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수연(傘壽宴) 겸한 ‘해방둥이 시대정신’ 출판기념회 열어
인터뷰365 김두호 기자(인터뷰어) = 신문사에서 젊음을 바치고 이제 팔순을 넘어선 해방둥이 최재영(1945~, 한국바른언론인회 이사장) 원로 언론인은 여전히 정치 경제 전문매거진 ‘정경뉴스’를 발행하면서 ‘大기자’로 기사와 칼럼, 시사평론을 하는 현역 저널리스트이다. 놀랍게도 그는 노령기 인생 2막으로 트로트 가수 겸업 활동을 시작해 언론계와 가요계에서 화제의 인물로 꾸준히 시선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2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 200여 석 홀을 채운 각계 명사 하객들의 박수를 받으며 설운도·이호섭·이애란·이병철·박민수 등 트로트 가수들이 등장, 신인급 가수이기도 한 최재영 언론인의 ‘해방둥이 팔순 잔치 기념행사’에서 주인공과 함께 흥겨운 축하 공연이 열렸다.
팔순을 맞이한 최재영 언론인은 이날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윤석열·이재명 대통령까지 권력의 이동과 함께 정치와 경제, 사회적 문화적 격동의 현대사를 변화의 현장에서 지켜본 기자를 천직으로 살아온 내 삶은 그 자체가 역사적 기록과 같다”고 노기자의 지난 생애를 소회했다.
지난 칠순 후반 나이에 느닷없이 음악수업을 하고 신곡을 준비해 가수의 길로 들어선 동기에는 유래가 따른다.
코로나 사태로 세상이 암울한 잿빛으로 바뀌었을 때 어릴 때부터 노래 잘한다는 칭찬도 듣고 또 가끔씩 동경도 해왔던 가수가 되어 노래로 위안과 즐거움을 주자는 용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아직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도전의 결기로 칠순 신인 가수의 인생 2막을 시작해 국내 가요무대 신인 탄생의 유례 드문 진기한 사례가 되고 있다.
데뷔곡도 ‘희망의 노래’, ‘운명적 만남’, ‘ 내 삶의 흔적’, ‘울진항 연가’ 등 희망과 위로를 소재로 한 노랫말로 모두 ‘최재영 가수’ 자신이 작사하고 작곡은 중진 인기가수 설운도와 수많은 히트곡을 작곡한 이호섭 작곡가가 노(老) 신인가수의 출발을 지원했다.
이날 팔순 잔치 겸 출판기념회에 직접 참석하거나 축사 또는 영상 메시지로 축하해준 명사는 한 살 연상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주호영 국회부의장, 이형균 한국기자협회 고문, 송국건 정치평론가 등이었다.
경향신문에서 함께 재직했던 이형균 전 편집국장은 이날 최재영 신간 저서 ‘해방둥이 시대정신’을 두고 “언론인으로 살아온 나 자신도 충격을 받을 만큼 그의 글에는 진정성과 생생한 기운이 담겨있다. 칼럼 곳곳에는 시대를 향한 철학, 국가와 국민에 대한 진심, 그리고 언론인의 자긍심이 절절히 묻어난다. 세월이 흐르면 청산의 소나무도 꺾이고 휘기 마련이지만 그의 글은 한결같다”는 찬사의 서평을 했다.
언론인 출신의 인기 유튜버인 송국건 정치평론가는 축사를 통해 “55년 동안 언론 외길을 걸어온 그의 정론직필에는 성역없이 정, 재계와 언론 내부 문제까지 본질을 들춰내 비판했다”면서 그 스스로가 시대의 증인이자 기록자로서의 사명감에 불탔기 때문이라고 신간 ‘해방둥이 시대정신’을 소개했다.
한 번 기자는 영원한 기자
- 최근에 펴내신 시사 칼럼집 ‘해방둥이 시대정신’ 출판기념회를 팔순 잔치로 맞이해 보람과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께서 보내주신 축사에서 “지금 이 시대는 어느 때보다 혼란과 갈등, 불평등과 불신이 깊어지는 시기이다. 이럴 때일수록 바른 시대정신을 되새기고, 역사의 교훈을 다시 읽어야할 때”라고 말씀하셨지만 언론인으로 짚고 넘어가야할 관점을 팔순 기자로 정리하고 싶었다."
- 그동안 저서로 ‘한국언론 100년사’ 편찬에 참여하셨고, 칼럼집으로 ‘팬 끝으로 본 한국의 자화상’ ‘직론세평’ ‘제14대 한국 의정사 – 기자가 본 역사의 현장’ 등이 있다. 그리고 팔순에 이른 지금도 정치경제 전문지 ‘정경뉴스’를 발행하고 있다. 신간 ‘해방둥이 시대정신’ 서문에서 밝혔듯이 ‘한번 기자는 영원한 기자’라는 말이 새삼 실감 나게 들린다.
"‘한번 기자는 영원한 기자’란 말은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에서 따온 말이다. 평생 기자로 살아온 것이 행복하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역사의 증인‘인 기자의 길을 주저 없이 택할 것이다. 그동안 신아일보, 경향신문, 세계일보 등의 신문사에서 30여년 재직하고 명예퇴직 후 25년째 월간 '정경뉴스'를 발행하며 꾸준히 편집인으로 글을 쓰고 있다."
- 그동안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몇 차례 대통령 표창 등 수상 내역도 다채롭지만 신문사 시절 특종도 많았다는데
"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 때 ’인간오륜마크‘ 단독 취재는 세계적인 특종이 됐다. 1991년에는 남북 정상회담 당시 서울에 온 북한 연형묵 총리의 ‘통일염원’ 친필 메시지를 받아 특종, 1985년 전북 이리에서 불시착한 중공 군용기 사고현장 단독 보도, 1992년 노태우 대통령 재임시 국민정서에 어긋나는 고위직 골프회동 금지령을 무시한 김영삼 김종필 박태준 당 고위층의 골프회동 현장을 폭로해 시끄러운 화제를 남겼다."
- 치열한 취재 보도 경쟁 속의 기자들에게 특종 기사는 재직 신문사들이 대개 특종상의 영예를 안겨주는 기자 세계의 훈장과 같다. 특종상 이면에는 대체로 수상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숨은 일화들이 따른다.
"그렇다. 본인이 기자를 단독으로 만날 수 없는 처지의 연형묵 총리에 접근할 때는 호텔 직원의 유니폼을 빌려 입고 잠입 형태로 만나 사인을 받고 인터뷰했다. 또 1992년 노태우 대통령 재임 당시 세 거물 정치인의 골프 회동 때는 정보를 입수, 남성대 골프장 산꼭대기에 초정밀 망원 카메라로 현장을 포착, 보도에 따른 파문이 일자 기자도 보도금지령을 어겼다고 청와대 경고를 받기도 했다."
- 치열한 언론인으로 살면서 틈틈이 쌓은 학업 열정도 남다른 것 같다. 중앙대 대학원에서 신문학 전공 후 서울대 국민대 연세대 고려대 대학원 수료, 최고위 과정은 미국 뉴욕주립대와 하바드대, 중국 칭화대를 두루 섭렵하고 미국 케네디대 명예 언론학 박사 학위도 받은 학력 기록이 놀랍다.
"해야할 일을 철저히 하면서 하고 싶은 일,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의 지식 확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자는 결기로 살아왔다. 돌아보면 스스로 생각해도 좀 끔직한 인생 일정이었고 언제나 잠이 부족하고 힘에 넘치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 사단법인체로 설립된 한국바른언론인협회는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등 사회 각 분야의 발전에 기여한 감동적인 인물을 선정, ‘대한민국위대한국민대상’과 ‘한국바른언론인대상’ 시상식의 개최를 매년 주관해 오셨다. 대표적인 수상 인물들을 꼽는다면?
"먼저 반기문 제8대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해 한국 사회 각 분야에서 '아, 저 분 정도라면 당연히 선정되어야할 인물'이라고 공감을 갖게 하는 명사들이다. 김형호 국회의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김상엽 청와대 녹색기획관, 윤세영 SBS회장, 이명박 서울시장, 최경주 프로 골퍼,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조수미 성악가 등이다. 언론상 부문은 신문 방송 통신 등 언론분야의 중견 언론인으로 활동해온 편집국장, 논설위원, 주필 등을 대상으로 매회 8명씩 선정, 시상하고 있다."
‘한국어르신복지회’ 창립해 공연활동이 꿈
- 언론인으로 대부분의 일생을 살고 노후에 가수로 데뷔한 사례는 최재영 가수가 처음인 것 같다. 어떻게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나는 어릴 때부터 노래를 좋아하고 제법 가창력도 인정받았다. 기자활동을 하면서 잊고 살았지만 젊을 때 가수를 동경한 때도 있었다. 직업 가수는 꿈도 꿀 수 없었지만 코로나 시태로 모두가 우울하고 불안한 시대를 맞이했을 때 비록 노령이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즐거운 노래를 불러주면 그것도 내 인생에서 보람을 느낄만한 봉사라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냈다."
- 직접 작사를 한 노랫말도 모두 의미가 있고 사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곡 2집 ‘울진항 연가’(이호섭 작곡)는 어린 시절을 보낸 내 고향 울진의 아름다운 관동팔경을 주제로 희망을 담아 ‘푸른바다 유유히 갈매기 날고 / 창 넘어 잠을 깨는 동해 일출에 아침마을 곱게 물들고 / 첫사랑 애절한 사연 월송정아 너는 알겠지’로 전개된다. 2절은 ‘꿈에 본 고향 산천 / 오늘따라 다시 그립다’로 마무리했다.
또 데뷔곡 중 ‘희망의 노래’는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곳이 있듯이 / 절망 속에서도 꽃망울 튼다’로 시작해 ‘절망은 희망의 기둥이라면 / 고통은 행복의 등불이라네 / 꿈이 없는 비전은 없고 시련 없는 성공도 없다 /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인고의 세월 / 전화위복 희망의 희망의 노래 합창하세’의 노래도 이호섭 작곡으로 발표되었다. 이 곡은 코로나 사태가 심각하던 시기에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온라인을 통해 순시간에 빅 히트곡이 되어 상상밖의 저작권 수입에 따른 세금 고지서를 받아 깜짝 놀라기도 했다."
- 설운도 가수가 작곡에 참여한 이면에 의미 있는 일화가 있을 것 같다.
"오래전부터 그의 노래와 가창력을 좋아했고 내가 주관하는 행사를 통해서도 가깝게 교유해온 사랑스러운 후배이다. 가수로는 내가 후배인데 선배답게 음양으로 노래 지도를 해주었다.
그의 작곡 작품이 ‘운명적 만남’의 노래이다. 황혼에 접어들면서 오붓한 사랑을 나누는 부부간의 사랑 얘기를 주제로 한 가사를 설운도 가수가 기꺼이 곡을 만들어주었다.
‘운명으로 만난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합니다 / 첫눈에 반해 가슴이 뛰는 / 이 마음을 다 주었습니다 / 만약에 하늘이 우리 사이를 영원히 맺어준다면 / 나는 오직 당신을 / 당신 하나만을 사랑하며 살아 갈 겁니다 / 멋진 그대는 하늘이 내려준 천사 같은 사람입니다’가 노랫말이다."
- 아, 이번 KBS 엄지인 아나운서가 사회를 본 팔순 잔치 프로그램 식순에서 ‘노영희 여사님 표창장 수여’가 있었다. 바로 부인 노영희 여사에게 반려자인 최재영 남편이 자신의 이름으로 표창장을 준 것도 처음 목격해 놀라웠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는지?
"밤낮없이 사건 속에 사는 기자란 가족과 사생활을 걱정하며 활동하는 직업인이 아니다. 한 가장으로 온전한 배려를 하지 못한 환경이었지만 묵묵히 두 아들을 훌륭하게 키우고 가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준 아내가 당당하게 남편으로부터 상을 받는 자리를 보여주고 싶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수신제가(修身齊家)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란 옛말을 나는 잠시도 잊어 본 적이 없다."
- 경력을 보면 두 차례 대통령 표창장을 비롯해 각종 수상 기록들이 차고 넘친다. 하나하나가 인생을 열정으로 살아오신 것을 입증한 증표인데 그렇게 살려면 가장 필요한 부문이 심신의 강인한 건강유지로 볼 수 있다. 도대체 팔순에 이르러 가수로 데뷔하는 등 정력적인 의욕을 밑받침한 건강 비결을 공개한다면.
"나의 주특기로 태권도 공인4단을 빼놓을 수 없다. 국기원에서 명예 5단을 인증한 나의 태권도 수련은 육체적인 체력 단련과 함께 집중력과 정신력 의지의 분출구와 같다. 우리의 국기인 태권도는 미국과 유럽지역 사회에서 오래전부터 심신 수련운동으로 최고의 국제적인 스포츠로 평가를 받아왔다."
- 지금은 수명 100세 시대, 인생 설계를 60대 정년퇴직 나이에서 다시 2모작, 3모작의 활동 계획을 세우고 꿈꾸는 시대를 맞이했다. 언론인이 가수로 변신해 다른 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기셨다. 마지막으로 또 꿈꾸는 미래의 설계도가 있다면?
"나도 노령기로 접어들었지만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1,200만여 명에 이른다. 내 마지막 꿈은 ‘한국어르신복지회’를 창립, 전국 어른신들을 즐겁게 살아가게 하는 최고의 봉사인 노래 공연활동을 하면서 함께 즐거움을 나누고 바치는 일이다.
내가 존경하는 인물은 반기문 전 유엔총장님과 미국의 3대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이다. 제파슨에 반하게 된 것은 그가 남긴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고 한 명언 한미디에서 비롯된다. 평생 내가 몸 바친 언론인으로 살아온 것에 대해 긍지와 위안을 준 사람이 바로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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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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