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몰고 온 한국계 스타 존 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몰고 온 한국계 스타 존 조
  • 김선
  • 승인 2009.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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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촬영감독 분야에도 아시안 진출 늘어야” / 김선




[인터뷰365 김선]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스타트렉: 더 비기닝>에서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를 움직이는 일등 항해사 ‘술루’역의 동양인 연기자가 있다. 한국계 배우 존 조(36)다.
미국 버클리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존 조는 영화 <아메리칸 파이>(1999) <솔라리스>(2002) <해롤드와 쿠마>(2008) 등 2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다. 특히 그가 주연으로 출연했던 코미디 영화 <해롤드와 쿠마> 시리즈 1,2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목받는 한국계 스타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주간지 피플지가 2004년에 ‘섹시한 남자 50인’에 존 조를 선정했고 2006년에는 ‘올해의 가장 섹시한 남성’에 선정되기도 했다.
<스타트렉: 더 비기닝>에서 존 조는 검술과 무술, 권투까지 다양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 영화의 감독 J.J.에이브람스는 그에 대해 “열정적이고 똑똑하며 강한 배우”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러 한국계 연기자 가운데 탄탄하게 기반을 잡은 존 조의 성공스토리를 들어본다.


1978년 6살 때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 간 것으로 알고 있다. 얼마만의 모국 방문인가.
원했던 만큼 자주 한국을 방문하지 못했다. 10대에 마지막으로 서울에 왔었고, 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부산을 방문한 적이 있다. 방문당시 일정 때문에 개인적인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해 아쉬웠다. 돌이 갓 지난 아들이 크면 같이 한국에 올 생각이다.

어렸을 때 떠나 한국에서의 추억이 별로 없겠다.
이민을 가기 전까지 서울 보광동에 살았다. 사촌들과 함께 뛰어놀며 평범했던 유아시절을 보냈다. 그래도 기억에 선명한 사건이 있다. 미국에 이민을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가기가 싫었다. 너무 싫어하니 친하게 지냈던 한 친구가 공항까지 배웅해주며 “나도 함께 이민을 가는 거니 걱정하지 말라”고 안심시켰다. 미국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그 친구 말이 정말인 줄 알고 찾았던 기억이 난다.



미국에서 성장기를 보냈는데 자신에게 한국인의 기질이나 성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나이가 들수록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한국적인 생존본능이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 억척스럽게 일하고, 어렵지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스타일인데, 그것은 한국인의 특징 아닌가.

최근 한국인들의 할리우드 진출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인으로서 활동하는데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내가 활동하던 초기만 해도 우리 동포 배우가 보이지 않았다. 지금은 정말 많다. 장점보다는 아시안으로서 극복하고 느껴야 되는 장벽이 많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배우로서 쌓아온 경험과 경력이 있고 언어적 장벽만 넘는다면, 할리우드 진출이 보다 쉬울 것이라 생각된다.

할리우드에서 아시안계 배우로 활동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미국의 TV나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아시아계 배우가 아직은 드물지 않는가. 그곳 작가들은 동양인을 중심으로 대본을 잘 쓰지 않는다. 때문에 아시안 배우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적고, 기회가 와도 정형화된 배역 때문에 거절해야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많은 아시안 젊은이들이 배우가 되고 싶어 하고, 할리우드 진출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나는 카메라에서 보여주지 않는 영역들 예를 들어 프로듀서, 작가, 제작자, 촬영감독 분야에도 아시아인들의 진출이 늘어나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아시아 배우들이 더 많이 진출 할 수 있고, 이들을 더 멋지고 아름답게 촬영해 줄 것 아닌가.

연기에 대한 욕심도 많고 배우로서의 자부심도 남다른 것 같다.
배우에게 있어 가장 큰 힘은 역할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시안 배우들이 모두 ‘노(NO)’를 단호히 외친다면 할리우드 영화나 TV에서 아시아 배우에게 주어지는 정형화된 나쁜 이미지의 캐릭터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다리고만 있는다고 바뀌는 게 아니다.

실제로 의견을 관철시켰던 적이 있었는가.
아시안의 정서나 특성을 제작자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잘못된 묘사도 많고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예전에는 촬영 도중에 아시아계로서 받아들이기 힘든 대사가 있어서 “모욕적이다”고 지적했더니 수긍을 하고 대본을 바꾸더라. 젊은 배우들이 당당하게 목소리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떻게 <스타트렉: 더 비기닝>에 합류하게 됐는가.
다른 작품에 등장하는 부정적인 동양인 캐릭터와는 달리 긍정적이고 정의로운 역할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J.J에이브람스 감독이 <스타트렉>을 만든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어렸을 때 우주선을 운행하는 게 꿈이었는데 결국 <스타트렉>에서 실현하게 됐다. 하하하.

영화 속 ‘술루’역은 검술과 무술, 권투까지 다양한 종목의 액션을 선보이는 검무술 실력의 소유자로 등장한다. 실제 액션연기는 어땠는가.
스턴트맨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직접 소화했다. J.J 에이브람스 감독의 촬영 스타일은 한 장면에 여러 카메라를 이용해 동시에 찍기 때문에 얼굴 샷을 피하기 어렵다. 때문에 떨어지는 낙하신도 와이어를 매달아 직접 찍었다. 위에서 빙글빙글 돌면서 내려오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장면을 찍던 카메라맨들이 구토를 하더라.

한국배우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가? 있다면 함께 출연해보고 싶은 배우는 있는지.
며칠 전 배우 박중훈 씨를 만났는데 좋은 분이었다. 함께 영화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 영화 <올드보이>를 인상적으로 봤는데 최민식씨의 연기가 인상 깊었다. 한국어를 몰라도 그가 연기의 대가라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30초만이라도 함께 연기를 하면 영광일 것 같다.

그동안 드라마, 스릴러, 코미디, 액션 등 다양한 장르에 출연했는데.
다양한 분야에 출연하는 게 좋다. TV드라마가 끝나면 코미디가 하고 싶고, 코미디가 끝나면 액션이 하고 싶어지더라. 앞으로 새로 시작한 TV쇼에서는 액션을 선보일 것이다.



영화팬에게 어떤 평가를 받고 싶은가.
이제는 좋은 아버지로서의 인상을 남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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