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이 털어놓는 ‘나의 연애 매뉴얼’
소지섭이 털어놓는 ‘나의 연애 매뉴얼’
  • 이승우
  • 승인 200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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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위치추적 당하는 건 정말 싫어” / 이승우



[인터뷰365 이승우] 인기 배우 소지섭이 중국 여배우 장쯔이와 함께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 ‘소피의 연애 매뉴얼’이 지난 20일 개봉했다. 그보다 일주일 전 중국 전역에서 먼저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첫 주 2400만 위안(한화 약 46억 원)를 벌어들이며 흥행 호조를 보이고 있다.

소지섭은 국내 남자배우들 가운데 톱 10 안에 들 정도로 빼어난 외모를 지니고 있지만 그 연기력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킨 것은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였다. 드라마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소지섭은 군 입대를 했고, 제대 후 영화 ‘영화는 영화다’ 그리고 드라마 ‘카인과 아벨’을 통해 성공적인 복귀를 했다.

특히 영화 데뷔작 ‘영화는 영화다’는 그에게 신인상을 안겨주어 소지섭이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에서도 통하는 배우라는 것을 입증했다. 그리고 두 번째 영화 ‘소피의 연애 매뉴얼’을 통해 소지섭은 아시아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소지섭은 데뷔 이후 인터뷰 때마다 숫기 없고 말수가 적어 ‘단답형 배우’로 기자들의 원성을 샀다. 하지만 지난 16일 일본으로 출국 전 만난 자리에서 소지섭은 의외로 ‘수다’를 떨었다. 히딩크의 표현을 빌어 “아직도 연기가 고프다”는 소지섭과의 인터뷰는 그 어느때보다 순조로웠다.



평소보다 좀 마른 것 같다.

영화 끝나고 열흘 쉬었고, 주로 해외에 있었다. 사실 다음에 뭘 할지 몰라서 살을 좀 빼고 있는 중이다. 16일부터 한 달간은 드라마 때문에 일본에 있을 예정이다. 상대 여배우? 계약상 아직 공개하면 안 된다.(웃음) 한국에도 유명한 여배우고 아주 어린 친구란 정도만 밝혀야 할 것 같다.


함께 연기한 중국 여배우들은 어땠나.

며칠 전까지 중국에 있었는데, 중국에서는 ‘두 여배우 중 누가 실제 이상형에 가까운지?’를 주로 묻더라.(웃음) 장쯔이는 극중 소피 이미지와 너무 비슷하다. 털털하고 잘 웃는 성격 면에서는. 반면에 판빙빙은 의외로 카리스마 있고 여성스러운 편이다.


첫 로맨틱 코미디 연기인데, 의외로 절제하는 연기를 했다. 극중 완벽남이자 엄친아인 제프 역할을 맡기 위해 따로 준비한 게 있나.

그 캐릭터가 되어야 연기가 나온다는 지론이라서 따로 표정이나 동작을 연구하진 않았다. 드라마 ‘카인과 아벨’에 이어 또 의사를 연기해서 식상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원래 드라마의 설정이 의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부담 없이 연기했다. 연기에 내가 보이면 안되는 거니까 스스로 주문을 걸었다. ‘난 외과의사다. 난 소지섭이 아니고, 소피의 남친이다’ 이렇게.



중국 성우가 따로 더빙한 줄 알았을 정도로 중국어 대사가 자연스럽다.

난 사실 한국어밖에 못한다.(웃음) 그러니 중국어 대사가 얼마나 걱정이었겠나. 동떨어져 보이면 안되니까 나중에 내가 다시 더빙을 입히더라도 제대로 된 중국어 대사를 해야 했다. 다행히 현장에서 대사를 거의 다 소화했지만 영 어색한 건 따로 직접 녹음실에 가서 더빙했다. 핑계 같지만 제대하고 나서 나에게 투자할 시간이 없어서 지금부터 일어, 중국어를 배워나가고 있다.


영화 홍보 차 방문한 장쯔이가 현장에서 너무 멋있었다는 말을 많이 하던데.

현장에서 장쯔이는 제작자이자 배우로만 대했다. 그리고 촬영할 때 남자친구 기사가 너무 많이 나서 동료 배우 이상의 느낌은 들지 않았다.


장쯔이가 프로듀서까지 맡아서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

자신이 외국에서 많이 촬영을 해봐서인지, 어떤 게 불편한지 뭐가 서운할 건지 알아서 신경 써줬다. 프로듀서로서 현장에서 스태프들에게 뭘 지시할 때는 리더쉽 있게 행동해서 놀랐다.


극중 2년 연애 끝에 결혼을 두 달 앞두고 새로운 여자한테 이끌려 파혼하는 캐릭터인데, 같은 남자입장에서 보기에 어떤가.

결혼은 평생에 한번이니까 이해가 되기도 한다. 결혼을 앞두고는 그런 고민들을 한다고 하던데.(웃음) 하지만 그런 고민이 이해는 되도 실제 성격으로는 못 그럴 것 같다.


중국에서의 올 로케는 어땠나.

엄밀히 따지면 내가 요괴로 나온 일본 영화 ‘게게게 노 키타로’가 첫 로케영화지만 이 영화를 처음으로 꼽는 이유는 100% 중국 촬영이라 긴장이 많이 됐기 때문이다. 음식 때문에 고생할 거란 말을 많이 들어서 걱정됐는데, 도리어 음식이 너무 잘 맞아 살이 찔까봐 나중엔 자제할 정도였다. 법적으로 14시간 이상 촬영하면 안되게 되어 있어서 밤을 못 샌다는 게 아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5일 동안 밤새고 잠도 같이 자고 밥도 같이 먹지 않나. (웃음) 그런 점이 약간 의외였다.


이 영화에서는 엄밀히 말하면, 조연급 출연이다.

하지만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로 이 영화가 소중하다. 이 영화에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한국에서의 무거운 이미지를 덜어내고 싶은 욕심이 컸기 때문이다. 또 대륙스타인 장쯔이와 판빙빙, 대만의 하륜동과의 공연을 통해 분명 얻는 게 더 많을 거란 생각도 있었다.


요즘 소속사(배용준 소속사 BOF)도 나왔는데, 단독으로 움직이는 것이 힘들지는 않나.

내가 직접 차도 몰고 스케줄도 조정하고 그런다. 가끔 내가 직접 전화를 받으면 장난전화인 줄 알고 끊어버리는 사람도 있다.(웃음)


항간에서는 송승헌과 함께 회사를 차린다는 말도 돌고 있다. 알고 있나.

이미 승헌이는 1인 기업을 차린 상태다. 아직 어디에 들어갈 생각은 없고, 매니저를 두고 활동하면서 오해를 샀던 상황들을 풀어나가고 있다. 요즘엔 개인생활이 전혀 없다. 매니저였다가 대표였다 팀장이었다가 정신없다.



인기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후 바로 군대에 가서 그런지, 일주일 스케줄 표가 가득 차 있을 정도로 바빠 봤으면 좋겠다고 한 적이 있다. 지금은 반대겠다.

이제서야 그런 스케줄에 익숙해졌다. 사실 아직까진 일이 고프다. 내가 직접 스케줄을 조정하고 일을 결정하는 입장이 되니 국내에서의 활동이 더 부담스럽다는 걸 느낀다. 그래서 더욱 신중해지는 것 같다.


첫 영화인 ‘영화는 영화다’의 성공이 부담스러운 건가.

기대를 안하고 가볍게 결정했는데 무겁게 끝난 영화니까.(영화 배급대행사의 대표이사가 자금을 유용해 영화가 법적 소송에 휘말려 수익금과 개런티 모두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나보다 고생한 스태프들이 그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가장 걸린다.


개인적으로 여성의 어떤 점을 우선시 하나.

연인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믿음이다. 극중 소피의 스토커 수준 정도면 얼마든지 받아 줄 수 있다.(웃음) 하지만 이메일이나 핸드폰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위치추적 하거나 당하는 건 정말 싫다.


그런 경험이 있다는 걸로 들린다.

연애하면서 그런 일은 한두 번쯤은 겪지 않나. 하지만 여자가 나한테 그래도, 나는 그런 걸 요구한 적은 한번도 없다. 내 성격 자체가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못하는 타입이라 극중 소피처럼 먼저 다가가고 애교 부리고 적극적인 사람이 연인으로서는 맞는 것 같다.


영화 속에서는 배신을 하지만 만약 현실에서 배신 당한다면 어떨 것 같나.

배신을 당한다면, 그냥 가만있을 것 같다. 내 연애 매뉴얼은 평소 좋아했던 거나 싫어한 게 있더라도 상대방에 따라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지론이다.


여러 여자연예인들이 공공연하게 ‘소지섭이 이상형’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혼할 생각은 없나.

내 친구 중에 (송)승헌이 빼고는 모두 결혼했거나 2세가 있다. 아직은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결혼은 뒤로 미룬 상태다. 아버지는 빨리 결혼하라고 재촉하시고 엄마는 오히려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하셔서, 두 분 사이에서 조율하며 여가를 즐기고 있다.(웃음) 사실 방송이나 뉴스를 통해 여자연예인들이 나를 좋아한다는 말은 듣지만, 지나가다 우연히 그들을 만나도 절대 말을 먼저 걸어오거나 좋아한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 여전히 상대 여배우하고는 서먹하다. 유일하게 두세 달에 한번씩 통화하는 사람은 ‘미안하다, 사랑한다’에 함께 출연했던 임수정뿐이다. 관심 가는 여자연예인? 요즘엔 ‘소녀시대’가 좋다. 20대에는 멤버 중 하나만 좋아했다면, 요즘엔 모두가 매력 있고 예뻐 보여서 고민 중이다.(웃음)


개인적으로 마음 가는 후배가 있나.

‘리틀 소지섭’이라고 불리는 (유)승호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장 크다. 뮤직비디오 촬영 때문에 만났는데, 나보다 더 잘생겨서 어찌나 미안하던지. 오히려 내가 묻어갈 수 있어서 행복하다. 승호도 요즘 영화를 개봉해서인지 검색어 순위에 같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데, 그런 요즘의 일상이 행복하다.


데뷔 때보다 성격이 훨씬 밝아지고 말수도 많아졌다.

정말 많이 바뀌었다. 인터뷰는 거의 대부분 단답형이었고, 낯을 얼마나 가렸는지...더 잘 아시지 않나.(웃음) 그러다 드라마 찍으면서 바뀐 것 같다. 오죽하면 그때 별명이 ‘엄마’ ’소반장’이었겠나. 주인공이라고 스태프들이 모두 어려워하고, 나도 말수가 없으니까 너무 불편했다. 그래서 내가 먼저 다가가고 말 걸고 분위기 주도하고 단합대회하고 그랬더니 다들 즐거워하더라. 그러면서 좀 더 적극적인 성격이 됐다.


여전히 스스로가 연예인이 아니라고 보나.

스태프들하고는 금방 친해지는데 배우들하고는 묘하게 어색하다. 가끔 지나가는 연예인을 보면 ‘우와, 000다. 그래, 저런 사람이 연예인이지’라고 감탄하곤 한다.(웃음)


최근 국내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도 활발한데, 그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병헌 선배가 출연한 ‘지.아이.조:전쟁의 서막’은 아직 보지 못했다. 국내 배우들이 해외 진출하는 걸 비중이나 배역을 놓고 비난하기에 앞서 좋은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배들이 그 진출을 발판 삼아 나가는 거니까. 대중들이 혹시라도 내 영화나 연기를 보고 손가락질 한다 해도 내 후배들이 그걸로 인해 위축되거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앞으로 배우로서의 다짐을 밝힌다면.

‘한류스타’ 혹은 ‘한류배우’ 라는 표현은 여전히 불편하다. 하지만 ‘소피의 연애매뉴얼’을 찍을 때만큼은 내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니까 욕먹지 않게 행동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언제 어디서나 관객들에게 ‘똑같은 소지섭’이 되고 싶지 않아 무척 노력중이다. 늘 내 다음 행보를 주목해 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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