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호가 만난 人] 자전거로 국토완주한 칠순의 박두희 씨 '회춘만세'
[김두호가 만난 人] 자전거로 국토완주한 칠순의 박두희 씨 '회춘만세'
  • 김두호
  • 승인 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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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랜드슬램 인증받고 고령화시대 건강관리 시범
은퇴 후 자전거 타기를 즐겨온 박두희 씨는 칠순이 넘은 나이에 자전거로 젊은이도 시도하기 두려운 전국 국토 완주에 성공했다. 1년간 그가 이동한 거리만 2132㎞. 서울에서 부산을 두 번 왕복할 정도의 거리다. 서울에서 부산, 목포,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제주도까지 종횡으로 어어지는 자전거길을 모두 완주한 그는 친구들과 전국에 가보지 못한 새로운 자전거 길을 찾아 떠날 꿈에 부풀어 있다./사진=인터뷰365 

인터뷰365 김두호 인터뷰어 = 최근 팔순을 눈앞에 둔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이 별장 해변 길을 칠순 생일을 맞이한 질 여사와 자전거로 달리는 모습이 토픽으로 떠올랐다. 바로 70대 노령기가 또 한 번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라는 자신감을 은퇴 후 자전거 타기를 즐겨온 박두희(1947∼ 전 서울신문 광고부장) 씨가 전국 국토완주를 통해 시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박두희 씨는 지난 5월 서울신문 출신 광고인들의 친목단체인 ‘태평로25시’가 출간한 <평생 동행>이라는 책을 통해 ‘대한민국 국토완주 그랜드슬램 달성’이라는 거창한 제목의 체험기를 게재했다. <평생동행>은 서울신문사 광고국에서 근무한 500여 회원들이 직장을 떠난 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근황을 소개한 책이다.

칠순으로 접어들면서 체력이 떨어지는 노화 현상을 경계한 박두희 씨는 자전거 타기의 취미 생활을 일상의 활동 중심으로 비중을 높여 만 73세를 넘어선 2020년 5월, 젊은이도 시도하기 두려운 국토 종주 자전거 여행을 결행했다. 

칠순의 나이에 자전거로 국토완주에 성공한 박두희 씨. 그는 제주 함덕 서우봉해변에서 1년여에 걸친 국토 종주를 마무리하며 자전거를 힘껏 들어 올리며 만세를 불렀다./사진=박두희 제공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필요로 하는 극기 훈련과 같은 장장 2132㎞의 노정을 거침없이 돌파한 노익장의 성공한 도전 일정은 다음과 같다. 

2020. 5. 1 서울∼양평∼이포∼여주.

5. 23 여주∼충주∼탄금대∼수안보(국토 종주 남한간 자전거길)

5. 28,29 충주∼문경∼상주∼달성보(새재 자전거길)

6. 16-18 상주∼양산∼부산 낙동강 하구둑(낙동강 종주 자전거길)

7. 7 안동∼안동댐(안동댐 자전거길)

10. 15-16 대전∼부여∼공주∼익산∼군산(금강 종주 자전거길)

10. 28-29 담양∼광주∼나주∼목포(영산강 종주 자전거길)

2021. 3. 10,11 수안보∼세종시∼청주(오천 자전거길)

3. 17-19 강진∼구례∼화계장터(섬진강 종주 자전거길)

4. 5-10 파주 자유로 통일전망대∼속초∼경포대∼정동진∼포항(동해안 종주 자전거길)

5. 9-15 용두암∼송악산∼함덕 서우봉해변(제주 환상 종주 자전거길)

지난 1년을 두고 서울에서 부산, 목포,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제주도까지 종횡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을 모두 완주해 통합인증센터인 ‘K-water’로부터 국토종주 인증서와 기념메달을 받은 박두희 자전거타기 고수를 만났다.

춘천고 졸업동기 2명 동행

박두희 씨가 1여년간 장장 2132㎞의 자전거길 국토종주를 모두 완주해 받은 그랜드슬램 달성 인증 메달./사진=박두희 제공

- 지난 1년간 국토 종주했다는 거리가 2,132㎞, 5,330리 길이다. 서울에서 부산을 두 차례 왕복으로 오고간 거리쯤 된다.

"작년 5월 1일 새벽이 끝나는 오전 6시, 상큼한 공기를 마시며 서울을 출발하던 순간의 부푼 꿈과 흥분을 잊을 수가 없다. 나 혼자 달리지 않았다. 자전거는 걷기운동과 달리 사고위험이 따른다. 넘어지거나 부딪히면 달리는 속도감이 있어 큰 사고도 날 수 있어서 라이딩을 함께 하는 동반자가 있어야 한다.

나는 춘천고 동기동창생 친구(이수곤, 원영신) 두 명과 3인조가 되어 생사고락을 함께 해 큰 힘이 됐다. 중도에 포기할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 전국의 아름다운 자전거길, 잊을 수 없는 풍광들을 앞머리에 올려 본다면 어디부터 떠오르는가?

"국토 중심을 지나가는 낙동강 종주 자전거 길은 끝도 없이 장면을 바꾸며 금수강산 우리 국토의 이름다운 산천을 보여준다. 봄, 여름, 가을의 변모하는 계절의 풍광은 다른 나라 여행도 많이 다녀 봤지만 우리나라가 제일이다. 또 구례의 매화꽃, 섬진강을 따라 펼쳐진 벚꽃 길의 향연은 탄성을 지르며 달리게 했다.

피톤치드로 가슴속의 먼지를 청소해주던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과 고즈넉한 동네를 감싸고 있는 대나무 숲길 사이를 지날 때는 내가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환상의 나라로 들어가는 착각도 들었다.

수평선을 차고 오르는 동해의 일출장면, 넘실대는 파도소리를 들어가며 달리는 해안선 자전거길, 해질녘의 붉은 노을이 해안의 작은 마을 위에 펼쳐지는 광경은 모두 가슴을 벌렁거리게 만든다. 그런 반면에 동해안은 가파른 산비탈 코스가 수시로 등장해 페달을 밟지 못하고 힘들게 끌고 오르는 길이 많은 결함도 있다."

1년간 국토 종주를 하며 생사고락을 함께한 춘천고 동기동창생 친구들과 함께 국토 종주길인 순창 향가터널 앞에서./사진=박두희 제공 

- 딱 꼬집어서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문득 떠올린다면.

"지난 5월 9일 서울을 떠나 목포 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1박하고 다음날 아침 퀸제누비아호에 자전거를 싣고 마지막 코스 제주도에 도착해 그곳 첫 인증지 용두암을 향해 달렸다. ‘우웅’소리를 내는 풍력발전기 도는 소리를 장단삼아 들어가며 힘껏 페달을 밟아 송악산을 통과하였다.

아, 마침내 5월 13일 함덕 서우봉해변에서 1년여 국토 종주 페달에서 지친 두발을 내려놓고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자전거를 힘껏 들어 올리며 만세를 부르던 순간이 가장 감격적이었다.

또 해발 548m 이화령 고갯길을 겁도 없이 페달을 밟고 올라간 그 정열적인 힘은 어디서 솟아나왔는지 정상에서 세상을 정복한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엄청난 체력 소모와 인내심이 필요했던 이화령 백두대간을 넘어 내려오는 길에 오미자 특산지의 와인시음장에 들려 목을 축이고 독특한 수질의 문경 온천에서 피로를 풀던 시간도 즐거웠던 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

- 코스 완주 중간에 숙박도 하고 귀가하는 휴식일정도 많았던 것 같다.

"중도에 휴식을 위해 멈추는 지점에서 열차편 등으로 귀가를 하면 다시 교통편으로 멈추었던 코스지점으로 복귀해 끊어지거나 건너뛰지 않고 레이스를 이어갔다. 때로는 관광지의 게스트하우스에 묵으며 피로를 풀기도 했다."

- 지역에 따라 별미로 소문난 맛 집 음식도 많이 찾았겠다.

"물론이다. 전국 자전거 순례길의 주요 방문지는 맛집이다. 가능하면 그 지역 전통의 토속음식으로 싸고 맛있다는 음식점을 두로 찾아다녔다. 문경새재롤 가기전 수안보에서 맛본 꿩고기요리, 낙동강 길에는 유명한 매운탕집들이 여기저기 즐비하다. 밤의 고장인 공주에서는 생밤을 넣은 육회비빔밥, 목포의 유명한 ‘원조 진땡이식당’에서 먹은 얼큰한 코다리찜, 화계장터에서는 굴요리에 막걸리 맛이 일품이었고 동해안을 달리며 수시로 출입한 횟집, 그 중에 소문을 듣고 찾아간 고교 동기가 50년간 운영해 왔다는 ‘부흥횟집’이란 곳의 자연산 회, 제주도 여러 곳에서 미각을 돋구어 준 옥돔물회 맛 등을 잊을 수가 없다."

운동하며 봉사활동이 노년의 행복

- 자동차보다 비싼 자전거도 있다는데 국토종주 때 타고 다닌 자전거는 얼마짜리인가?

"10년 전에 100만원 정도를 투자해 구입한 일반 자전거를 수리해 가며 사용하고 있다. 장거리 장시간 사용해도 별로 불편이 없다. 타기에 편하고 무리감 없이 내 몸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하는 것이 최상이지 천만 원이 넘는 비싼 자전거를 탄다고 더 잘 달리고 더 편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비싼 자전거일수록 관리에 신경을 써야하니 오히려 짐이 될 수도 있다."

- 자전거 타기를 즐기기 시작한 것은 언제인가?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은퇴를 앞두면서인데 살고 있는 동네가 한강변에 조성된 자전거길에 가까워 자연스럽게 건강을 생각하며 취미종목으로 택했다. 국토종주에 도전하기 전에는 주로 서울에서 한강변을 따라 춘천을 오가거나 인천으로 가는 아라뱃길 코스를 좋아했다."

박두희 씨는 은퇴를 앞두고 취미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사진=박두희 제공 

- 곧 팔순으로 접어드는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이 부인과 나란히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최근 신문마다 토픽으로 다루었다. 자전거는 연로한 분들이 즐기기에는 조심스러운 운동이다. 자전거 타기를 통해 건강에 어떤 도움을 받고 있나?

"자전거 타기는 무릎관절에 큰 부담을 안주고 하체 근력을 튼튼하게 하면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경쾌한 운동이다. 나는 과체중을 적절한 선으로 낮추는데 도움을 받았고 신체 전반에 균형 있는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의학적으로도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심폐기능이 좋아지고 모세혈관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운동으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나의 경험으로는 정신적인 자신감, 활기 있는 생활로 체력을 유지하게 해준다. 무리하지 않게 자신의 체력에 맞추어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서 노인층도 요즘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다. 다만 넘어지거나 충돌 사고가 잦아 체력이 약한 노년층은 권장할만한 운동 종목으로 위험하다고 볼 수도 있다."

칠순의 나이에 자전거로 국토완주에 성공한 박두희 씨./사진=인터뷰365

- 자전거 타기로 찾은 남다른 성취감과 행복한 칠순 인생의 새로운 꿈은 무엇인가?

"노후 인생의 가장 큰 보람과 행복은 봉사활동으로 느끼고 얻는 기쁨이다. 먼저 노인으로 최대의 행복은 건강인데 자전거로 기본 체력을 유지하게 되어 그 점은 차지했고 다음은 이웃이나 사회를 위해 뭔가 작은 도움이라도 베푸는 봉사를 하는 것이 인생의 마지막 소망이다. 나는 교회를 통해 틈틈이 실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삶의 궁극적인 목적은 즐겁게 사는 건데 자전거가 아니더라도 취미를 통해 기쁨을 얻을 수가 있다. 그런데 취미생활을 함께 하는 친구가 있으면 더 행복한데 나는 죽마고우나 다름없는 고등학교 동기 세명이 자전거길 라이딩에서 3인조가 되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나는 다시 인터넷을 뒤져 가며 전국에 가보지 못한 자전거 길을 찾아내 두 친구와 떠날 꿈에 부풀어 있다."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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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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