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8개월 지담 군 등 코로나19사태 속에서도 생명 나눔 실천 이어져
생후 8개월 지담 군 등 코로나19사태 속에서도 생명 나눔 실천 이어져
  • 이은재 기자
  • 승인 202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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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고한 생명 나누고 하늘로 떠난 천사들
(사진 왼쪽부터) 故 임지담 군, 황해국 씨, 박선희 씨, 김선미 씨, 박찬순 씨/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인터뷰365 이은재 기자 = 코로나19사태 속에서도 삶의 마지막 순간 타인을 살리는 생명 나눔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올 10월 말 기준 399명의 뇌사장기기증이 이루어졌으며, 작년 10월 말 기준 365명보다 34명이 증가했다.

최근에도 생후 8개월의 임지담 군부터 부산의 황해국 씨, 전주의 김선미 씨, 서울의 박선희, 박찬순 씨의 생명나눔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올 3월에 태어난 임지담 군은 지난 22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 5개의 장기를 3명에게 기증하고 하늘로 떠났다. 

임 군의 어머니 이단윤 씨는 “지담이가 세상에서 뭘 해보지도 못할 정도로 짧은 시간을 보냈기에 기증을 하면, 다른 누군가의 몸속에서라도 다른 꿈을 이루며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군의 아버지 임홍현 씨는 이식을 받은 수혜자 아이의 부모에게 “저희가 다 전해주지 못한 사랑과 행복을 전해주셨으면 좋겠고,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키워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엄마, 아빠와 오래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았을 텐데 미안하고, 8개월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온 가족에게 행복과 즐거움만 줘서 고마워. 멀리 있지 않고 늘 함께 있는 거니까 행복하게 잘 지내고, 꼭 우리 옆에 있어줘”라고 눈물을 흘리며 작별 인사를 했다.

지난 20일 황해국(63) 씨는 동아대학교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을 통해 신장(좌, 우)을 기증해 2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황 씨는 사고 2주 전부터 어지럼증과 두통에 시달리다가, 지난 11일 저녁 지인과 식사를 마치고 집 계단을 오르다 갑자기 뒤로 넘어지면서 병원으로 이송, 응급 수술을 받았으나 뇌손상이 심해 뇌사상태에 빠졌다.

황 씨의 아들 황준희 씨는 수술 이후에도 아버지의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고, 의료진이 뇌사인 것 같다는 이야기에 기증을 할 수 있는지 먼저 의견을 전했다. 생전에 기증 의사를 자주 말했던 아버지의 뜻에 따르기로 한 것이다.

황 씨는 자주 가족들에게 “아빠가 머리가 죽어 하늘로 날아가면 모든 걸 나눠주고 가고 싶다. 죽으면 흩어질 육신인데 아끼면 무엇하겠냐, 다른 생명을 살리면 더 좋은 일이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74세 박찬순 씨는 지난 21일 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에서 각막(좌, 우), 신장, 간장을 기증해 4명에게 숭고한 생명 나눔을 실천했다. 박 씨는 17일 오전에 아침 운동을 하러 집 계단을 내려가다 넘어져 사고를 당했고,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상태가 됐다.

박 씨의 장녀 이영신 씨는 “오늘 엄마의 생일에 기증을 결정하게 된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 8년 전 뇌종양 수술 들어가기 전에 무슨 일이 있으면 생명 나눔을 하고 싶다던 어머니의 뜻을 들어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선미(52)씨는 지난 11일 두통과 오심 증상이 있어 평택성모병원에 내원했다가, 뇌지주막하 출혈을 진단 받고 회복하지 못해 뇌사상태가 됐다. 20일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에서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3명의 생명을 살렸다.

동생 김선웅 씨는 “누나의 지인분이 기증을 했는데, 그때 본인도 그런 좋은 일을 나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기에 그 뜻을 이뤄주고 싶었다”며 “늘 받기만 한 나에게는 누나이자 엄마 같은 사람이었고, 평소 표현하지는 못했지만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 14일에는 박선희(58)씨가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을 통해 폐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아들 김용 씨는 “생전에 늘 고생만 하셨는데, 하늘나라에 가서는 그런 부담 다 잊어버리고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며 ”다시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날까지 잊지 않고 늘 생각하면서 살게요. 엄마, 미안하고, 사랑해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코로나 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생명 나눔을 실천하는 분들은 증가하고 있는 것에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 가족들의 귀한 뜻을 이어받아, 새 삶을 사시는 분들도 우리 사회에 나눔을 실천하여 선순환이 되도록 하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이은재 기자
이은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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