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녹지로 바꿀 혁명적 신소재 개발중인 이선하 교수
사막을 녹지로 바꿀 혁명적 신소재 개발중인 이선하 교수
  • 김두호
  • 승인 2010.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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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참여한 성주참외, 의성흑마늘 특성화사업 주역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산업도시 구미와 인접해 있는 경운대학교는 경북 대구지역의 산학협력 중심대학이라는 점을 특색의 하나로 꼽는다. 경운대 이선하 교수(54 보건환경학)는 대구경북창업협의회 회장으로 대학에서 산학협력 및 창업보육센터장을 맡고 있다.


강의와 연구 활동을 하는 한편 산업체나 공공단체와 상호 발전을 위한 대학의 산학협력 사업에서도 가장 바쁘게 활동하는 역량있는 학자 사업가의 한사람이다. 2005년부터 3년간 정부가 지원한 지역혁신특성화사업단장으로 경북 성주의 특산품인 참외를 국내의 대표적인 참외 브랜드로 업그레이드 시키면서 참외농가에 유비쿼터스 농사시스템을 보급했다. 2009년부터는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단장으로 의성의 특산품인 흑마늘을 글로벌 파워 브랜드로 육성하는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제품의 혁신, 기술공정 등의 연구개발에서 마케팅까지 사업의 종합 전략을 세우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대학과 산업체, 행정기관, 학술단체 등에서 전문위원이나 운영주체로 참여하고 있는 현재의 직함이 환경부 산업폐수처리분과위원, 구미시 중소기업기술지원단 운영위원장을 비롯해서 27개에 이른다. 그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으나 이학 석, 박사 학위 논문은 중금속을 처리하는 환경기술 연구 분야이다. 활동 이력도 경남대 환경문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출발해 건설기업의 환경사업본부장, 환경 컨설팅 전문기업 맥산환경기술단(주) 대표이사 등 환경산업 분야에서 쌓아온 연구 및 사업실적으로 빼곡하다.


대학과 산업체가 윈윈전략(win-win strategy)을 표방하는 산학협력 사업을 시범적이고 발전적으로 열어가는 산학협력시대의 주역 이선하 교수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구미시 산동면 경운대 캠퍼스는 검푸른 신록에 묻힌 거대한 계곡 한 곳을 온통 성처럼 차지하고 있었다.



대학 교수로 의성 흑마늘의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점이 특별하게 보인다. 사업이라면 마케팅까지 포함된 것이 아닌가?

인력 확보에서 제조 기술연구, 신제품 개발, 마케팅 등을 포함한 토털 사업이다. 2009년 6월부터 3년간 지식경제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지역연고산업 육성사업인데 의성 블랙푸드육성사업단이라는 이름을 함께 활용하고 있다.


흑마늘이 보양 발효식품으로 근래 많이 알려져 있다. 히트한 지방 특산물로 꼽히는데 의성지역에서 유래된 고유의 식품인가?

의성은 품질 좋은 마늘의 주산지이지만 흑마늘이 상품화 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보온밥통에 넣어 둔 마늘이 저절로 발효되면서 새로운 식품으로 떠오른 것이 흑마늘이다. 일본은 북쪽 아오모리 농촌 지역에서 2005년부터 흑마늘의 효능을 부각시키며 특허상품으로 개발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 보다 한해 뒤인 2006년께부터 흑마늘 발효 숙성기술이 급격히 보급되었다. 지금은 영농조합을 통한 전국 판매시장이 연간 400억에서 5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어떤 효능의 식품인가?

마늘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인류가 동서고금 통틀어 인정을 해왔다. 그런데 그것을 적정 온도로 숙성을 시키면 검게 색깔이 변하고 먹기도 쉬울 뿐 아니라 성분도 한층 새롭게 변한다는 것이 과학적인 실험조사로 입증이 됐다. 우리 사업단도 최근 보다 구체적인 성분 분석에 나섰다. 효능 조사를 위해 실험시설이 있는 대구한의대 동물실험센터에 의뢰해 지난 3월 각종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통보받았다.


성분 분석 내용을 좀 더 밝혀달라.

흑마늘을 투여한 동물실험에서 항고지혈증, 간보호, 신장보호 등에 약리효과가 나타났고 효능이 뛰어나다는 분석이 나왔다. 면역력을 강화하는 항산화물질이 10배까지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손쉽게 생마늘을 흑마늘로 발효시키는 방법은 없는가?

보온밥통에 생마늘을 넣어 10일 쯤 발효시키면 검은 마늘로 숙성이 된다. 그러나 온도와 습도 조절에서 보온장치 용기 등에 따라 성분도 차이가 난다. 대량 숙성도 20일에서 40일까지 걸린다. 2차 숙성을 해 성분을 배가시킬 수도 있다. 또 기온이 높은 남쪽지방의 마늘보다 다소 추운 지방의 마늘이 약효성에서 더 뛰어난데 의성 마늘이 품질에서 인정을 받는 것은 기온 등 재배 환경이 이상적인데 있다.




대학 정문을 들어서면서 ‘2010년 경북 우수창업보육센터 선정’이라고 쓴 현수막을 보았다. 이 교수가 맡고 있는 창업보육센터를 뜻하는가?

그렇다. 경북도가 선정한 것인데 창업보육센터는 기업을 설립하려는 예비 사업가들을 지원하는 일종의 비즈니스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그래서 이 방(이선하 창업보육센터장실) 옆으로 각종 간판을 달고 있는 방들을 보았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방인 것 같은데 대다수 이곳 대학 출신들인가?

아니다. 아직 우리 대학 출신들이 없지만 앞으로 졸업생들도 많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우리 대학에는 15개 창업기업이 입주해 인큐베이팅 과정에 있다.


이 교수는 ‘의성 흑마늘’사업을 하기 전에 ‘성주 참외’사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성과를 남겼다면 어떤 것인가?

지식경제부의 전신인 산업자원부의 지원으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RIS사업(지역혁신특성화사업) 단장으로 ‘성주 참외’사업에 매달렸다. 참외는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기 때문에 노동력이 부족한 재배농가에 비닐하우스의 첨단 관리기술을 개발 보급해주는 일이 사업의 핵심과제였다. 온도에 맞추어 자동으로 개폐되는 보온덮개 등 모든 시설 관리를 컴퓨터로 관리하는 유비쿼터스 농사(Ubiquitous farming)를 도입했다.

개발과정에서 농업기술의 선진국인 이스라엘을 찾아가 그곳 히브리농업대 메나미 교수와 유비쿼터스 농사 관련 전문 지식을 교환했다. 우리와 기술응용 방식이 다른데 그들은 자신들의 개발시스템을 아시아지역에서 우리가 활용토록 하고 우리의 기술시스템을 유럽에서 자신들이 사용토록 하자는 제안도 했다. 그들은 수분이 적은 척박한 땅 밑에 수분을 공급하는 관을 깔고 농작물의 잎을 감지하는 센스를 통해 자동으로 수분이 공급되게 하는 첨단 기술도 활용하고 있었다.


유비쿼터스 농업은 집에 앉아서도 컴퓨터로 비닐하우스를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닌가?

부부 두 사람의 힘으로 큰 비닐하우스 10동 이상의 농사도 지을 수 있다. 갑자기 폭우가 내리거나 기온이 변하면 손으로 덮개를 덮어주는 재래식 농법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면적이다. 휴대폰으로도 원격 조정이 가능하고 현장에도 카메라를 달아 어디에서 든 감시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지역연고산업의 육성사업이라면 생산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많을 것 같다.

물론이다. 연구나 마케팅 전략도 지방 산업체나 농촌 생산현장 주민들의 고충을 풀어주는 데서 풀어나가야 한다. ‘성주 참외’사업은 우리 대학과 산학협력 관계를 마감했지만 지난번 참외가 품귀현상으로 금값이 되었을 때도 우리 집에는 성주 참외 농가에서 보내주는 참외상자가 우리 가족의 마음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이 교수의 주요 활동 기록을 보면 현재 참여하고 있는 공사 기관의 직함이 모두 27개에 이른다. 그 가운데 대구 경북 지역의 지자체에서 위촉한 환경 관련 기구의 기술평가 직책이 많이 눈에 뜨인다. 전공이 환경 분야인가?

경북대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석 박사과정은 건국대에서 중금속을 처리하는 환경기술 분야를 연구했다. 환경 분야는 모든 기초과학을 필요로 하고 연관성이 있다. 화학을 하며 일찍부터 관심을 그쪽으로 두게 된 스스로의 선택에 만족하고 있다.



성장과정에 영향을 준 사람이 있다면 어떤 분들인가?

우리 집은 대구 근교 금호강변에 있는 무태란 동네에서 사과과수원을 했다. 과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나보다 9살 연상의 형님 덕분으로 기억된다. 넓은 과수원이나 집안의 뜰에서 곧잘 학교에서 배운 과학실험을 즐긴 형의 모습을 보며 과학에 흥미를 느꼈고 중학교 시절부터 과학 영재교육을 받았다. 미취학기에 천자문을 떼게 해주신 아버지도 일찍부터 내 머릿속에서 크게 자리 잡은 분이셨다.

대학시절에 박두원, 이흥락 교수 그리고 대학원에서 만난 박면용 지도교수 같은 분들이 학문에 대한 열정과 선비정신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분들이었다.

또 있다. 고교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있다. 대구고교를 함께 나와 그는 독일에서 공부했다. 그런데 우리는 같은 대학에서 교수로 다시 만났다. 내 곁에 좋은 친구 하나가 손을 잡고 함께 같은 길을 가는 것이 행복하다.


인생은 좋은 친구 한사람만 있어도 외롭지 않다는 말이 있다. 친구의 이름을 밝힐 수 있는가? 그리고 과학 실험을 좋아하던 형님도 과학 분야로 전공을 선택하신건가?

내 친구는 사회복지학과의 윤선오 교수이다. 우리 형님은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셨다.


활동하는 단체 중에 대구경북지역회장으로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는 어떤 단체인가?

폐기물자원을 환경적으로 처리, 재활용하는 기술연구에 주안을 둔 학술단체이다. 환경 오염문제 가운데 인간이 쓰고 버린 폐기물의 처리문제가 갈수록 해결되지 않는 심각한 과제가 되고 있다.

나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연구 과제를 받아 4,5개월 만에 자연분해 되는 새로운 소재의 생분해성 액상 멀칭제(mulching)를 개발해 특허출원을 해두고 있다. 지금 농촌에서 처리 곤란한 최악의 폐기물이 필요한 식물의 성장 보호를 위해 땅 덮개로 이용하는 비닐 멀칭재이다. 멀칭은 원래 짚 덮개를 의미하지만 지금은 비닐을 사용한다. 사용 후 썩지 않는 폐비닐은 농토를 황폐하게 만드는 쓰레기로 사방에 굴러다니고 있다.

액상 멀칭제는 필요한 곳에 분무를 하면 막이 형성되어 멀칭 기능을 하게 되고 4,5개월 뒤는 저절로 분해되어 토양에 흡수되므로 환경오염을 막아준다.


획기적인 발명품 같다.

1년차 연구를 끝내고 2년차 연구에 들어가 있다. 이미 실험에서 성공적인 결과가 나와 시판용 제품도 곧 나올 것으로 본다.

더 큰 꿈은 이것을 사막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할 계획이다. 모래땅에도 액상 막이 형성되면 그 안에 증발되지 않는 수분으로 식물이 자랄 수 있다. 비행기로 신소재 액체를 분무하면 거대한 사막도 쉽게 생명의 땅으로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하, 성공한다면 아마도 노벨상을 받아도 부족할 정도의 업적으로 평가를 받을 것이다. 황사가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중국의 사막부터 그걸 뿌렸으면 좋겠다.

과학은 꿈에서 나온다. 전혀 터무니없는 공상이 아니라 이론적으로 밑받침이 되는 꿈이다.


산학협력 사업에 다양한 연구개발 프로젝트, 강의활동까지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취미가 있다면 즐길 시간이 있는가?

전화로 컨설팅이나 운영자문을 해주는 산업체도 30여 곳이 된다. 해야 할 과제나 임무가 많지만 핵심을 끌어내 시간을 단축해서 활용하면 그렇게 바쁜 것도 아니다. 다만 개인적인 취미생활 따위는 생각할 수 없다. 골프채를 제대로 들어 본 것도 오래된다. 휴일에도 두서너 건의 약속이 잡혀 집을 비우게 되니 가족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으로 산다. 산을 좋아하지만 어쩌다 살고 있는 동네에서 가까운 대구의 앞산을 오르는 정도다.



가족을 소개해 달라.

1984년 1월 8일에 결혼한 아내(문은지 52)와 고려대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아들(이원철)과 대학 진학을 앞둔 딸 하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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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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