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굿피플] 장기기증으로 3명 생명 살리고 떠난 50대 언론인
[365굿피플] 장기기증으로 3명 생명 살리고 떠난 50대 언론인
  • 김리선 기자
  • 승인 20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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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신문사서 25년 재직한 故여기봉 씨, 숭고한 희생 잔잔한 감동
- 생명 구한 아버지 뒤 이어 아들도 의사의 길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여기봉 씨.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50대 언론인의 숭고한 희생이 잔잔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전기신문사에서 25년가량 기자로 근무한 여기봉(52) 씨는 지난 24일 전남대학교병원에서 간장, 신장(좌,우)을 기증 후 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조직기증까지 실천하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

28일 KODA에 따르면 고인은 추석이 끝난 연휴 마지막 날,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였다. 급히 응급실에 내원했지만 끝내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뇌동맥류가 터지면서 생긴 뇌출혈이 원인이었다. 결국 뇌사상태로 판정되면서 장기기증으로 3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아내 이희경(50) 씨는 "평소 저희 부부는 장기기증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저 또한 불의의 사고를 당하면 기증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막상 깨어날 가망성이 없다는 말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남편의 모습을 떠올리며, 생명나눔은 누군가가 타인을 위해 기증을 결정하면서부터 선순환의 고리가 시작된다고 믿었다"며 "우리 가족이 결정한 이 일이 다른 분들이 용기를 내는 데에 보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이 기억하는 고인은 기자로 근무하며 강직하고 바른 성격으로 주변 직원들의 힘들고 고단함을 함께 들어주고 부당한 일에는 적극적으로 앞장서는 중심이 곧은 사람이었다.

“잘 사는 사람이란 말에는 돈이 많으면 인격도 높다는 것을 의연중에 내포하는 것인데 옳은 화법이 아니다. 다름을 틀리다 하면 안되는 것처럼.... (중략) 아들 시명아! 부자가 아니라도 잘 사는 사람은 엄청 많아...시장 점포 주인, 버스 운전사, 청소 노동자, 많은 사람들이 제 역할에 충실하며 열심히 잘 살고 있단다.” <아들에게 쓴 편지 중>

하나뿐인 아들에게 쓴 편지에서도 옳고 그름에 대해 어린 시절부터 알려주었으며 대의를 위해 본인을 희생하는 것에 결코 지나침이 없는 사람으로 커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외동아들을 키웠다.

아들 여시명(24세) 씨는 "다시는 아버지를 볼 수 없지만, 가족들에게 많은 사랑을 줘서 감사하다"며 "마지막 길도 역시나 헛되지 않게 아픈 사람을 살리고 가는 것이 아버지가 평소 바라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삶에 희망을 선물한 아버지가 정말 자랑스럽다"고 장기기증을 통해 생명을 구한 아버지를 존경한다는 뜻을 밝혔다.

아버지의 가르침이 자양분이 된 아들은 현재, 의과대학 3학년으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환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먼저 내밀 수 있는 훌륭한 의사를 꿈꾸고 있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leesun@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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