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웹툰 <야옹이와 흰둥이> 만화가 윤필
인기 웹툰 <야옹이와 흰둥이> 만화가 윤필
  • 육홍타
  • 승인 201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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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은 ‘고양이 시장’ 통해 행정의 사각지대 다룰 터“

【인터뷰365 육홍타】“인터뷰는 안하려고 했었어요. <야옹이와 흰둥이>를 그려놓고 보면서도 많이 부끄럽더라구요. 얘네들처럼 못 사는 게... 흰둥이처럼 살아야 하는데, 흰둥이처럼 바르게 못 사는거 같아서요. 그래서 나같은 사람이 인터뷰에 나와서 얘기하면 작품에 방해될 것 같아서 안하려고 했는데, 인터뷰365에 들어와 송해 선생님 인터뷰를 보게 됐어요. 송해 선생님도 하는데 내가 안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원로 코미디언 송해 선생을 좋아해서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는 만화가 윤필(32. 본명 윤성필). 원로만화가 윤필과는 동명이인이다. 2010년 ‘다음’ 웹툰 <흰둥이>로 공식 데뷔를 한 늦깎이 만화가지만 독자들의 신뢰가 깊다.

올해 들어 더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어 더욱 기대가 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올초 다음의 인기 웹툰 <야옹이와 흰둥이>가 3권의 만화책으로 완간됐다. 작년 8월 첫권이 나온 뒤, 약 5개월만에 2,3권이 나란히 나왔다. ‘다음’의 후속연재작품인 <낙오여군복귀기>는 새해를 맞아 첫회를 선보이면서부터 여성징병제를 놓고 격렬한 댓글 논란을 불러일으켜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전 만화가들과 4인조 밴드를 결성해서 베이스를 맡았다니 음악으로도 뭔가 보여주게 될 듯하다.

<야옹이와 흰둥이>에는 유독 이 만화를 보고 울었다는 댓글이 많다. 하지만 그런 독자들만 있는 건 아니다. 내용이 이해가 안 간다는 사람들도 있다. <야옹이와 흰둥이>에 대한 이런 극과 극의 반응은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제목만 보고는 일반적인 동물만화를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이 작품은 개와 고양이를 의인화했을 뿐, 그 내용은 책 표지에 적힌 대로 ‘주인의 빚을 갚으려고 생활전선에 뛰어든 비정규직 분투기’이다. 개와 고양이,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이 두 주인공을 통해 그 주변의 여러 사회문제들도 아울러 짚어간다.

이 만화는 일견 허술해 보인다. 컬러도 아닌데다, 연필로 슥슥 그린 것이라서 그렇게 보인다. 처음부터 정식 연재를 생각하고 그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필로 쓱쓱 그린 거 보면 습작 같은데요.
그냥 취미로 커뮤니티에 올렸던 거예요. 2010년 1월부터 <야옹이와 흰둥이>를 DC인사이드와 루리웹 게시판에 연재했는데, 좀 알려지게 돼서 다음에서 연재할 기회를 얻은 거지요. 다음은 신인의 경우 인턴격으로 10-12부 정도로 계약하거든요. 수습기간 동안 흰둥이만 주인공으로 해서 10회 연재를 하기로 한 게 <흰둥이>였습니다.
연필로 그린 건 시간을 아끼려고 그런 거예요. 이경석 작가의 어시(보조)를 하면서도 틈틈이 그렸거든요. 지금은 작가 훈 선배랑 같은 작업실에서 그리고 있습니다.
대충 그린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대충 그린 건 아닙니다. 전에는 만화라면 펜으로 해야 한다는, ‘정해진 도구’가 있었잖아요. 요샌 그런 제약이 없어져서 연필로도 그릴 수 있게 된 거죠.
처음 시작 무렵엔 ‘빨리빨리’가 목적이라 지우개질도 잘 안할 정도였는데, 뒤로 갈수록 보는 사람도 생기고 하니 아무래도 신경을 더 쓰게 되더라구요. 반응이 즉각적으로 오니 부담감이 있습니다. 다음에 연재할 땐 좀더 작화에 신경을 썼지요. 책으로 나올 것을 생각 안하고 그렸던 탓에 편집이 오래 걸렸습니다. 책으로 낸다는 욕심은 없었는데, 연재 자체만도 기분 좋았는데, 막상 책이 나오니까 좋네요.

<흰둥이>를 <야옹이와 흰둥이>와 연결할 생각이었나요?
아닙니다. <야옹이와 흰둥이>로 이어질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 작품은 취미로 시작한 거라 취미로 끝나는 게,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시작했으니 거기서 끝나는 게 맞을 거 같았거든요. 사실 다음 웹툰은 <흰둥이> 10회 연재로 끝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인기가 많을 거라는 생각은 안 들어서... 내용중에 흰둥이가 주인에게 버려지는 과정 등 두 작품에 중복되는 게 있는데 그게 그런 연유에서예요.
다행히 사람들이 조금 좋아해 줘서... 다음측에서 <흰둥이> 이후의 얘기도 했으면 좋겠다, 야옹이와 흰둥이 이야기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커뮤니티에 그린 것 그대로 올리자고 해서 연재하게 됐어요. 고맙더라고요. 다음도 커뮤니티 사이트도 작품도 고맙고 야옹이도 흰둥이도 고맙고.
연재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을 좀 많이 했었는데요. 정식 연재하면서 더 신경 써 진행하게 돼서 5부 마지막 마무리를 더 잘하게 된 것 같습니다.


윤필 작가가 그린 야옹이와 흰둥이


<야옹이와 흰둥이>의 착상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처음 컨셉은 고양이 만화였습니다. 그때 고양이 만화가 붐이었거든요. <오늘의 네코무라씨> 등 고양이의 일상을 다룬 외국 서적들이 많이 들어왔지요. 고양이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데 보면서 굉장히 재밌어하더라구요. 고양이 속성만 표현해도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고양이 만화 보면 고양이 특유의 특성을 많이 묘사하는데, 애묘인들이 그런거 좋아하니까 내가 직접 그런거 그려서 고양이 좋아하는 이들이 보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고양이 습성묘사에 집중해서 하려다, 고양이만이면 심심하고 외로울 것 같아서 개도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개는 조연으로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속성만 묘사하려다 보니 내용이 너무 단편적이라 이런저런 생각했던 걸 넣었습니다. 마침 그때 한겨레의 <노동 OTL> 기사 보고 느낀 게 많았거든요. 이런 체험들이 기사 되고 이야기 되는구나 느껴서 만화에도 이런 내용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캐릭터 설정한 얘기를 좀...
평소에 내가 생각했던 고양이와 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려고 했어요. 살아오면서 보면 사람들은 말없이 묵묵하게 자기 할 일 열심히 하고 남도 배려하는 그런 사람들을 좋아하더라구요. 본인은 그렇게 안하더라도 그런 사람들을 좋아하잖아요. 철원에서 군복무를 했는데, 거기서도 보니 묵묵히 일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애들은 휴가도 잘 못 나가더군요. 안타까웠습니다. 사회에 나와봐도 그런 사람들이 많아서 마음이 아프더군요.
개 성향도 그렇게 충직한, 내가 좋아하는 모습이라서 흰둥이가 그렇게 되었지요. 흰둥이가 성대수술 해서 말을 못하는 캐릭터로 설정된 건 개들 성대수술 시키는 게 싫어서 그랬습니다. 야옹이는 일하는 여성, 흰둥이는 묵묵히 일하는 남성이구요.

실제로 동물을 기르나요?
아버지가 시골 사시던 분이라 동물을 집안에서 키우는 것을 싫어하셔서 한번도 집에서 키워본 적이 없어요. 그래도 주변에서는 많이 기르고 있네요.

다양한 알바 이야기들이 등장하는데 실제로 체험한 것들도 있는지요?
대형마트 이야기는 <노동 OTL>에서 많이 도움받았구요. 공사장 등은 다른 이들의 체험, 주변 얘기 듣고 각색한 겁니다. 제가 직접 겪어본 것은 인력사무소, 음료수 배달, 학원 청소 정도구요. 피자집은 전단지만 돌렸습니다. 피자집 30분 배달제 이야기는 너무 불합리한 것 같아서 넣었지요. 그렇게 기사화된 얘기도 넣고 주변 얘기, 친구들 얘기들도 넣었어요. 권투는 실제로 대학 때 도장에 몇번 다녔습니다.
(<야옹이와 흰둥이>에는 30분보다 늦으면 무료로 해주는 방침을 악용해 공짜 피자를 먹으려는 고객 이야기가 나온다. 30분 배달제는 그뒤 배달원이 이때문에 과속을 내다가 교통사고가 나는 등 부작용을 유발해 폐지되었다.)

왜 권투를 했나요?
권투는 혼자 할 수 있잖아요. 본인이 열심히 하면 되는 거라서... 작품 하다보니 최요삼 선수 얘기도 맘 아프고 해서 그 얘기도 넣고... 이런 사회적 얘기들 넣었는데 독자들이 공감해줘서 다행이지요.

댓글에 경험자들이 단 것들이 많은 거 같던데요.
웹툰이 좋은 게 실시간으로 반응이 오는 거예요. 출판은 그런 게 없잖아요. 진솔한... 그런 거 보면서 만화 그리기 잘했구나 했지요. 고맙고.

댓글로 인해 내용이 달라진 것이 있나요?
커뮤니티 연재 때 공원서 할아버지들의 노인 동성애를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 있었어요. 댓글에 거부 반응이 있어서 손만 잡는 것으로 수정했지요.
친구가 탑골공원서 할아버지 둘이 키스하시는 장면을 봤는데 오히려 슬프더라고 하는 얘기 듣고 저도 슬프더라구요. 살아온 얘기가 많을 거 같아서 그런 것을 표현했었는데... 해석은 저마다 다르고 그런 거 받아들이는 수위도 다르니... 요즘은 오탈자 찾는 이들이 많아 틀린 것은 댓글로 올려주니까 형편되면 수정하지요.

사회의 문제점들을 많이 다루면서도 전면에서 지적하지 않고 살짝 건드리고 지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살짝만 하는 거, 절제가 쉽지 않을 텐데요.
제가 깊이 알지도 못하고, 해석은 독자들이 하는 거라서요. 얘기를 하는 과정이 중요하고... 이렇게 주제나 현상을 가지고 같이 얘기하며 개선되는 과정이라든지, 몰랐던 사람들 한명 두명 관심 가지게 되는 계기 되었으면 합니다. 상식적인 얘기들이니까요. 올바르게 사는 사람들이 보상을 받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야옹이가 우울증 걸리는 대목이 있는데요.
요즘 우울증 걸린 사람들이 많더군요. 섬세하고 여린 사람들이 많이 걸리는 거 같아요. 점점 많아지는 거 같아 뭔가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하고, 힘내시라는 뜻에서 넣어봤습니다.


<낙오여군복귀기>는 여자가 군대 간다는 설정으로 댓글에 논란이 많던데요.
원래 3년 전에 했던 건데 이번에 연재하게 됐어요. 12화로 기획된, 잔잔한 내용의 작품인데요. 군대 얘기를 중점으로 하려는 것이 아닌데, 각자의 해석이 다양하니까 그쪽 중심으로 보는 이들은 거슬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런 문제를 민감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냥 재밌게 봐주는 이들도 있고요. 큰 문제 아니라고 판단하고 그리고 있습니다.”

2021년이라면 아주 가까운 미래인데 내용이 조금 앞서나갔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던데요. 농촌에 외국인 할머니들만 남아 있다든가...
2021년은 작품의 시대가 아니고, (출산율 저하로 군자원이 모자라서 여자도 징집하는) 여군법이 만들어진 해입니다. ‘그 몇년 뒤’라는 말을 넣기 싫어서 그냥 지나갔더니 오해가 있는 듯합니다. 2030-2040년 사이쯤으로 설정한 작품입니다.

피싱 당한 경험을 담은 <보이스 피싱 예방 만화>도 그렸는데요.
경찰에 가보니, 피해액이 몇억까지 있더군요. 이런 범행으로 한명의 인생이 완전 망가질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한 명이라도 보고 예방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블로그에라도 올려서 한명이라도 보게 하자 생각했지요.
(이 만화는 그의 블로그
http://chadolsp.blog.me/30116731382에서 볼 수 있음.)

<보이스 피싱 예방 만화>에 나오는 본인 얼굴이 별로 실물을 안 닮은 거 같은데요?
작품에 나오는 제 얼굴은 어린 왕자를 변형한 것이에요. 한겨레 졸업작품으로 어린 왕자 패러디 만화를 한 게 미안해서... 사람들이 재밌다고 해줬는데.

인권운동사랑방 홈피의 인권이야기코너 삽화도 무료봉사로 그리고 있다면서요?
아는 분이 거기서 일하는데, 야옹이와 흰둥이 그리면서, 만화는 인권만화 그리면서 하는 일이 아주 미미해서... 너무 작은 거지만 도움이 되고 싶어서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2010년 9월 무렵부터 매주 그리고 있어요. 기회 되는대로 하려고요.

데뷔가 늦었는데요.
졸업하고 출판사에 다녔습니다. 책 관련 일을 하면 만화와 덜 멀어지리라 생각했던 건데,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잠깐 있다가 나왔지요. 제가 편집일에 잘 안 맞더라구요. 잘하지도 못하고...
졸업을 늦게 한 편이라 더 늦어지면 안 되겠다 싶어서, 만화를 몰두해서 그려야겠다고 결심했지요. 마침 한겨레만화학교 강사였던 이경석선생님과 연락이 닿았어요. 만화 그리기로 했다니까 ‘여기 와서 그려라’라고 하시더군요. 선생님과 같이 있다 보니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까지 같이 입주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부천창작만화스튜디오에서 그리고 있어요.

만화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어릴 때 이를 다친 적이 있습니다. 그게 잘못돼서 오래 치료를 받아야 했는데요. 그 때문에 놀림을 많이 받았어요. 왕따라는 용어는 없던 시절이지만... 그때 만화를 그려주면 애들이 안 놀려서 만화에 더 친근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친해지려고 그애들한테 로봇도 그려주고 했지요.
그때 느낀 게 이빨 하나 다쳐도 이렇게 놀림 당하고 따돌림 당하는데 특수반에 정신장애 있는 애들은 평생 놀림 받겠구나 싶으니 답답하더라구요. 그래서 나는 안 놀렸지요. 작은 경험인데도 어릴 때 경험이 평생 가나 봐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하게 되더군요.
어릴 때 미술을 잘했는데, 적록색약이 있어서 그림을 전공으로 하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만화를 그리는 지금도 미세한 칼라는 잘 몰라요. 요즘은 디지털로 하니까 익숙하면 잘할 수도 있는데, 저는 그게 잘 안돼서 감이 떨어지더라구요. 더 노력하면 되는데 노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겠지요. 미술전공 했으면 큰일날 뻔했어요. 못 따라갔을 겁니다.
만화 보는 건 좋아해서 공부하면서 만화로 스트레스 풀고... 만화 이야기는 계속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런 얘기하면 재밌겠다 싶은 걸 공부하며 중간중간 생각하고... 인문계 가더라도 만화는 계속 그리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주변에는 만화 그리고 싶어하는, 만화 좋아하는 티를 안 냈어요.

본격적으로 만화를 그린 것은요?
취업하기 전에 내 자신에게 선물을 주자는 생각이 들어서 졸업 2년전에 지금은 없어진 한겨레출판만화학교에 등록을 했습니다. 일종의 만화학원인데, 이걸 마지막으로 이제 만화에 대해 미련을 정리하자는 마음이었지요. 학교 수업 끝나면 주2회 3시간씩 6개월 과정을 수강했는데, 다니면서 좀 더하면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만화에 대한 미련을 끊으려고 다닌 건데 오히려 더 미련만 쌓이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평범하게 살자 생각했는데... 뭐 만화가로 사는 것이 평범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요.

그 수업이 도움 되었나요.
결국은 본인이 해야 되는 문제라서... 거기 다니면서 좋았던 건 만화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화 얘기를 많이 한 것이에요. 즐겁더라고요. 학교엔 그런 친구들이 없으니까요. 어차피 기술적인 것은 본인이 해야 하는 거고... 웹툰 보면서 서사가 강해진 것 같아요.

스토리와 그림을 같이 하고 있는데...
그래서 부담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표한 작품이 이야기는 좋은데 작화가 아쉽다는 이야기를 간혹 듣습니다. 내 능력껏에선 잘 그리려고 애쓰지만 워낙 잘 그리는 이가 많아서... <낙오여군복귀기>는 컬러만화라서, 색 입히는 것은 다른 친구(임모과)에게 부탁하고 있어요. 컬러까지 하면 못할 것 같아서요. 컬러감도 없고...

그럼 그림 실력 향상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나요?
제일 좋은 게 원고하는 거예요. 만화 판 짜고 연출하는 거요. 연재를 하든 안하든 원고를 많이 그리는 게 도움이 되거든요. <야옹이와 흰둥이> 그리면서 처음엔 1회당 나흘, 하루 열 시간 이상씩 그렸어요.
사실 그림은 따로 배운 적이 없습니다. 한겨레 강좌는 시간이 워낙 짧아서 연출이나 만화에 대한 이론 등이 중심이었고... 만화학과도 그렇고 사설교육기관도 그렇고 결국 본인이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주느냐가 문제겠지요. 교육 따로 안 받아도 잘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본인이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관건이지요. 주어진 한도 안에서 계속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자와 작가가 서로 성장하는...

구성은 어떻게 하나요?
큰 이야기 맥락은 머릿속에 구성해놓습니다. 결말이나 큰 전환점 등 큰 줄기는 생각해두고, 세세한 구성은 변화를 주어가며 작업합니다.

그림 그리며 특별히 신경 쓰는 것이 있나요?
캐릭터의 일관된 모습이 성격이라고 그러나요? 일관적으로 갈 수 있게 하려고 애씁니다.


개인적인 얘기를 좀...
김해 출생인데 여섯살 때 아버지 직장을 따라서 서울로 왔습니다. 모범생이고, 시키는 대로 잘하는 형이라 공부만 했어요. 노력은 정말 많이 했는데 성적이 안 나오는 스타일이에요. 생각해보면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요. 사실은 고교도 다니기 싫어서 검정고시 보려고 계획한 적도 있고... 어떻게 고교 졸업은 했는데, 대학도 안 가려고 했다가 행정학과로 진학했지요. 고등학교 나오면서 사람들을 더 만나고 대학 때도 학교 안보다 밖에서 더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됐어요. 월드컵 때 군대에 갔고, 2009년부터 이경석 선생님 문하에 있었고... 지금은 부천서 자취하고 있습니다. 미혼이구요.

<낙오여군복귀기> 다음 작품은요?
<고양이 시장>을 하려고 해요. 야옹이와는 다른 고양이 캐릭터를 내세워서요. 요즘 ‘개나 소나 다 후보야’하는 얘기를 듣다 보니 생각한 건데요. 법이 바뀌어서 고양이도 출마할 수 있게 되고, 고양이가 당선돼서 시정을 맡게 된다는 설정이지요. 고쳤으면 좋겠는 행정처리 같은 것을 다루어 보려고 합니다. 사각지대가 많더라구요. 현장에선 다 이유가 있긴 하겠지만... 학교에서 배운 거 무시 못하겠더군요. 공부 열심히 안했어도 행정학과에서 배운 게 생각이 많이 나고 그런 쪽으로 눈이 가던데요. 행정학한 게 제 진로와는 상관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영향이 있네요.

앞으로도 목표는 ‘잘 읽히는 만화, 술술 읽히는 만화’를 그리는 거라는 그는 “할 얘기가 떨어지지 않으면 계속 만화를 그릴 것” 이라고 말했다.

육홍타

전문 인터뷰어. 한국일보와 일간스포츠에서 오랫동안 기자로 일했다.
다양한 장르와 대중문화 개화기 이전의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고 천착중이다.

육홍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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