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정 대사의 미국 서부 여행스케치](14) 자전거로 금문교를 넘어가다
- 바닷바람 맞으며 자전거로 누빈 샌프란시스코 항구 여행
▶(13) 아르데코풍의 명품 도시, 샌프란시스코 이어서
인터뷰365 장시정 칼럼니스트 = 9월 27일이다. 오늘은 자전거로 금문교를 넘어가 보기로 했다. 아들이 금문교 쪽 렌탈자전거방이 가까운 마리나 쪽으로 숙소를 잡아주었다. 9시 10분 경 아들이 가르쳐준 자전거방을 찾아갔더니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조금 기다리고 있으려니 독일 사람 2명도 자전거를 빌리러 왔다. 9시 20분이 넘어서 주인이 왔고 자전거를 빌렸다. 5시 45분까지 하루종일 대여료가 40불에 보험료가 4불이 붙었다. 헬멧과 자물통도 주었다.
드디어 출발! 마리나를 거쳐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 녹지대인 프리시디오(Presidio)를 지나갔다. 아침에 조깅하는 미녀들이 꽤 많다. 개를 끌고 나와 산책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인근에 정박해 놓은 호화 요트들과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금문교가 멀리서 보이기 시작한다. 가슴이 벅차 오른다.
"금문교는 여느 다리가 아니다. 이 다리는 한쪽과 다른 한쪽을 연결하는 길 이상의 것이다. 이 다리는 우리의 과거를 연결하고 있다. 우리의 커뮤니티를 연결하고 있다. 우리의 "하면 된다 정신can-do spirit"을, 우리의 대담한 비전의 성취를 연결하고 있다." - Della Huff의 사진첩에서 인용
자전거 길을 따라 사진도 찍어가며 금문교로 천천히 올라갔다. 금문교 자전거 길은 인도와 함께 사용한다. 미국에는 자전거 길과 인도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서로 양보해가며 함께 쓴다. 우리도 예를 들어 아파트 단지 안 같은 곳에서는 자전거 길과 인도는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천천히 걸어가는 곳에 굳이 선을 그어 구분한다건 부자연스러운 일이다.
금문교를 건너 반대편 비스타 포인트(Vista Point)까지 갔다. 차량은 속도 제한이 45마일, 자전거는 15마일인데 자전거는 속도 제한을 지키는데 차량은 과속하는 것 같다. 걷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다. 그러니 자전거는 속도를 낼려야 낼 수도 없다. 돌아오는 길은 중단 없이 달렸다. 교각의 코너를 돌 때는 부득이 한번은 내려야 했다. 비스타 포인트(Vista Point)에서 포트 포인트(Fort Point) 쪽의 방문자 센터까지 10분이 걸렸다.
이날은 자전거로 온종일 샌프란시스코, 주로 북쪽의 항구 쪽을 돌아다녔다. 롬바드 스트리트의 8구비 꼬불꼬불한 길도 가고 피셔맨즈 워프(Fisherman's Wharf) 39번 선창가에서 바다사자가 괴성을 질러가며 쉬고 있는 정경도 보았다.
8구비 언덕길을 서쪽에서 부터 올라갔다. 목은 마른데 물이 없었다. 마침 주위 공사장에 인부들이 있길래 물을 살 수 있는 편의점을 물어보니 근처엔 없단다. 그런데 한 인부가 자신을 따라오라 더니 길가에 세워둔 자신의 승용차 트렁크를 열고 물 한 병을 꺼내 주는 게 아닌가. 어메이징 어메리칸이다. 위난에 처한자를 방치하면 위법이긴 하다. 하하~. 내가 내준 2달러로는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작지만, 아름답고 고마운 선행이다.
이날 하루종일 보행 수는 자전거 보행 수를 합하여 2만 보가 넘었다. 자전거 보행 수는 투입된 에너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다. 소비 열량 기준으로는 아마도 이날 걸음걸이는 3만 보 정도에 상응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온몸이 방전되어 완전히 지쳤지만, 그래서 행복했다. 이 자전거 대여점은 롬바르드가(Lombard street) 2157번지에 있다. 아마도 금문교에 가장 가까운 대여점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