냈다. 4명의 딸과의 일상이 최고로 행복하다는 맷 데이먼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기자회견장에서 만나봤다.


한국 첫 방문 소감은 어떤가.
(한국말로)안녕하세요. 한국에 오게 돼 정말 기쁘다. 어제 저녁에야 도착해서 호텔 밖은 못나갔고, 시차 적응중이라 야경밖에 못 봤다. 그 사진을 아이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했다. 예상했나. 캐릭터에 대해 간단히 말한다면.
솔직히 1등을 바라긴 했다.(웃음) 영화는 몇 년 전 이야기를 들었다. ‘디스트릭스 9’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감독의 연출력을 보고 같이 일하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찾아왔다. 나에게 그래픽 노블과 이미지 책을 보여주더라. 독창적인 이미지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연기하기 쉬웠다. 캐릭터보다 스토리를 먼저 알고 가면 영화를 보는 재미가 더 클 거다. 지구 위의 궤도를 도는 정거장에 부자들이 살고, 지구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내용이다.


아시아에서 한국을 오기로 결정한 이유가 있나.
한 번도 한국에 안 와봤기 때문에 스튜디오인 소니에서 아시아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할 때 정말 기뻤다. 이미 할리우드에서는 한국시장이 점점 커지고, 중요한 곳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다. 이번이 처음인 만큼 기회가 된다면 가족들과 함께 오고 싶다.


‘엘리시움’의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맷 데이먼은 근육량을 키우고 문신 등을 했다.


전작에 비해 액션 스케일이 큰데 어떤 면이 이 작품 출연을 결정하게 했나.
나의 경력이 어느 정도 됐기 때문에 감독만 보고 영화를 찍을 수 있다. 훌륭한 감독은 색다른 영화를 찍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 출연한 것은 당연히 닐 블롬캠프 감독 때문이었다. 앞에도 말했지만 감독이 이미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 놨기 때문에 배우로서 연기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각본가로도 명성을 얻었는데 감독은 생각없나.
물론 감독을 해보고는 싶다. 지난 15년 동안 운이 좋아서 전세계 최고의 스태프들과 작업을 했고,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훌륭한 영화학교에 다닌 셈이다. 사실 연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랜 시간 했었다. 작년에 각본을 쓴 영화가 있었지만 제작과 주연을 맡는데 그쳤다. 딸들 4명이 너무 어려워서 스케줄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영화의 주제가 심오하다. 초호화 우주도시를 배경으로 했지만 사회적 풍자도 대단한데...
‘엘리시움’은 오락영화다. 한마디로 여름용 블록버스터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며 즐기다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엘리시움’은 결정적으로 빈부격차라는 메타포를 다룬다. 미래를 다루고 있음에도 지금의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과제를 남긴다. 팝콘을 먹으려 즐겨 주셨으면 한다.(웃음)


관객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배우로서 작품을 고르는데 신중할 것 같다.
할리우드에 있는 사람들이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신념을 가진 사람이 언제 일을 하는지가 중요하다. 지금은 인터넷의 세상이고 신문들이 디지털화 되어 있기 때문에 배우들의 삶이 회자되는 거다. 배우들이 정치적인 면까지 진출하는 건 관객들이 별로 안 좋아할 것 같다.


한국에 대해 아는 게 있나. 실제로 보니 근육량도 상당하다.
딸이 네 명이나 되기 때문에 ‘강남스타일’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 싸이를 만나진 못했다. 다행히 미국엔 싸이 모창 가수들이 정말 많다.(웃음) 내가 맡은 맥스 캐릭터는 삭발에 근육질에 문신이 많았다. 하루에 4시간씩 트레이너와 훈련해야 했다. 근육량을 키웠고, 다이어트를 수개월간 했다. 그 덕분에 좋아하는 음식을 하나도 못 먹었다.


정치적인 입장은 꺼려하지만 사회적인 운동에 관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특히 에이즈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정확히 말한다면 주로 깨끗한 물과 위생 시설을 개발도상국에 공급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게 얼마나 큰 문제인지를 깨닫고 있다. 21초에 한 명씩 아이가 사망한다고 한다. 이건 예방가능하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사람들이 좀 더 여기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홈페이지는
www.water.org’


함께 내한한 공연 배우 샬토 코플리와 함께 맷 데이먼은 기자회견 내내 유쾌하고 성의있게 질문에 답했다.


한국에서는 특히 ‘본’ 시리즈로 인기가 많다.
평소에도 제임스 본처럼 멋있게 살고 싶다.(웃음) 아까도 말했지만 난 감독을 보고 작품을 선택한다. 소더버그 감독의 경우 7번이나 함께 했다. 어떤 사람들은 작품을 결정할 때 예산이나 캐릭터를 따지지만 나는 믿는 감독이라면 믿고 따르는 편이다.


‘엘리시움’에 대해 이것만은 놓치지 말라고 할 것이 있다면.
영화의 시각효과가 많기 때문에 후반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실제 촬영은 2011년에 이뤄졌다. 기억에 남는 촬영은 내가 데이터를 훔칠 때 격투신이다. 이 신은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쓰레기장에서 찍었다. 로케 장소가 어려운 곳이어서 고생은 많았지만 바로 그 점이 ‘엘리시움’의 주제를 뜻하는 것 같다. 현장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현장의 사기만큼은 최고였다.


함께 영화를 하고 싶은 한국 감독이 있나.
박찬욱 감독님이 불러 준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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