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집념의 텀블러 인생' 김정용 티크로스 대표
[인터뷰365] '집념의 텀블러 인생' 김정용 티크로스 대표
  • 이은재 기자
  • 승인 202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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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정글의 법칙’에 사용한 물병이 ‘리퓨리’
- 미국 NSF기준 통과...美대사도 큰 관심
휴대용 정수 텀블러 ‘리퓨리’(RIPURI)를 개발한 김정용 티크로스 대표. ‘휴대용 물병 인생’임을 자처하는 김 대표는 휴대용 텀블러 개발과 시장 개척에 힘을 쏟아왔다. 수 천 개의 시제품이 진열된 김정용 대표의 방은 텀블러의 전시장이면서 연구실이다./사진=인터뷰365

인터뷰365 이은재 기자 = 디지털시대의 인류는 지금 스마트폰을 비롯해 생활용 필수도구들을 손바닥 안에 넣고 다니며 활용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휴대용 정수 텀블러 ‘리퓨리’(RIPURI)를 만들어 세계 시장에 유통시켜온 기술유통기업 ‘티크로스’(T-Cross)의 김정용 대표(1965∼서울 성동구 광나루로6길 35 비즈센터)는 스스로 ‘휴대용 물병 인생’임을 자처한다. 전공은 경영학(한양대)이지만 졸업 후 미국 조지아 주립대 유학까지 갔다가 사업에 눈을 돌려 휴대용 텀블러 시장 개척에 매달려 보낸 자신의 삶을 함축한 별칭이다.

언젠가 SBS ‘정글의 법칙’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정글에서 자연수를 퍼 담아 마시던 물병이 ‘티크로스’의 ‘리퓨리’였다. 수돗물이든 냇물이든 어디서나 수질을 알 수 없는 물을 담아도 마실 때는 자동으로 정수가 되어 나오도록 스테인리스 텀블러 안에 고감도 탄소필터가 장착되어 있다.

휴대용 텀블러 개발과 해외시장 유통에 매달려 살아온 김정용 대표의 방은 텀블러의 전시장이면서 연구실과 같다. 수 천 개의 시제품이 진열되어 쉬지 않고 주인의 손과 입을 통해 성능 실험이 진행되고 그의 평가표는 바로 개발팀과 제조공장에 전달되어 신제품의 제작 공정에 반영이 된다.

공공보건 규격을 작성하고 시험 인증을 제공하는 엄격한 검사기관인 미국 NSF 인증을 받아낸 휴대용 정수기 ‘리퓨리’의 김정용 대표는 물이 귀한 아프리카와 남미 아마존의 정글오지 쪽 사람들에게까지 정수 텀블러를 보급하는 계획도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

서울 덕수궁 골목 입구에서 전시회 당시 당시 주한미국대사였던 마크 리퍼트 대사와 함께한 김정용 티크로스 대표./사진=김정용 제공

- 텀블러는 1회용 컵이 쏟아져 나오면서 이 시대의 필요한 용기역할을 하고 있다. 정수 필터가 장착되어 자연수를 정화해서 마실 수 있는 텀블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아직도 많지 않다.

"‘리퓨리’는 미국에서 검사기간이 4개월 쯤 걸리고 한번에 6만 달러 정도의 검증 경비가 필요한 NSF의 인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세계 시장에서 신뢰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 정수기를 판매하려면 NSF 인증이 필수적이다. 언젠가 NSF 마크를 붙여 서울 덕수궁 골목 입구에서 전시회를 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NSF라는 친숙한 마크를 발견하고 놀라운 표정으로 다가와 관심을 보이고 격려를 해주었다. 스스로 홍보대사가 되어 캘리포니아 지역의 기업에 소개도 해주었다.

아마존 정글에도 정수 텀블러 공급이 꿈

김정용 티크로스 대표. 

- 작은 물통 속에 배터리도 없이 무동력의 정수기 필터가 장착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그게 어떤 작용으로 정수 역할을 하는가?

"NSF 인증 정수기 과정을 거치려면 맛과 냄새 등의 정화, 각종 유기화합물의 제거, 박테리아와 미생물 등의 비활성화, 15종에 이르는 오염물질의 감소 및 제거, 인체에 무해한 배출 독소의 처리 등을 검증받아야 한다.

필터의 소재는 숯을 원료로 한 재료와 특허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세계 어느 나라든 배관을 통해 공급하는 수돗물에는 염소, 납, 중금속 녹물 등이 녹아 있어서 대다수 가정에는 정수기가 사용된다."

- 휴대용 정수기와 관련해 국내에서는 평가받은 기록이 없는가?

"많다. 2014년 정부(환경부)의 ‘친환경 창조 경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특별상을 받았고 다른 정부기관과 단체, 학술기관 등으로부터도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 중에 대표적인 사례라면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글로벌 생활 명품 선정증’이다. 그런 것보다 ‘정글의 법칙’이라는 방송 프로에서 출연자들이 ‘리퓨리’ 휴대용 정수기로 정글에서 체취한 물을 담아 마시는 장면을 보게 되었을 때 더 큰 보람을 느꼈다."

SBS ‘정글의 법칙’ 프로그램에 등장한 ‘티크로스’의 휴대용 정수 텀블러 ‘리퓨리’/사진=SBS방송 캡쳐

- 휴대용 텀블러 사업을 시작한 동기와 그것에 매달려 살아온 라이프 스토리를 듣고 싶다.

"아버지가 출생 전에 별세하셔서 유복자로 출생했다. 충청도 당진의 외가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서울에서 안 해 본 장사가 없는 어머니의 도움으로 서울 장충고를 거쳐 1989년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어서 학문에 뜻을 두고 미국 유학을 준비했다. 합격통지를 받은 조지아공대, 에모리대, 조지아주립대 중 조지아주립대를 선택해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다가 힘들게 학업을 계속하는 것보다 돈을 버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세계적인 무역회사인 서와이어 앤 맥클레인(Swire & Maclaine)에 입사하면서 예상도 하지 않았던 분야로 진로가 바뀐 것이다."

- 휴대용 물병인 텀블러에 눈을 돌린 것이 그때인가?

"그렇다. 내가 다닌 외국계 기업은 홍콩의 CPA 항공의 자매 회사였다. 나는 11년간 한국지사에 근무하면서 미국 월마트를 상대로 동남아 지역의 생산제품을 공급하는 물류무역 유통분야를 맡아 젊은 혈기를 불태웠다. 3억달러 정도의 한국산 제품을 나의 활동으로 월마트가 구매, 유통시키기도 했다.

그 때 보온병 시장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고 미래가 유망해 보였다. 제조 기술이 앞서 있던 대만의 제품을 두고 한양대, 카이스트, 포스코 등 우리 국내 기술공학 분야 전문가들의 위탁연구를 통해 조금씩 개선하고 발전 시켜온 텀블러가 지금의 정수 텀블러 ‘리퓨리’이다."

월마트가 유망 미래 사업 제시

- ‘리퓨리’ 생산기업인 ‘티 크로스’는 언제 창업하였는가?

"2002년 3월이다. 회사 이름은 인간의 소중한 가치를 인정하면서 사람끼리 서로 연결이 된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리퓨리’라는 말도 생명을 존중하며 정화한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선 것은 2005년 자연재해인 허리케인 태풍이 미국 남부지역을 초토화 시켰을 때 월마트가 BPA(환경호르몬 유해물질) 예방 물병을 찾고 있을 때였다. 물병 소재가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도 아닌 환경오염이 안되는 물질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스테인리스를 활용한 최초의 물병 생산을 시도한 것이다."

미국 NSF 인증을 받아낸 휴대용 정수기 ‘리퓨리’의 김정용 대표
미국 수질 인증 기관 NSF 인증을 받아낸 휴대용 정수기 ‘리퓨리’의 김정용 티크로스 대표(사진 맨 왼쪽). NSF는 세계에서 권위있는 물관련 인증 마크다./사진=김정용 제공

- 매출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초기에는 150만 달러 수준을 유지하다가 2007년에는 7000만 달러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그 이상은 은행이 보증을 서주지 않기 때문에 중국의 텀블러 기업들이 세계 시장의 공급처로 대세를 이끌었다. 텀블러는 제조기술이 단순한 노동집약적 제품이기 때문에 중국의 생산 공장이 세계 시장을 점령하다시피 공급처가 되고 있다."

- 비교적 순탄하게 수출기업으로 성장을 해온 것 같다.

"아니다. 2017년 1차 특허제품을 만들기까지 개발비 투자에 회사 건물과 살던 집까지 모든 것을 다 쏟아 넣기도 했다. 시제품 1개에 때로는 1억 원씩이 투입되기도 했다. 지금 내 사무실에는 100여 개의 시제품 모델들이 전시되어 있다. 대량 주문을 받고도 은행 융자 규제의 한계로 인해 거액의 수출 물량을 중국 기업으로 넘기는 일도 빈번하게 겪었다.

그런 가운데 꾸준히 주문이 들어와 희망을 열어주었다. 네팔 지진, 페루에서 대홍수를 겪고 정수 휴대용 텀블러를 주문해 오기도 했고 중국, 베트남 등의 지역에서 군인 휴대용 물통에 정수필터를 장착할 수 있도록 제작해달라는 주문도 받았다. 세계적인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도 39개국에 공급할 정수 텀블러 판매 입점 요청을 해오기도 했다."

김정용 티크로스 대표. 김 대표는 "언제나 어디서든지 쉽게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사업을 한다는 것만으로 인생의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사진=인터뷰365

- 지금 스테인리스 텀블러는 좀 무겁다는 느낌이 든다. 보다 더 획기적이고 편리한 정수 텀블러를 개발한다면 어떤 것이 나올지 기대된다.

"‘리퓨리’정수 텀블러 중에 필터를 통해 쉽게 물이 나오도록 손가락으로 누르는 무동력 쿠션형태의 고무 소재를 개발한 것이 최신 제품이다. 스테인리스 통은 모든 소재 중에서 가장 적합하지만 다소 무겁다는 점이 결함인데 경량화 된 텀블러 소재를 활용하는 최적의 연구는 계속 나의 과제가 되고 있다. 나는 수분 70%의 체질로 유지되는 인간이 언제나 어디서든지 쉽게 생명수인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사업을 한다는 것만으로 인생의 큰 보람을 느낀다."

이은재 기자
이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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