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악기' 명칭이 타이틀인 영화 (84)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악기' 명칭이 타이틀인 영화 (84)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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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의 선율로 노래하는 모녀의 생활전선 '모녀키타'
- 자매가 밤무대를 유랑하는 '섹스폰 부는 처녀'
- 노래하는 가수 남진과 트로이카 스타 윤정희의 열연 '밤 하늘의 트럼펫'
- 최민수와 이승연 출연의 '피아노 맨'
'모녀 키타' 음반(신세기레코드)
이민자·태연실 주연의 영화 '모녀키타'(1964) 곡이 수록된 음반(최숙자외, 신세기레코드)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 우리 영화 100년 사에서 음악의 동반자, 악기를 넣어 지어진 영화 제목들이 있다. 영화에서 이 악기들은 생활 전선의 도구로 그려지면서 기구한 인생역정을 겪은 1960년대 춥고 배고픈 지난 시절을 담아내곤 했다. 

1963년 강찬우 감독은 이민자와 엄앵란 주연의 멜로물 '피리 불던 모녀고개'로 당시 일명 '고무신 관객'으로 폄하됐던 여성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해 전국적인 흥행을 하자, 이듬해인 1964년에는 '모녀키타'를 내놓았다.

필자가 군인이었던 당시 휴가를 나와 남대문 시장안에 위치한 자유극장에서 이 영화를 관람했는데, 엄마(이민자)가 기타를 연주하고 딸(태현실)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모녀는 "정처 없이 하염없이 뜬 구름 따라 굽이 굽이 흘러온 길 아득하구나"며 징용 간 남편을 그리워하는 기구한 사연을 노래로 협연한다. 1958년 '모정'의 시나리오 작가 조진구가 작사한 이 곡은 당시 사회상의 단면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태현실 주란지 주연 '섹스폰 부는 처녀'(1965)

1964년에 개봉된 '가야금'은 김진규와 김지미가 출연한 대작 사극 영화로, '가야금'을 만든 악사 우륵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그렸다. 

1965년 김봉환 감독은 당시 동양방송(JBS) 인기 연속극인 '섹스폰 부는 처녀'에서 태현실과, 가수 남일해의 아내 주란지를 반항하는 자매로 출연시켰다. 이들은 생활전선의 억척 여성으로 열연을 펼쳤다. 

1968년 최인현 감독의 사극 대작인 '3현 6각'은 박노식과 남궁원 그리고 트로이카 여배우 남정임을 내세운 작품이다. 3현(거문고, 가야금, 당비파)과 6각(북, 장구, 해금, 피리와 2개의 대평소)의 연주는 과거 장원급제나 무공을 세워 금의환향할 때 거리에 울려 퍼지던 축하 팡파르였다. 

남진 주연의 '밤하늘의 트럼펫'(1968)

'가슴 아프게'와 '우수' 등 히트곡 제조기로 60년대 대중의 우상이었던 가수 남진은 '노래하는 연기자'이기도 했다. 

1967년 영화 '울려고 내가 왔나'로 히트한 남진의 출연작은 무려 70편으로, 라이벌 가수 나훈아가 출연했던 12편을 압도한다.

'님은 가시고 노래만 남아'와 '종이배의 연정' 등 음악 영화만을 연출한 양명식 감독은 1968년 '밤하늘의 트럼펫'에서 남진과 트로이카 여배우 윤정희를 내세워 밤무대를 전전하는 가수의 애환을 그렸다. 

1959년 김홍 감독의 '언덕의 종은 울려도'는 청년 작곡가 임만섭의 창작 정신을 종으로 승화시킨 영화로, '자유 부인'의 히로인 김정림이 그를 돕는 애인으로 등장한다. 

새댁은 나팔을 불기 시작했다
이미영 주연의 '새댁, 나팔을 불기 시작했다'(1984)

1972년 최시원 감독은 '새남터의 북소리'에서 천주교의 수난사를 그렸으며, 1984년 김수형 감독은 며느리를 통해 집안을 새롭게 진작시킨다는 '새댁, 나팔을 불기 시작했다'를 내놓았다. 이 영화는 당시 가수 전영록의 아내였던 이미영이 '나팔'로 상징된 가문을 부흥시키는 여장부로 열연했다.

이외에도 1979년 미국에서 로케한 장미희와 유장현의 '나팔수'도 있으며, 가수 김수희가 감독한 '애수의 하모니카', 1994년 조금환 감독이 오연수와 지수원을 자매로 출연시킨 '피아노가 있는 겨울'도 있다.

섬뜩한 살인 행각과 집요한 추적을 그린 1996년 '피아노맨'은 PM(피아노맨)이란 이니셜의 지능범 살인자(최민수)와 이를 쫒는 여형사(이승연)의 대결을 그린 영화로, 영화 속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피아노의 선율은 마치 '악마의 장송곡' 이기도 했다. 

최민수, 이승연 주연의 '피아노맨'(1996)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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