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터줏대감 한국계 배우 성강
‘분노의 질주’ 터줏대감 한국계 배우 성강
  • 이희승
  • 승인 2013.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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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우들은 고집세고 독해서 할리우드에서 잘 버틴다”

【인터뷰365 이희승】흔히 ‘킬링타임’용으로 불리는 영화가 있다. 죽기 전에 봐야 할 명작 100편식의 감동은 없더라도, 편안히 극장에 찾아 가장 먼저 시간이 되는 영화를 아무 생각 없이 빠져들어 보다 나오는 영화를 일컫는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바로 그런 억울한 누명(?)을 쉽게 쓰는 영화다.
22일 개봉한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은 정부의 추적을 피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던 도미닉(빈 디젤)이 죽은 줄 알았던 연인 레티(미 셀 로드리게즈)를 찾기 위해 베테랑 정부 요원 홉스(드웨인 존슨)와 손을 잡고 멤버들을 소집, 범죄 조직과 맞선다는 내용이다.
할리우드에서 벌써 6편. 미국에서 25년 장수 시리즈인 ‘다이하드’가 고작 5편인걸 감안할 때 5편까지 전 세계적으로 16억 달러의 수익을 돌파한 ‘분노의질주’가 가진 프랜차이즈의 힘은 남다르다. 출연 배우들이 점차 인지도를 넓혀가고, 여전히 등장한다는 것이야말로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이 가진 최대의 장점이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는 한국계 배우 성강이 출연하고 있다. 3편부터 이번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까지 다른 주연배우들과 함께 붙박이 출연 중이다. 그는 특유의 젠틀함으로 ‘아이언맨3’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장고’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내로라 하는 내한 스타들의 윙크에도 별 반응 없던 취재현장의 여기자들을 매료시켰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시리즈의 대표 배우로 자리잡았다.
먼저 저스틴 린 감독에게 감사한다. 감독이 동양 사람이라서 그런지, 나를 전형적인 동양인으로 만들지 않았다. 대부분 동양인은 영화 속에서 쿵푸 액션을 하거나 컴퓨터 작업을 하는 천재 캐릭터로 많이 나온다. 또한 한국인이라면 보통 못되고 야비한 북한사람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저스틴 린 감독은 나를 한 인간으로 멋있게 그려줬다. 특히 백인과 사랑하는 역할로 만들어줘서 더욱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었다.(웃음)


다른 시리즈보다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들었다.
시리즈의 3편격인 ‘패스트 & 퓨리어스-도쿄 드리프트’를 시작할 때 배우들과 이미 한가족이 됐다. 그래서 4, 5편은 가족처럼 찍었고 6편 역시 그랬다. 빈 디젤이나 폴 워커 등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매일 행복했다. 그리고 남자들은 대게 이런 액션 영화를 좋아하지 않나? 스턴트 팀도 잘해서 배우들이 편하게 촬영했다. 보통은 힘들었다고 많이 말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거짓말하기 싫다."


이국적인 로케이션도 많은데, 그런 분위기라면 다음 시리즈에서 한국에서의 촬영도 기대해도 좋나?
솔직히 힘든 이야기다. 우리 영화는 카체이싱이 많은데 아직 국내에서는 레이싱 자동차를 만들지 않아 촬영하기 힘들다. 일본은 스트리트 문화가 많이 정착돼 가능했던 일이다. 아마도 레이싱 문화가 발달 된다면 서울도 분명 로케이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분노의 질주7'도 출연하는 것인가?
이미 7,8시리즈까지 제작이 계획되어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해도 만족한다. 만약 죽게 되고 다시 등장한다면 팬들에게도 안 좋을 것 같다. 나는 멋진 캐릭터로 나와준 것만으로도 배우로서 성공한 셈이다.


'분노의 질주:더 맥시멈’에서. 그는 감독이 자신을 한 인간으로 멋지게 그려줬다”고 말한다.

영화 홍보차 내한했던 성강. 매력적인 웃음과 젠틀한 매너로 취재기자들을 매료시켰다.


한국 배우의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 할리우드를 보면 동양인 배우는 거의 한국계가 많다. 나도 궁금했다. 분명 일본이나 중국사람들이 먼저 왔는데 왜 남는 건 한국사람인지. 아는 지인에게 물어봤더니 한국사람들 특유의 고집 때문이라고 하더라. 한국사람들이 고집이 세고 독해서 할리우드에서 잘 버틴다고 했다(웃음). 할리우드가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운 곳이다. 그곳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나는 한국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잘 버티는 것 같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한이 있지 않나? 그런 요소들이 할리우드에서도 통하는 것 같다. 가장 큰 요인은 한국 사람들이 예쁘고 잘생기지 않았나? (웃음).


한국계 배우로 성공하기까지 어려웠던 점은?
보통 동양인, 한국 사람이라서 힘들다는 말을 하는데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할리우드는 백인, 흑인 모든 배우에게 힘든 길이다. 동양 사람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은 없다. 이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나? 나도 힘들게 이 자리까지 왔고 많이 배웠다. 배우는 배고파야 힘든 시간도 잘 버티고 연기도 좋게 나온다. 동양 사람이라서 힘들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생각보다 우리말을 잘한다.
잘 못한다(웃음). 한국 지인을 만났을 때 '한국 사람이면 말을 잘해야 한다'고 혼쭐이 난 적 있어 이후 열심히 배웠다. 아내도 한국 사람인데 아내 덕분에 많이 늘었다. 아내가 한국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한다. 나도 덩달아 많이 봤다. 최근엔 KBS2 '아이리스'를 봤고 한국 영화도 많이 본다. '아저씨' '도둑들'도 재밌더라. 이병헌이 나온 영화는 전부 본다. 그가 나오는 영화는 다 재밌다. 한국 영화를 자주 봐서 욕도 잘한다.(웃음)


한국영화에 출연하면 어떤 역을 하고 싶나.
평소 송강호와 닮았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는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송강호의 아들 역으로 나오는 건 어떠냐는 제의도 받는다.(웃음)"


당신의 인지도나 발음, 열정을 봐서는 조만간 한국 감독과의 작업도 기대된다.
'아저씨'의 이정범 감독, '스토커'의 박찬욱 감독이 러브콜을 한다면 바로 뛰어가겠다. 개런티를 안 받고 할 생각도 있다. 꼭 좀 전해주길 바란다.


한국 팬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길 바라나?
욕심은 없다. 마음 착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좀 더 바란다면 한국 사람으로서 미국에서 수고하고 있다는 정도. 그거면 충분하다. 나의 나라에 와서 보여주고 싶은 건 할리우드에서 스타처럼 사는 모습이 아니다. 한국사람이 미국으로 가서 열심히 하고 연기도 잘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한국 배우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할 때 도움이 됐다는 소리도 듣고 싶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성공한 것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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