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를 첨단영상도시로 가꾸는 송하진 시장
전주를 첨단영상도시로 가꾸는 송하진 시장
  • 김철
  • 승인 2008.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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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향의 고장, 한국 영상산업 중심지 되다 / 김철



[인터뷰365 김철] 예인으로서 ‘끼’가 다분할 정도가 아니다. 청중들 앞에서 직접 판소리를 열창한다. 소리 실력에 깜짝 놀란 청중들의 박수소리가 요란하게 쏟아진다. 송하진 전주시장이 그런 사람이다. 영상문화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전주 시장답게 송 시장은 예술에 남다른 조예를 가졌다.


영상도시로서 또 하나 전주의 명소가 된 전주종합촬영소 준공식 때의 일이다. 여느 준공식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테이프 커팅은 보통 소수의 인사가 모여 가위로 자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날의 테이프 커팅은 사뭇 달랐다. 테이프는 이 고장의 특산물인 전통 한지로 대체되고 준공식에 참석한 많은 시민들과 함께 가위 대신 손으로 직접 자르는 깜짝 이벤트를 연출,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송 시장의 아이디어로 이색적이면서 뜻 깊은 준공식이 된 것이다.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천년고도 전주가 영상문화도시로서 거듭 태어나고 있다. 지난해 전라북도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인 53편의 영상물이 촬영되었으며 이 가운데에는 <화려한 휴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등 화제작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또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이제 부산국제영화제, 부천국제영화제와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영화제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송 시장과의 대담은 자연스럽게 영상 쪽으로 모아졌다.




전주종합촬영소의 개관을 계기로 전주가 앞서가는 영상도시로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동안 실내 스튜디오의 대안으로 사용되던 KT&G제조창이 지난 2005년 철거되면서(실내 스튜디오 촬영은 영화 전체 분량의 10~20%가량을 차지한다) 전주에서 촬영이 확실시되던 작품들이 타 지역으로 옮겨가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촬영소의 개관은 새로운 출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촬영지원에 따른 다양한 운영 노하우를 습득하여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영화인들뿐 아니라 시민 모두가 사랑하는 공간으로 키워나가야지요. 조속한 시일 내에 ‘디지털마스터링센터’ 등 후반제작시설까지 두루 갖출 계획입니다. 전주를 그야말로 영상문화 도시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겁니다.





촬영소 개관식 때 보니 한지를 이용하여 시민들 모두가 참여한 테이프 커팅이 매우 이례적이었습니다.

전통의 보존과 더불어 미래 수요창출을 기하고자 전주의 우수한 한지를 각종 행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류문화가 말해 주듯이 ‘한스타일’ 문화가 갈수록 각광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한 ‘한스타일’의 전승과 보존에 가장 상징적 중심이 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한지인데요. 전주의 한지가 반기문 UN사무총장의 VIP접견 룸과 UN한국대표부의 내부 장식으로 사용되어 그 아름다움과 우수성이 세계 속으로 뻗어가고 있습니다. 한지는 또 차세대 반도체와 우주실험 등 첨단산업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미래 산업의 대표 주자인 영상산업과의 접목을 위해 촬영소 개관식 때 한지를 이용한 테이프 커팅을 하게 된 것입니다. 과거의 전통과 미래의 산업을 연결하는 고리가 된 셈이지요. 아울러 “모든 행사의 주빈(主賓)은 시민”이기 때문에 개관식 때 시민이 주빈이 되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축하한마당으로 추진했습니다.



지난 4월 개관식을 가진 <전주종합촬영소>는 5만여㎡에 이르는 부지 위에 실내스튜디오와 오픈세트장을 함께 조성, 건립했고, 세트제작실 스탭실 분장실 등 각종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비 오는 장면을 자연스럽게 연출할 수 있는 특수장치 등 타 지역 스튜디오와 차별화된 국내 유일의 시설을 보유했는데, 영화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주에 이토록 영화인들이 많이 찾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선 로케이션 촬영지의 다양성을 들 수 있습니다.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전라북도 내 각 지역은 저마다의 독특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도시의 이미지가 평면적이라면, 이곳은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전주의 경우 현대적 도시 이미지에 더해 8,90년대 향수어린 풍경이 조화를 이루고, 일본식 이미지와 거대 항구가 독특한 색채를 내뿜는 군산, 사극촬영장과 국립공원이 만난 부안,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임실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처럼 산. 들. 평야. 바다. 도심. 농촌. 어촌 등 모든 다양한 공간들을 전주를 중심으로 1시간 내외의 거리에서 접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장면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먼 거리라도 이동을 감수해야 하는 제작진에게 이는 큰 장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장소로서 매력이 아니더라도 영화인들 사이에서는 전주에 오면 영화 촬영하기가 편하다는 평가가 있던데요.

그렇습니다. ‘촬영지원의 시스템화’와 시민들의 협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일단 전주에서 영화 촬영을 해야겠다고 결정한 순간 전주영상위원회의 1대1 맞춤식 로케이션 서비스가 시작됩니다. 프리 프로덕션(촬영 전 준비단계를 뜻하는 말로 장소 섭외, 배우캐스팅 등이 이에 해당)부터 촬영을 마칠 때 까지 함께 하며 제작진들이 촬영에 전념토록 여건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또 시민들은 촬영에 따른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많은 영화 촬영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십니다. 시민들의 협조야말로 전주가 국내 제1의 영화촬영지로 우뚝 설 수 있는 자산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시민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얼마 전 전주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조직위원장으로서 이번 영화제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어느 때보다 관객과 시민들이 많이 참여한 영화제였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영화뿐 아니라 다채로운 행사를 연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축제의 장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 주효했다고 봅니다. 올해 ‘영화의 거리’ 일원에 루미나리에, 길거리 공연, 퍼레이드, 무료 야외상영, 어린이날 특별상영 등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하였고 지역 문화예술단체와 함께하는 영화제로 운영한 점 등이 시민과 관객들에게 좋은 평을 받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내년이면 벌써 영화제 10주년이죠?

그렇습니다. 올해의 경우 역대 최대 규모인 40개국 195편의 영화가 상영되었습니다. 상영작 매진횟수가 전년도 110편에서 140여 편으로 크게 늘어났지요. 정확한 집계가 나와야겠지만 영화제를 찾은 관람객 수도 35만 여 명을 상회한 것으로 전망되어 지역경제 유발효과 역시 더욱 상승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영화제의 전환점이 될 내년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진정한 세계인의 영화 축제가 되도록 하기 위해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계획입니다. 시민들과 영화관계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전주국제영화제 리셉션을 비롯하여 각종 행사 때마다 종종 판소리를 들려주셨는데요. 판소리는 어디서 배우셨습니까?

어렸을 때부터 집안이 문화에 가까웠기 때문에 접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관심이 생겼고, 판소리에 대해서는 독학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판소리 테이프를 사면 수백 번을 듣습니다. 또한 소리꾼을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언을 얻어 배웁니다. 전주사람이라면 소리 한 자리는 배워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영화에 대한 사랑이 각별해 보이십니다. 평소 영화를 자주 관람하시는지, 그리고 최근 보셨던 영화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으신지요?

얼마 전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입맞춤>을 보았습니다. 통속적 멜로드라마의 경지를 넘어선 작품으로 절제된 연출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밖에도 전주에서 촬영했던 작품의 시사회가 종종 열리는데요. 전주가 배경으로 등장하는 작품이기에 특별히 애정과 관심을 갖고 찾아갑니다.





송하진 시장은 지난 80년 행정고시에 합격, 관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주로 고향인 전북도청에서 공직생활을 했으며 행정자치부 등을 거쳐 2006년 제35대 전주시장에 취임했다. 송 시장은 전주를 과거와 현대, 미래가 어우러지는 세계적 문화도시로 발돋움시키고자 첨단영상산업 및 한 브랜드 육성 등을 역점 사업으로 야심차게 추진 중이다. 그의 부친은 호남의 대표적 서예가 강암 송성용(剛菴 宋成鏞) 선생이다.

[인터뷰이 나우] 송하진 전주시장은 최근 전통 한지 생산으로 유명한 전주에 첨단산업복합단지를 조성, 첨단기술로 생산하는 탄소섬유공장(효성)을 유치해 준공식 테이프를 끊는 행사에 참석했다. ‘꿈의 소재’로 일컫는 탄소섬유는 강철에 비해 5배가 가벼우면서 강도는 10배에 달해 항공우주, 자동차 공업, 스포츠 레저용품 등 산업 전반에 핵심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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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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