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인터뷰] 11년 차 배우 이수혁 "'배우'란 타이틀, 여전히 떨린다"
[365인터뷰] 11년 차 배우 이수혁 "'배우'란 타이틀, 여전히 떨린다"
  • 김리선 기자
  • 승인 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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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톱 모델 출신 주연급 연기자로 자리매김
- 드라마 '어느날 우리집 현관으로...', 영화 '파이프라인' 동시 출격
- '파이프라인' 속 악역 활약..."내가 봐도 낯선 표정 새로워"
영화 '파이프라인'으로 오랜만에 영화로 복귀한 배우 이수혁./사진=YG엔터테인먼트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영화 '이파네마 소년'에 출연한 앳된 얼굴의 미소년이 벌써 11년차 배우가 됐다. 이수혁(1988~)을 떠올리면 이젠 모델이란 말보다 배우란 말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2006년 모델로 데뷔한 후 소위 톱 모델로 '잘나가던' 그는 영화 '이파네마 소년'(2010)로 데뷔 후 마음 속에 간직했던 연기자의 꿈을 위해 한 걸음씩 내디뎠다. 

이수혁은 2011년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뛰어난 무공 실력을 지닌 호위무사 ‘윤평’ 캐릭터로 시청자들이 눈도장을 찍은 후 드라마 '차형사'(2012), '고교처세왕'(2014), '우리집에 사는 남자'(2016), '동네의 영웅'(2016), '본어게인'(2020) 등 시대극과 현대극을 오가며 차곡차곡 필모그라피를 쌓아왔다. '밤을 걷는 선비'(2015)로 그해 미니시리즈 부문 남자 신인상을 받으며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쉬지 않고 연기에 몰입한 그는 어느덧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모델 이미지를 벗고 오롯이 배우로 인정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결과다. 

올해도 그는 활발한 연기 활동을 이어간다. tvN 판타지 드라마 '어느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 방영과 같은 시기에 범죄오락영화 '파이프라인'으로 오랜만에 관객들을 만난다. 최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난 배우 이수혁은 "아직도 '배우'란 호칭을 들으면 떨린다"고 했다.

내가 봐도 낯선 표정과 말투...신나게 촬영했다

영화 '파이프라인'으로 오랜만에 영화로 복귀한 배우 이수혁./사진=YG엔터테인먼트
영화 '파이프라인'으로 오랜만에 영화로 복귀한 배우 이수혁./사진=YG엔터테인먼트

- 드라마와 영화로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다. 영화는 2013년 '무서운이야기2' 이후 오랜만의 출연이다. 

“오랜만에 제가 좋아하는 영화로 인사 드릴 수 있게 됐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고 떨린다. 데뷔작인 저예산 영화 '이파네마 소년' 출연 당시 예산 규모와 관계없이 행복하고 즐겁게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특히 '파이프라인'이 '이파네마 소년' 이후 주연을 맡은 첫 영화라는 점도 남다르게 다가온다. 배우로서 한 발짝 더 나아가는 기분이다.”

'파이프라인'은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 그들이 펼치는 막장 팀플레이를 그린 범죄 오락 영화다. 극 속 그는 대한민국 굴지의 정유 회사 후계자로, 수천억의 기름을 빼돌리기 위해 도유 작전을 계획한 ‘건우’ 역을 맡아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말죽거리 잔혹사’(2004),‘비열한 거리’(2006), 강남 ‘1970’(2014) 등을 연출한 유하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 건우는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어주는 캐릭터이자, 악역으로 나온다.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감독님께서 기존에 본인이 하셨던 영화들과는 결이 다를 수 있다며 새로운 오락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조금 더 가볍고 경쾌하게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감독님께서 시나리오도 직접 쓰셨기 때문에 현장 디렉션이나 구현하려는 캐릭터의 방향이 확실하시더라. 건우 역시 감독님이 원하는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에 감독님의 의도대로 잘 표현해내고 싶은 욕심이 가장 컸던 것 같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던 부분은 ‘표정’이었다. 드라마에서는 한정적인 표정, 대사 톤을 자주 보여드릴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한계를 깰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기에 나도 신이 나서 촬영했다.”

유하 감독은 이수혁의 매력으로 얼굴에 현실과 판타지가 혼재되어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제작 노트에서 "그런 매력이 이 영화에 십분 발휘된다면, 건우라는 비전형성을 지닌 악인 캐릭터를 가장 성공적으로 표현해줄 수 있으리라 확신이 들었다"며 캐스팅 배경을 설명했다.

배우 이수혁./사진=YG엔터테인먼트

- 영화를 본 소감이 궁금하다. 

“감독님께서 저의 새로운 표정이나 말투들을 뽑아내 주셨더라. 제가 느끼기에도 낯선 표정들이 많았다. 기존 드라마에서 멋지게만 보였던 표정이나 얼굴과는 다른 모습들을 많이 표현하려고 했는데, 원하는 대로 나와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식단관리나 운동도 안 하고 먹고 싶은 대로 먹었다. 밤에 일부러 먹고 잠든 적도 있다. 혼자 너무 튀지 않고 영화의 한 인물로 보였으면 했다. 몸은 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모습과 얼굴을 보여드려야겠다는 부담감이 공존했던 촬영이었다.”

- 건우는 어떤 인물인가.

“건우는 도유꾼의 리더인 천공 기술자 ‘핀돌이’(서인국)를 주축으로 도유 작전에 합류한 다섯 도유꾼들과 대척점에 서 있는 역할이다. 그러다보니 보니 긴장감을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초반에는 악함을 완전히 드러내고 있지 않다가 나중에 드러내는 인물이다.

약간의 틈과 허점이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거울을 원래 현장에서도 잘 안 보는데, 이번 촬영엔 한 번도 안 봤다. 멋지게 나오기보다는 긴장감을 줄 수 있는 표정을 표현하려 했다. 감독님은 멋지고 악하기만 한 악역보다는 새로운 모습을 원하셨다.”

영화 '파이프라인'으로 오랜만에 영화로 복귀한 배우 이수혁./사진=YG엔터테인먼트
영화 '파이프라인' 스틸 컷.

- 촬영 현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들었다. 분위기는 어땠나.

이수혁은 극 중 최고의 천공 기술자 ‘핀돌이’ 역은 서인국을 비롯, 도유 작전에 합류한 프로 용접공 ‘접새’역의 음문석, 땅굴 설계자 ‘나과장’역의 유승목, 괴력의 인간 굴착기 ‘큰삽’역의 태항호, 상황 판단 빠른 감시자 ‘카운터’역의 배다빈 등이 합류해 함께 호흡을 맞췄다.

“영화에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고, 함께 호흡을 맞춰야 하는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촬영 전 모여서 연습도 많이 했다. 현장에는 거의 함께 있었다. 열심히 촬영하는 동료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좋은 자극도 많이 받았다.

호흡이 너무 좋았고, 누구 한 명 뽑을 수 없을 정도로 배려가 많았다. 지하 공간을 배경으로 땅굴을 파는 극한 촬영이다 보니 힘든 여건이었지만, 다들 열정적이었다. 지상 신이 많고 체력을 소모하는 신이 적었던 저는 상대적으로 고생을 덜했기에 더 열심히 안 할 수가 없었다.”

망가지고 흐트러진 역할 해보고파..."난 장난스럽고 유쾌한 사람"

- 그동안 진지하고 무게감 있는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캐릭터 확장에 대한 갈증도 있을 것 같다.

“예전엔 비슷한 이미지의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곤 했지만, 지금은 저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배역이라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는게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운동도 많이 하고 체중도 늘리며 현실에 가까운 캐릭터를 많이 연기하려고 노력해왔다. 이번 영화에서도 저의 새로운 부분을 보여드릴 기회였고,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어느날 우리집 현관으로 멸망이 들어왔다'에서도 작가님이 제 캐릭터를 멋지게 써주시긴 했지만 판타지 로맨스란 장르 안에서 현실적인 인물을 연기하며 변화를 주려고 했다. 다만 캐릭터 확장에 대한 욕심은 있다. 다른 다양한 역할들도 기회가 있다면 해보고 싶다.”

- 개인적으로 욕심 나는 캐릭터가 있다면?

“그동안 이사님이나 팀장님 등의 역할을 맡았다면 망가지고 흐트러진 역할을 해보고 싶다. 한편으로는 '밤을 걷는 선비'에서 맡았던 '귀'란 역할이나, 이 영화 속 ‘건우’보다 더 센 캐릭터도 맡아보고 싶다.”

영화 '파이프라인'으로 오랜만에 영화로 복귀한 배우 이수혁./사진=YG엔터테인먼트
영화 '파이프라인'으로 오랜만에 영화로 복귀한 배우 이수혁./사진=YG엔터테인먼트

- '이수혁'하면 시크하고 차가운 도시남의 이미지가 떠올려진다. 실제 성격은 어떤가.

“작품 속 캐릭터로 만나다보니 차갑게 봐주시는 것 같다. 그렇다고 전혀 저의 모습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내 안에서 캐릭터를 표현하려는 편이다. ‘내가 이 사람이면 어떨까’ 생각하며 이해 하려다 보니 분명 제 모습이 있을 테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차갑기만 한 사람은 아니다. 편한 사람들과 있으면 장난도 많이 치고 진지함보다 유쾌한 걸 좋아하는 편이다. 이런 저의 모습도 대중들에게 많이 보여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면 배역의 폭을 넓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 패션모델로 데뷔해 성공적인 길을 걷다가 연기에 뛰어들었다. 연기자를 꿈꾸게 된 계기가 있는가.

“지금도 그렇지만 영화를 굉장히 사랑했다. 언젠가부터 나도 저기에 나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 시점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오래전부터 원했던 일이었다. 연기는 제 인생에서 꼭 가져가야 하는 부분이다.”

- 2010년 연기자로 데뷔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를 떠올리면 현재와 달라진 점이 있나.

“모델 일을 하면서도 굉장히 행복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많은 사랑을 받았고, 제 능력에 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었기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모델은 저와 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배우 데뷔 초반엔 배우보다는 '모델 이수혁'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그래도 최근에는 다행히 배우 이수혁으로 자연스럽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배우로서 살아온 11년이란 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배우 이수혁'이란 호칭은 여전히 떨린다. 이 타이틀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고, 그 앞에 더 좋은 수식어를 붙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좋은 배우로서 대중들에게 각인 되고 싶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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