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한 된장녀로 변신한 ‘사모님’ 개그우먼 김미려
섹시한 된장녀로 변신한 ‘사모님’ 개그우먼 김미려
  • 김선
  • 승인 2009.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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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끝나고 개그무대 복귀할 터” / 김선



[인터뷰365 김선] “저 쌍꺼풀 수술 안했어요. 제 눈 처음 보는 사람은 다들 크다고 놀라는 걸요”

TV에서보다 두 배로 커 보이는 김미려의 눈을 보고 “눈이 정말 크다”고 하자 김미려는 까르르 웃으며 대답했다.

개그우먼 김미려는 솔직하고 털털했다. 발랄한 10대 소녀의 느낌을 준다. 개그 프로에서 보던 ‘사모님’처럼 능청스럽지도, 출연드라마 <여사부일체>에서처럼 터프하지도 않았다.


2006년 MBC <개그야>의 <사모님>이란 코너에서 간드러진 목소리로 ‘김기사~운전해~’를 부르던 김미려. 김미려는 우연히 개그맨 그룹 ‘컬투’의 김태균의 눈에 띄어 개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고, ‘김기사 운전해∼’라는 유행어를 터뜨리며 하루아침에 인기 스타가 됐다.

9개월간 ‘사모님’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그는 돌연 개그무대를 떠나 지난 4년 동안 가수, 드라마, 뮤지컬 배우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재능을 발휘했다. 2007년에는 싱글 앨범 <나를 만나다>를 내며 가수로 데뷔했고 이후 뮤지컬 <시스터 소울>과 SBS 드라마 <왕과 나>, OCN 드라마 <여사부일체>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의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이제 다시 김미려는 뮤지컬 무대에 도전장을 냈다.

활동을 쉬는 동안 노래와 연기연습을 하며 무대에 설 날만을 손꼽아 왔다는 김미려가 선택한 작품은 <드라큘라: 더 뮤지컬?>. 영화 <아담스 패밀리>의 원작자인 릭 애보트가 패러디한 코믹 호러 뮤지컬이다.



2007년 <시스터 소울>에 이어 뮤지컬은 두번째다. 드라마 <여사부일체> 출연 이후 방송 활동을 접고 뮤지컬 무대를 선택했는데.

TV에서 우연히 본 뮤지컬 시상식에서 뮤지컬 배우들이 거침없이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도 저렇게 완벽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맴돌았다. 그때부터 뮤지컬 배우가 내 로망으로 자리 잡았던 것 같다.

<사모님>코너가 끝나고 뮤지컬 <시스터 소울>을 할 기회가 왔는데 당시 스케줄이 겹친 탓에 뮤지컬에 전념할 수 없었다. 그토록 바라던 기회였기에 너무 아쉬웠다. 그 때 ‘다음에 뮤지컬을 하게 되면 피땀 흘려 열심히 해 대박 터뜨려야지’라고 생각했다.


또 한번 승부의 기회가 온 것 같다. 준비는 어떻게 하는가?

2월 초부터 연습에 들어가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연습하고 있다. 공연일이 다가오는 요즘 점점 연습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함께 연습하는 배우들과 분위기는 좋은가.

처음 연습에 참여할 당시 방송 연예인에 대한 선입견이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 그러나 내가 분위기를 잘 이끌어 그런지 전혀 그런 느낌은 못 받았다. 하하하. 극 중 아버지 역할을 맡으신 선배님과도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고 있다. 분위기도 띄우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들고 간다. 그래서 점수를 땄나보다. 요즘엔 오히려 선배들에게 ‘나를 웃기면 과자 하나 줄테니 재롱 좀 부려봐라’고 시키기도 한다. 연습시간이 너무 즐거워 공연도 다 잘 될 것 같다.


누구나 금세 친해지는 성격 같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낯도 많이 가려 처음에는 말도 잘 못한다. 어색하면 웃음이 터져나오는 스타일이다.



뮤지컬에서 맡은 ‘마리 화나’란 역할이 독특하다.

극 중 여배우다. 화려하고 섹시하고.. 자아도취가 강한 된장녀라고나 할까. 나중에 알고 봤더니 처음 대본 각색 당시 나를 생각해서 쓴 배역이라고 하더라. 드라마 <여사부일체> 출연 당시 제의를 받았는데 대본을 보니 내가 잘 표현 할 수 있는 캐릭터 같았다. 단번에 오케이 했다.



<드라큘라: 더 뮤지컬?>은 영화 ‘아담스패밀리’의 원작자인 릭 애보트가 고전 드라큘라를 새로운 시선으로 패러디한 코믹 호러 뮤지컬이다. 1982년 미국에서 초연 된 후 30여 년 가까이 미국 전역 극장에서 공연됐다. 기존의 음산하고 두려운 이미지의 드라큘라를 코믹하고 친근하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김미려는 드라큘라 백작을 쫓는 흡혈귀 퇴치사 반헬싱을 사모하는 여배우 ‘마리 화나’로 등장한다.



캐릭터에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나 보다.

마리 화나란 역할이 ‘사모님’ 코너에 출연했을 당시 사모님의 화려하고 오버스러운 이미지와 비슷한 것 같다. 대본을 보니 이런 배역이라면 내 모습을 더 잘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 섹시한 의상을 입고 등장할 생각이다. 감독님에게 “혹 전문 뮤지컬 배우보다 춤이나 노래가 부족하다면 의상으로라도 커버해야지 않겠느냐”고 먼저 요구했다. 그렇게 해주실지는 모르겠지만.


의상 노출을 위해 평소 몸매 관리를 하고는 있는가.

워낙 준비돼 있어서 상관없다. 하하하. 노출에 대해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말아달라. 내가 모 매체 인터뷰에서 의상 노출에 대해 얘기했더니 기사에 ‘김미려 노출 한다’고 쓰여있더라. 기사에 넣는다면 뒤에 ‘웃음’이나 ‘하하하’라도 넣어달라.


뮤지컬에 캐스팅된 많은 연예인들이 스케줄이나 체력상의 이유로 두 명이 번갈아 무대에 오르는 더블 캐스팅을 원한다. 이번에 단독 캐스팅을 선언했다. 3개월간 혼자 무대에 선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동료 배우들이 “마리 화나 역할에 김미려만큼 적역인 사람을 못 찾겠다”고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물론 나 들으라고 이야기한 것이었겠지만. 그 즈음 회식이 있었는데 공연관계자분들도 열심히 한다고 칭찬 하시더라. 분위기에 휩쓸려 욱하는 마음에 벌떡 일어나 “원 캐스팅으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하하하. 한번쯤 도전해 보고 싶기도 했다. 다른 선배들도 원 캐스팅으로 하고 계시고.. 이번 뮤지컬에 올인을 하고 싶었다.


오디션은 봤나.

사실 난 오디션에 대한 공포심이 있다. 그래서 가고 싶어 했던 실용음악과의 입시 면접도 볼 용기가 없어서 포기했고, 각종 오디션도 피했다. 나를 주시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내 모든 것을 꺼내 보이기가 쉽지 않다. 그 대신 항상 강조한다. “리허설 때는 못하지만 본 방송 때는 자신 있다고. 그러니 믿어달라고.”

오디션에 대한 두려움을 깨고 싶어서 이번 뮤지컬에서는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연습도 하고 마음도 단단히 먹었는데 오디션 당일 다른 스케줄과 겹치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소속사와는 별개로 나 혼자 잡은 스케줄이었기 때문에 주장할 명분이 없었다. 결국 참석을 못했고 당연히 떨어진 줄 알았다. 하지만 공연사 측에서 내 열의에 감동을 하셨는지 연습에 참여하라는 문자가 와서 천운이다 싶었다.


그동안 개그우먼으로, 가수로서 무대 위에서 설 기회가 많아 무대 공포증은 없을 것 같은데.

모르는 말씀이다. 내가 무대 위에서 떤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믿지 않는다. 내가 얼마나 떠는지 측근들만 알고 있다. 무대 위에 올라가기 전까지 ‘어떡해 어떡해’ 하면서 발을 동동 구른다. 하지만 막상 무대에 서면 내가 떨고 있는 것조차 잊어버릴 때가 많다.


뮤지컬을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

춤과 노래다. 우선 대사가 입 밖에 잘 안 나온다. 10번 이상 연습을 해야 말이 잘 나오는 것 같다.



4년 동안 개그우먼, 가수, 드라마, 뮤지컬등 다양한 장르를 거쳤다. 한 가지 분야를 열심히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해봤을 법 한데.

아까도 말했지만 기회를 주면 무엇이든 하는 스타일이다. 놀이공원에 가면 한 가지만 타지 않지 않느냐. 되도록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면 다양하게 도전해 보고 싶다. 일단 잘할 수 있으니 맡겨만 달라고 말하고 그 말을 책임지기 위해 열심히 한다. 처음 뮤지컬 연습을 위해 연출가님을 만났을 때도 과연 얘가 잘 할 수 있을지 갸우뚱하시더라. 하지만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요즘엔 나를 믿어주시는 것 같다.


처음 가수로 데뷔한다고 했을 때 팬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 그때 기분은 어땠나.

(김미려는 개그우먼이 되기 전 개그맨 컬투와 함께 그룹 ‘하이봐’로 데뷔를 했을 만큼 가창력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사모님’을 떠나 가수로 전향한 그에게 주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모 음악프로그램 녹화 중 인신공격성 발언에 울면서 뛰어나갔다는 따위의 조작설에 시달렸고, 그의 가수 데뷔기를 그린 <미려는 괴로워>는 전신 성형에 대한 논란과 성형과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이 일기도 했다.)

처음에는 그런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어 억울했다. 하지만 주변의 소문에 신경을 안 쓰려고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악플 자체에 신경을 안 쓰게 되더라. 악플을 보면 ‘그래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웃고 넘긴다. 긍정적인 성격이라 나쁜 건 금방 잊어버린다.


악플에 둔감하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안간다.

믿어 달라. 의외로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면도 많지만 남들이 신경 좀 쓰라고 할 정도로 털털하다. 평소 화장도 안하고 옷도 후줄근하게 입고 다닌다. 얼마 전 <여사부일체>에 출연하면서 친해진 탤런트 정시아씨 결혼식 참석을 위해 연습실에서 머리도 다듬고 화장도 했다. 함께 있던 동료 배우들이 나를 보고 깜짝 놀라더라. 김미려 맞냐고, 평소 그렇게 하고 다니라고 난리가 났다. 하하하. 그런데 신기한 점은 꾸미지 않고 거리에 나가면 사람들이 나를 잘 알아보는데, 꾸미고 다니면 오히려 못 알아본다는 사실이다. 억울하다.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안드나.

정시아씨 결혼하는 것 보니 진짜 부럽더라. 좋은 남자 있으면 바로 결혼 하고 싶다. 결혼하면 내 일도 더 잘 풀릴 것 같다.


아직도 ‘김미려’하면 ‘사모님’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지긋지긋하지 않은가.

그런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남들이 보기에 ‘언제적 사모님인데 아직도 사모님이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겠고, 영원히 나를 ‘사모님’ 김미려로 기억하고 싶은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주변의 반응엔 별로 신경 안 쓴다.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을 했다. 종착점은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글쎄. 그렇게 장르를 따지면서 선을 긋고 싶지 않다. 어떤 분야에 출연했던지 다 내 작품 아닌가. <사모님>은 내 첫 작품이고 드라마<왕과 나><여사부일체> 리얼리티 프로그램 <미려는 괴로워>, 뮤지컬 <시스터 소울>도 모두 다 내 분신들이다.

TV 드라마를 찍는 것도 즐거웠고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았다. 다시 음악을 하게 된다면 TV에서 보여주기 위한 음악보다 조촐한 공연장이지만 관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언더그라운드 무대를 택하고 싶다. 연기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코미디가 됐던 드라마 속 비련의 여주인공이 됐건 상관없이 하고 싶다. 어떠한 분야건 완벽하게 소화해 낼 수 있는 김미려가 되고 싶다.



개그무대를 떠난 지 오래 됐다. 복귀는 안하나.

사람들이 나로 인해서 웃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뮤지컬 공연이 끝나고 <개그야>에 새로운 코너를 선보일 계획에 있다. 몸이 근질거려서 못 참겠더라. TV에서 <개그야>를 보면 웃음이 안 나온다. 내가 없어서 그런가...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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