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상 최초, 베니스 황금사자상 김기덕
한국영화상 최초, 베니스 황금사자상 김기덕
  • 김다인
  • 승인 2012.09.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리랑을 부른 건 가장 한국적인 수상소감”

【인터뷰365 김다인】김기덕 감독의 18번째 영화 ‘피에타’가 제69회 베니스영화제 작품상인 황금사자상(Leone d'Oro)을 수상했다.
한국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니스, 베를린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영화사상 최초. 10여년 동안 각종 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를 출품해온 결과가 이번에 나타난 것이다. 특히 김기덕 감독의 수상은 그동안 흥행과 상관없이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온 장인정신이 빚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김기덕 감독은 1996년 영화 ‘악어’로 데뷔한 이래 8년 전 영화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같은 해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제작 현실을 고발한 ‘아리랑’을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8일(현지시간) 열린 폐막식에서 황금사장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은 시상대에 올라 “우선 이 영화에 참여한 모든 배우와 스탭들에게 무한한 감사 드린다. 그리고 베니스영화제에서 영화 ‘피에타’를 선택해준 모든 이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라고 밝힌 후, ‘아리랑’을 불렀다.
함께 폐막식에 참석한 배우 조민수는 "김기덕 감독님과 함께한 영화로 만들어낸 영화 ‘피에타’의 황금사자상. 대한민국 최초라 더욱 행복합니다. 그래서 더 기쁨이 배가 됩니다." 라고 시상식 무대에서 내려온 후 소감을 전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다음은 폐막식 직후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민수의 소감 인터뷰 전문이다.

우선 진심으로 축하한다. 수상 기분은?
김기덕: 매우 기분이 좋다. 이 황금사자상은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한국영화계에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 다시 한번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조민수: 얼마 전에 끝난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도 이런 기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처음 베니스에 도착했을 때부터 지금 이 시간 까지 매 시간 행복하고 감격적이며 놀라움의 연속이다. 김기덕 감독님과 함께한 영화로 만들게 된 영화 ‘피에타’의 황금사자상. 대한민국 최초라 기쁨이 배로 크다.

현지 뜨거운 반응으로 황금사자상을 예상하진 않았는지?
김기덕 감독: 황금사자상이 얼마나 중요한 상인지 알기에 내심 받을 수 있다면 정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이다 라고 생각은 한 적 있다. 하지만 처음으로 영화가 공식 상영된 이래 내가 몸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영화 ‘피에타’에 대한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관심과 애정이 상당했다. 특히 베니스에 있는 현지 이탈리아 팬들이 “황금사자상의 진정한 주인공은 피에타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솔직히 기대를 했던 부분이 있었다.

‘피에타’가 상을 타게 된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김기덕: 일단 범세계적인 주제인 ‘자본주의’와 이로 인해 발생된 어긋난 도덕성이 모든 관객들 및 심사위원들이 통감했다고 본다. 특히 심사위원들의 평대로, 물론 영화의 시작은 폭력성과 잔인함으로 시작하지만, 영화 마지막에 다다르면서 인간 내면의 용서와 구원으로 마음을 정화시키는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수상 후 기뻐하는 김기덕 감독, 출연배우 조민수와 이정진. 조민수는 여우주연상 유력후보로도 점쳐졌었다.

폐막식 전날까지 로이터 통신 등 세계 유력지에서 이번 베니스영화제의 영광의 주역은 대한민국의 ‘피에타’나 미국의 ‘더 마스터’가 될 것 이라 예견했다. 이 경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기덕: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미국을 대표하는 이로서 그의 작품이었던 ‘매그놀리아 ’데어 윌 비 블러드‘ 등 인간 내면에 대한 주제로 많은 영화제에서 수상을 했던 감독이었기에 그 와의 경쟁은 너무 영광스러웠다. 특히 그의 이번 작품인 ’더 마스터‘가 은사자상 및 필립 세이무어 호프과 조아퀸 피닉스가 공동 남우주연상을 탄 수작이다.
올해 베니스영화제에 출품된 폭력과 종교에 관한 쟁쟁한 감독들의 작품들이 많이 쏟아졌던 가운데, 그 중 ‘피에타’가 황금사자상을 타게 되어 다시 한번 모든 이에게 감사한다.

이번 베니스영화제집행위원장 알베르토 바르베라와의 인연은 12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그는 김기덕 감독의 ‘섬’을 처음으로 세계에 소개한 인물이다. 특별히 그가 황금사자상 수상 전이나 수상 후 전한 말이 있는가?
김기덕: 사실 ‘피에타’가 베니스영화제에 입성하게 된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가 나를 발굴해준 알베르토 바르베라 집행위원장과 마이클 만 심사위원장이다.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크게 반했다고 영화제 기간 중 전해주었으며, 객관적인 입장에서도 이 메시지가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 거라고 언론과 인터뷰도 하셨던 것으로 안다. 특별히 수상 전에는 먼저 떠나지 말고, 꼭 폐막식에 참석 해주면 좋겠다고 개인적인 의사를 표시해주셨고, 수상 후에는 정말 축하한다고 전해 주셨다.

한국 한국영화로 베니스영화제뿐만 아닌 세계 3대 영화제의 최고상은 처음인데 부담감은 없었는지, 고마운 사람이 있다면?
김기덕: 황금사자상의 영광은 이 영화에 참여해준 배우들과 스탭들에게 먼저 돌리고 싶다.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 이 순간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조민수: 이 영광은 김기덕 감독님에게 우선 돌리고 싶다. 세계적인 명성의 감독님이 그 위력을 이 자리에서 보여주셨듯, 대한민국 관객들도 영화<피에타>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무대에서 ‘아리랑’을 불러 전세계가 놀랐고 앞다투어 외신에서는 이 장면을 뉴스로 공개하고 있다. ‘아리랑’을 부른 이유는?
김기덕: 영화 ‘아리랑’으로 작년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대상을 타면서 이 노래를 불렀다. 한국에서도 말했듯이 ‘아리랑’은 내가 지난 4년간의 나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자, 씻김굿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아리랑’을 부른 것은 세계인들이 영화 ‘피에타’의 메시지와 더불어 일종의 가장 한국적인 것을 수상 소감 대신 전하고 싶었다.

앞으로의 계획과 꿈이 있다면?
김기덕: 앞으로도 좋은 영화로 관객들에게 찾아뵙도록 하겠다. 한국에서도 영화 ‘피에타’가 며칠 전 개봉 했으니, 많은 관객들이 ‘피에타’를 보면 좋겠다는 것이 지금 현재의 가장 큰 꿈이다.
조민수: 영화 ‘피에타’를 통해 나의 새로운 모습을 끄집어 낸 것처럼, 좋은 작품을 만나 다시 한번 기회를 얻어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

국내 제작보고회 당시 ‘피에타’ 팀. 김기덕 감독은 국내 관객들이 ‘피에타’를 많이 봐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 마디
김기덕: 영화<피에타>는 극단적인 현대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본주의 중심인 돈이라는 것에 의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불신과 증오와 살의가 어떻게 인간을 훼손하고 파괴하며 결국 잔인하고 슬픈 비극적 상황을 만들어 가는지를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피에타>를 통해 돈이면 다 된다는 무지한 우리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더 늦기 전에 진실한 가치로 인생을 살기를 깨닫기를 기원한다.


악마 같은 남자 ‘강도(이정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찾아와 두 남녀가 겪는 혼란, 그리고 점차 드러나는 잔인한 비밀을 그린 영화 ‘피에타’는 지난 6일 국내 개봉 했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김다인
김다인
press@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