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르마이’ 목욕탕 설계사 아베 히로시
‘테르마이’ 목욕탕 설계사 아베 히로시
  • 이희승
  • 승인 201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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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로마인 연기하는 것이 재미있고 어려워”

【인터뷰365 이희승】지난해 일본에서 흥행 2위를 기록한 영화가 있다. 1위도 아니고 2위가 뭐가 그리 대단한 거냐고 반문할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 꽤 재밌다. 바로 ‘테르마이 로마이’란 영화다.
대부분의 일본 영화들이 그렇듯이 이 작품은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역사에도 기록된 화려한 로마의 목욕문화가 사실은 타임슬립을 거쳐 일본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출발했다는 발칙한(?) 상상이다. 일본영화 사상 첫 불가리아 로케를 감행하며, 고대 로마의 콜로세움을 실제 크기로 만들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일본국민들의 만화 원작 영화 사랑은 남다르지만 이 영화는 1편의 흥행에 고무돼 지금 2편 제작에 돌입한 상태다.
한 가지 더 재미있는 건 이국적인 로마인으로 등장하는 일본 배우들이 자국에서 알아주는 서구형 미남으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현지 외국 스태프들이 그들을 보고 “일본인이 맞냐?”고 했을 정도라고. 그 중심에는 일본의 알아주는 미남배우인 아베 히로시가 있다. 너무 잘생겨서 데뷔 후 연기력이 평가절하됐던 이 배우는 꾸준한 노력을 거쳐 연기와 외모도 되는 몇 안돼는 스타 배우로 군림하고 있는 상태. 고대 로마 공중목욕탕 ‘테르마이’ 건축설계사 루시우스로 분해 진지하지만 코믹한 연기를 선보인다.
지난 7월 18일 국내 개봉해 작은 영화관에서 꾸준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테르마이 로마이’의 아베 히로시를 국내 최초 이메일 인터뷰로 만나봤다. 가벼운 질문에는 진지하게, 예민할 수 있는 질문에는 간결한 대답이 돌아왔다. 무심하고 무뚝뚝한 본인의 성격이 진하게 묻어났다.
국내 영화 수입사 관계자의 말로는 ‘단답형이지만 (소속사를 통해서가 아닌) 아베 히로시 본인이 직접 적어 보내왔다’라며 한국 관객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영화를 보니 주인공 루시우스는 ‘아베 히로시가 아니면 누가 할까?’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 로마인처럼 나왔다.
도전할 의지가 생기게 하는 작품이었다. 일본인이면서 외국인을 맡는다는 것 자체가 이번 연기에서는 가장 어려운 점이었다. 처음에는 머리를 염색하거나 화장으로 얼굴을 진하게 할 생각을 했지만 의상 피팅 과정에서 감독으로부터 "그대로도 괜찮아요"라는 말을 들어서 복잡한 기분도 들더라. 그래서 겉으로 보이는 모습보다 행동이나 말투, 반응 등에 관해서 ‘고대 로마인이라면 어떻게 할까?’하는 것을 골똘히 생각했다. 이 영화는 진지하게 하면 할수록 웃기고 재미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의외로 벗는 장면이 꽤 많아서 놀랐다. 평소의 체중이나 체형관리는 어떻게 하나. 그런 노출 장면에 부담감은 없었는지.
알몸으로도 동양사람(아시아인)으로 보이지 않도록, 우선은 몸집을 키우고 서양인처럼 보이도록 노력했다. 로마가 아닌 일본 목욕탕 장면을 촬영할 때에는 지진 직후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남아 준 많은 외국인 엑스트라의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 촬영했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2편도 제작된다고 들었다. 자신이 루시우스라면 이것만은 꼭 목욕탕에 건설하겠다라는 아이디어가 있나?
글쎄...


목욕탕을 주제로 고대 로마와 현대 일본을 넘나드는 설정의 ‘테르마이 로마이’


일본 영화는 시리즈가 빈번히 제작되고, 특히 만화 원작인 작품이 사랑도 많이 받는데 일본 영화만의 저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꽉 막혀있는 느낌이 감도는 시대에 있어, 세상이 뻥 뚫리는 웃음을 찾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2편은 촬영이 무사히 끝나 현재 마무리 단계다. 전작보다 더 스케일을 키웠다. 이번 일을 위해 만든 고대 로마의 오픈 세트장이 어찌나 장대한지 놀랐을 정도로. 세트장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강력해졌으니 한국 관객들도 부디 기대해주시기 바란다.


그렇다면 원작을 읽고 연기에 참고했던 점이 있나.
원작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하지만 만화와 영화에서는 표현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는 원작에 끌려 지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그보다는 실사로 만들어도 설득력을 갖도록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점에 주력했다.


극중 루시우스가 현대에 와서 시설에 놀라는 장면이 재미있더라. 특히 비데가 등장하는 장면이 가장 웃기던데.
지금까지의 경력에서 그런 장면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마음껏 즐기면서 연기했다. 고지식하게 연기하면 할수록 웃음이 더욱 커지기 때문에 연기하는 것 자체에는 진지하게 임했다. 다들 그 장면을 좋아한다.


영화 속에서 루시우스는 항상 참신한 발상을 간절히 원한다. 본인 자신은 어떤가.
항상 영화에서 그 부분을 찾으려고 한다. 배우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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