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캐릭터로 웃긴다” 폭소탄 준비하는 양상국
“나만의 캐릭터로 웃긴다” 폭소탄 준비하는 양상국
  • 김우성
  • 승인 200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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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내 꿈은 장사로 성공하는 것 / 김우성



[인터뷰365 김우성] 얼마 전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내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에 소설가 이외수 씨가 자주 접속한다고 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때그때 이슈가 되는 내용의 갤러리(게시판)가 수시로 개설되어 ‘여론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이곳에 최근 흥미로운 글이 하나 올라왔다. ‘달인’의 노우진과 함께 ‘닥터피쉬’의 양상국을 현재 KBS <개그콘서트>의 ‘본좌(일정한 경지에 올랐음을 나타내는 인터넷 용어)’로 지목한 것이다. 물론 한 누리꾼의 사견이지만 확실히 ‘달인’과 ‘닥터피쉬’는 지금 <개그콘서트>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닥터피쉬’의 열혈 팬 양상국이 있다.





데뷔 과정이 궁금한데요. KBS <개그사냥>(개그맨 지망생들의 등용문격 프로그램, 그는 ‘서울사람 다 됐네’라는 코너에서 사투리를 이용한 개그를 선보였다)에 출연하였잖아요. 그 길로 지금까지 오게 된 건가요?

이 말씀을 먼저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원래 제 꿈은 장사를 하는 거였어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중학교 때부터 노트에다가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고 경영관련 카페만 10개 넘게 가입을 했었어요. 근데 평소 개그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나도 동네에서 제법 웃기는 놈인데’라는 생각을 하며 막연한 동경을 갖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을 복학하려고 하니 반년 정도 시간이 붕 뜬 거예요. 그때 마침 <개그사냥>이라는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왔던 거죠. 그렇게 개그사냥 끝나고 다시 복학을 했어야 했는데 <개그콘서트>가 또 눈에 들어오는 거예요. ‘아 저 무대에 꼭 서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고 결국 두 번의 시험 끝에 KBS 공채에 합격했던 겁니다.





그렇다면 원래 꿈이 사업가였다는 말인가요?

‘나는 장사꾼이 되겠다’하는 목표가 있었고요. 개그맨은 ‘꿈’이었어요. 꿈을 이뤄보자는 마음으로 잠시 올라왔는데 <개그사냥>으로 꿈을 이룬 셈이죠.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실은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도, 남을 돕고 싶어도 마음만 가지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또 돈을 떠나서 ‘나도 성공을 할 수 있다. 성공을 할 것이다. 내가 성공할 수 있는 건 사업이고 장사다.’라는 생각이었지요.



중학교 때부터 구상했다던 아이템 중에 재미난 것도 있을 것 같은데.

지금 보면 되게 유치해요. 하하. 예를 들어 서울에 PC방이 유행하면 지역에까지 내려오는 데 시간 터울이 있어요. 그걸 캐치해서 지역에서 먼저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물론 그것도 곧 시들해지겠죠. 그러면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 문화적으로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면 반드시 성공을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경영자 카페에 가입했던 것도 경영을 어떻게 한다는 걸 떠나서 경영학적인 마인드를 배우려고 했던 거고요. 거기서 읽은 글 중에 ‘꿈은 꾸는 거지만 목표는 이루는 거다’라는 말이 있었어요. 사업은 내가 무조건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지요. 노트에 적었던 것들은 냉면 가게를 내더라도 냉면의 맛을 넘어 또 다른 무언가를 준비해야 한다는 식이었죠.



미성의 사투리를 내지르는 그 엉뚱한 캐릭터, 이를테면 ‘닥터피쉬’도 그렇고 ‘내 인생에 내기 걸었네’에서 무언가 해결해 줄 것처럼 험상궂은 얼굴로 등장해서는 휘두른 자기 주먹을 더 아파하는 그런 캐릭터는 직접 구상하는 것인가요?

‘내 인생에 내기 걸었네’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을 때 제가 중간에 합류하게 된 것인데요. 원래 설정은 형사(김원효)랑 똑같은 바보 하나가 더 등장하는 것이었죠. 근데 원효 형은 부산 출신, 저는 바로 옆 김해 출신이라 둘이 사투리 꺾이는 포인트가 똑같고 목소리까지 비슷하다보니 캐릭터가 살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다가 만들어진 캐릭터입니다. ‘닥터피쉬’같은 경우 원래 이 정도까지의 열혈 팬 캐릭터는 아니었어요. 일반적인 팬 정도였고 역할도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거든요. 근데 우연히 저한테 기회가 주어져서 당시 출연하던 코너도 없었던 상황에 ‘아 이거 살려야 한다’는 마음이 들어 선배들한테 잘 보이려고 ‘오버’를 했죠. 그렇게 오버를 하며 미친 듯이 소리 지르고 했던 게 그대로 캐릭터가 되었어요. 실제 팬클럽 멤버 분들도 진짜 같다고 그러시고. 처음 방송 나갔을 때는 진짜 유세윤 팬을 데려다 놓은 줄 알았다는 분들도 있으셨고요. 하하.





데뷔 직후 가장 신기했던 점이 있다면?

공채에 합격하기 전에 소속사에 먼저 들어갔는데요. 아직도 기억이 나는 게 출근을 시작하고 어느 날 TV에서 축구 경기를 중계하는데 김준호 선배가 내 옆에 앉아서 축구를 보는 거예요. ‘이 사람이 왜 내 옆에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었죠. 지금은 그렇지 않은데 당시엔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기분이었죠.



다들 남 앞에서 약한 모습 안 보이려 하고 될 수 있으면 스스로 위신을 세우려고 하는데 양상국 씨의 연기는 정반대의 경우죠. 그런 모습을 보며 팬들이 행복해하는 것 같아요.

저도 공감해요. 사람들은 자기보다 바보이고 덜 떨어졌을 때 더 호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선배들이 종종 <개그콘서트> 첫 캐릭터가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을 많이 했었거든요. 비호감은 아닌 것 같아 다행이에요. 하하.



김해에 있었을 때 양상국은 주변으로부터 어떤 사람이었나요?

친구들 만나면 항상 웃겨주려 했고 분위기 메이커란 말도 많이 들었어요. 특히 여자 앞에서 더 웃기려고 노력했죠. 잘 생긴 외모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튀어야 한다. 사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었거든요. 근데 저도 부모님이랑 같이 있을 때는 별로 말이 없어요. 처음에 개그맨 한다고 하니까 부모님께서 “니가 무슨 개그맨이냐. 가서 뭘 웃기겠냐”고 하셨는데 지금은 되게 신기해하시고 뿌듯해하세요. 친구들도 처음에는 “넌 개그맨까지는 아니다”라고들 했었죠.



가족들 중에 누가 제일 좋아하시던가요?

아버지가 되게 무뚝뚝하신데 가장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전형적인 경상도 가장이신데 요즘에는 겉으로 내색도 하세요. ‘우리 아들 잘한다’고요. 사실 오래 전부터 김해에서는 제가 꽤 알려졌어요. 제가 잘 해서 소문이 났던 게 아니고요. 부모님 입소문으로 유명해졌어요. 형은 공부를 되게 잘하고 유학도 갔다 왔는데 지금 느낌으로는 형보다 날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부모님도 방청하러 오신 적이 있나요?

무대 위에서 내가 호응 받고 남을 웃기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직 못 보셨어요. 집에서는 보시는데 한 번 올라오시기가 힘드신가 봐요. 제가 서울에 3년 있었는데 아버지는 한 번도 안 오셨고 어머니는 딱 한 번 오셨어요. 그것도 여의도에서 친척 결혼식이 있어서 관광버스 타고 올라오신 거예요. 5분 정도 집을 둘러보시고는 ‘아 여기 사는구나’ 하고 다시 가셨어요. 좀 서운해요. 하하. 출연하는 코너가 있을 때 꼭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래도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실 텐데요.

혼자 있으니까 아무래도 건강에 신경이 쓰이시나 봐요. 단백질 보충해야 한다면서 고등어, 갈치, 번데기 이런 거 요리해서 보내주시고요, 제가 좋아하는 재첩국도 얼려서 보내주세요. 김해지역의 재첩국이 유명하잖아요. 처음엔 반찬 통에 일일이 담아서 보내주시다가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봉지를 이용해 부피를 줄여 보내주시죠.



집에 자주 가고 싶진 않으세요?

그래도 두어 달에 한 번은 내려가는 것 같아요. 근데 엄마가 해주는 밥 먹고 싶어서 내려가면 막상 한 끼 밖에 못 먹고 주로 친구들 만나서 놀아요. 전에 진영 내려가면 새벽 1~2시에 가게 문이 다 닫혔는데 요즘은 신도시 생겨서 거기서 늦게까지 친구들을 만나요. 서울 와서 좋은 사람 많이 만났지만 고향 친구들에 비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맡아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요?

실제로 무대에 오를지는 모르겠는데 소리 지르지 않고 차분하게 웃길 수 있는 나만의 캐릭터를 준비 중이예요.





마지막으로 팬들께 밝히고 싶은 게 있다면 말씀 해주세요.

미니홈피에 보면 ‘좋아한다. 사랑한다.’ 이런 댓글들을 남겨 주시는데 다른 곳에 가보면 ‘잘 하긴 잘 하는데 실제로 덜 떨어진 것 아니냐’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제가 연기를 못해서 어설픈 모습이 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냥 일반적인 생각을 하고 사는 평범한 20대 대한민국 남자라고 귀엽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서울 생활이 얼떨떨하다는 순박한 청년 양상국. 그가 준비 중인 비장의 캐릭터가 폭소탄이 되어 사람들에게 큰 행복을 가져다 줄 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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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성
김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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