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혁명의 인간 불씨 지능로봇 과학자 신홍식 박사
로봇 혁명의 인간 불씨 지능로봇 과학자 신홍식 박사
  • 김두호
  • 승인 2009.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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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생각하며 살아가라, 삶이 황홀해진다”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신홍식 박사(59)는 지능로봇 소프트웨어를 연구 개발하는 (주)보나비젼의 CEO로, 사업가이면서 과학자다. 기억수준에서 지능단계로 접어든 로봇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며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와 함께 청소년을 위한 ‘지능로봇 미래스쿨’을 운영해 한층 주목을 받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최근 국내 과학기술인 625명을 대상으로 ‘10년 뒤 유망 과학기술 직종 10가지’ 설문조사를 한 결과 첫 순위에 꼽힌 직종이 로봇 전문가였다. 로봇 전문가는 전문성, 발전성, 소득, 인력수요, 사회적 인식 등 모든 부문에서 미래의 최고 직종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홍식 박사가 바로 로봇 전문가다. 그는 경기고 서울대를 거쳐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와 조지아공대에서 컴퓨터공학의 엘리트 과정을 끝냈지만 안정된 신분의 교수보다 장래를 예측할 수 없는 전문 기술인의 길을 선택했다. 시대를 움직이고 인간의 과학기술을 변화 시키는 힘을 치열한 기술 경쟁의 산업 현장에서 찾겠다는 젊은 공학자의 야망은 1978년 미국 ITT의 벨 텔레폰 (현 프랑스 Alcatel)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시작됐다.


의료용 수술 로봇이 등장하고 청소를 대신하는 도우미 로봇이 출현하는 등 사물의 분별력이나 행위에서 사람의 기능을 대신하는 로봇의 활동 시대가 조금씩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신홍식 박사에게 21세기 로봇 세상으로 들어서고 있는 우리 인간 사회의 미래 이야기를 물었다.



국내 과학기술인들이 10년 후 가장 이상적인 직업으로 로봇 전문가를 뽑았습니다. 우리의 로봇 과학은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지금은 로봇 과학이 기술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이나 변화의 시대로 접어들지 못하고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컴퓨터과학의 핵심 산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수 십년 전부터 각 분야에서 발전 과제로 비중 있게 다루었지만 우리는 10여년 정도밖에 안됩니다. 흔히 ‘로봇’하면 인간의 대역을 하는 상상속의 만능 로봇부터 생각하는데 아직은 그렇게 인텔리전트(Intelligent)하다고 볼 수 없어요. 미래학자의 과학기술 예측에 의하면 인공 지능의 다양한 로봇이 상용화 실용화되는 시기를 2023년으로 보고 있어요.


그렇다면 대충 10년 뒤부터 로봇 전문가의 수요나 활동 폭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있겠군요. 아까 말씀하신 미래 예측 프로그램은 주제가 재미있습니다. 다른 부문에서 예견한 내용은 없습니까?

2021년에 인공 장기들이 상용화 되어 누구나 마음대로 값싸게 장기를 교환하고, 2024년부터 암을 완치하는 등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2035년에 이르면 인간의 수명이 150살에서 200살로 늘어난다는 예측도 있어요. 교통사고나 천재지변으로 몸이 크게 부서지거나 숨이 멈추지 않는 한 200살이 아니라 영생불사의 시대도 맞을 수 있다는 상상도 할 수 있어요. 일본에서는 인공두뇌를 만드는 연구가 활발한데 뇌세포 1000억 개 중 노화 등으로 유실되는 세포를 재생하고 교체하는 정도에 이르면 뇌기능에서 정신철학의 변형문제까지 연구 과제가 되겠지요.



공상과학 이야기 같습니다. 미래 예측의 출처는 어디입니까?

미국 조지워싱턴대의 미래학자 윌리엄 할랄 교수의 과학기술예측의 온라인 싱크탱크 사이트인 techcast.org입니다. 저에게 가장 흥미를 느끼게 하는 부문은 먼 우주에 사는 외계인을 접촉하게 된다는 시기입니다. 2067년을 외계인 접촉 가능 시기로 예상하고 있어요.


외계인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많은 과학자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확신하고 있어요. 수천년 동안 육안으로 하늘을 관찰하던 시대는 불과 3천개 정도의 별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지난 90년간 허블 천체망원경의 발전으로 우리 은하계만 2천억 개가 넘는 별이 있으며 이러한 은하계가 우주에 1-2천억개 있다는 걸 밝혀냈습니다. 우주를 생각하면 너무 신비하고 경이로워 애절해지기까지 합니다. 저는 스스로의 탄생과 존재에 대해서도 황홀한 희열과 축복감을 느끼며 삽니다. 우주의 귀퉁이에 있는 조그마한 태양이란 별, 우주속의 모래알 같은 지구에서 또다시 모래알 같은 확률을 뚫고 다른 동물도 아닌 인간으로 태어나 살고 있다는 것은 과학이 풀 수 없는 기적적 현상입니다.

137억살 정도의 우주에는 45억살의 지구가 속한 태양(별)보다 더 오래된 별이 무수히 많아서 우리보다 더 지적인 외계인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상상을 할 수 있지요. 아니 상상정도가 아니라 확률적으로 보면 우주과학자들의 말처럼 99%가 아니라 확신을 갖게 합니다. 외계인의 존재 가능성은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저로서는 너무나 매혹적인 환상이며 인류가 미래학자들의 예측처럼 60년 내 그들과 접촉이 가능하게 된다면 특히 인류보다 오래 존재했던 그들과의 접촉에서 인간은 삶의 궁극적인 수수께끼들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주 속에 살고 있는 우리를 생각하면 삶이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 기쁨에 넘칠 수밖에 없어요. 하루를 시작할 때마다 벅찬 감동으로 너무나 감사하며 삶을 기뻐합니다.

진시황의 권력이나 솔로몬의 지혜도 죽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고 석가모니의 출가도 결국 생명의 유한(有限)에 대한 허무감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나 지금의 과학 혁명은 모든 불가능한 세계까지 실제 극복이 가능한 연구과제로 삼아 해답에 근접하고 있다고 봐야지요. 인간의 수명이 120살의 벽을 넘어 설 수 있다면 이 시대 사람들도 외계인을 만나 볼 수 있다는 상상에 이릅니다.

경영하시는 지능 로봇 기업 (주)보나비젼은 어떤 로봇을 만듭니까?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진 로봇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지금은 국내 최대 국책 사업인 Frontier21 지능로봇사업의 일환으로 가사 도우미나 노인 도우미 기능을 가진 실버로봇 개발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작년 12월부터는 성균관대와 미국의 조지아공대 그리고 유진로봇과 함께 가정용 지능 로봇을 3년 후 미국 시장 출시 목표로 공동 개발중입니다.


로봇 산업에 관심을 가지신 때는 언제입니까?

조지아공대 시절 인공 지능을 공부하면서부터 인공 지능 로봇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1997년에 보나비젼을 설립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연구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능형 실버 로봇이 만들어진다면 어디까지 인간대역의 도우미 역할을 하게 됩니까?

주인(노인)이 목이 마르다고 하면 냉장고에서 물을 갖다 주지만 물이 없을 때는 오렌지 주스나 토마토 쥬스를 대안으로 선택해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행동까지 구사하게 됩니다. 도우미 로봇은 사람이나 로봇을 구별하고 각기 대응하는 기능까지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일정한 동작을 반복하는 자동화된 기계 수준의 로봇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인간처럼 알아서 배우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대응 방법을 구사하는 로봇이 지능형입니다.


보나비젼과 함께 1999년 국내 최초의 인증기관인 한국전자인증 주식회사를 설립하셨는데요? 전자인증이라면 보이지 않는 사이버 공간에서 금융거래의 안전 통로가 되는 사업인데 운영에 엄청난 비밀과 정보 보호가 필요한 사업일 것 같습니다.

물론입니다. 그런데 최근의 암호기술은 당사가가 아닌 관련 없는 사람이 절대 풀 수 없고 해독이 불가능한 수학적 원리가 적용되어 있고 금융거래 정보는 전자인증회사가 연결 통로 기능만 할 뿐 전혀 정보자료 데이터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없어요.


이제 컴퓨터와 일생을 함께 하는 동안 겪고 부딪힌 남다른 애환을 듣고 싶습니다. 대학(서울대) 시절은 공대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하셨지요?

어릴 때는 평범하게 그냥 과학자가 되겠다는 막연한 꿈만 있었지 장래에 대한 방황도 많이 했어요. 1969년쯤인가 서울대학에 컴퓨터가 처음 도입되어 그래서 1970년 마침 컴퓨터를 전공하는 응용수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공대보다 안정적인 직장이 인기가 높고 공대생들조차도 고시 등을 선호하는 현상까지 많아졌습니다.

당장 편한 직업에 안주하기보다는 이제 자신의 100년 앞을 바라보는 직업을 생각해서 택했으면 좋겠어요. 고시 합격만 되면 평생 직장이 보장된다 하지만 그건 옛날의 50 평생일 때 얘기이지 미래 사회에선 은퇴하고 나서도 이제 50년 이상은 할 수 있는 직업을 생각해야 합니다. 연금만 받아서 살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현재의 무한정한 컴퓨터 파워를 잘 활용하면 돈 없이도 단기간에 억만장자가 될 수 있습니다. 구글은 둘이서 시작해서 10년이란 단기간 내 세계 40대 기업으로 초고속 성장하며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이 되었지요.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15년 내 지능 로봇이 등장하면 많은 일들을 지능 로봇이 처리하게 되고 인간은 창의적인 일에 집중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법률 서비스분야에서 지능 로봇은 모든 법조문과 방대한 판례를 모조리 기억하여 새로운 사건의 정황을 지능적으로 분석해 가장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되면 지금 법관의 역할은 쇠퇴할 것이란 생각을 한번 해봐야 합니다. 지금의 과학 혁명은 인류 사회의 근본적 변혁을 초래하는 엄청난 영향과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컴퓨터 속에 세계적인 억만장자와 미국을 대표하는 첨단 대기업의 지혜가 들어 있다는 말씀이 흥미를 느끼게 합니다.

요즘의 컴퓨터 한대는 수십년 전의 16킬로바이트 대형컴퓨터 수백만 대를 한 대로 묶어놓은 컴퓨팅 파워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20년 내 과학 혁명의 본질과 로드맵을 이해하면서 개개인의 창의적 열정과 용기가 합쳐지면 할 수 있는 사업은 무궁무진합니다.

서울대와 함께 청소년을 위한 지능 로봇 미래스쿨을 운영하고 계시지요?

주로 방학기간을 이용해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들과 함께 서울대에서 실습을 겸한 강좌를 개설하고 개인별 또는 그룹별 경진대회를 마련하고 있어요. 지난해까지 5기생을 배출했는데 20년 내 우리나라와 세계의 미래를 주도할 꿈나무들이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찹니다.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의 창립멤버로 초기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신홍식 박사는 미국과 국내 기업에서 쉬지 않고 일해 왔고 로봇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자신은 연구 활동을 하는 과학자의 생각에서 떠나지 않고 산다. 대학에서 특강을 하고 청소년들에게 지능 로봇의 꿈을 심어주는 일까지 그의 일과는 쉴 틈이 없다.

서울 서초동 보나비젼 회장실은 연구용 로봇 기재와 회의용 테이블만 있을 뿐 결재서류에 사인을 하는 책상이 보이지 않는다. 컴퓨터가 놓인 작은 탁자뿐이다. 그는 회장실에서도 오로지 눈앞에 놓인 하나의 컴퓨터를 통해 지능 로봇시대의 불길을 지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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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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