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영화 속의 금지 구역 '동성애' (75)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영화 속의 금지 구역 '동성애' (75)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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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최초의 동성애 영화 '질투'
- 파격적 동성애의 궁중비사 '내시'
- 김지미의 애욕과 에로티시즘의 극치 '비전'
- 여자와 여자의 금지된 본능 '금욕'
국내 첫 동성애 영화인 한형모 감독의 '질투'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 우리 영화 100년 사에 최초로 동성애를 다룬 작품은 공교롭게도 1960년 4·19 학생의거가 일어난 한 달 후 상영된 '질투'였다. 최초의 키스신이 등장한 '운명의 손'과 최초의 춤바람 영화 '자유부인'을 내놓은 한형모 감독의 작품이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 최초로 레즈비언이란 파격적인 소재로 사회적인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데모로 얼룩진 시국 속에서도 비상한 충격을 주었다.

1년 전 권녕순 감독의 '가는 봄 오는 봄'에서 6·26전쟁으로 헤어진 모녀로 나와 눈물샘을 자극했던 문정숙과 전계현이 공연해 이색 소재로 색다른 테마의 연기를 펼쳐 보였다. 문정숙은 의동생 전계현을 지나치게 사랑한 나머지 그녀의 남편까지 질투하는 역을 맡아 전형적인 여성상의 이미지를 변형시켜 보였다.

촬영과 편집을 곁들인 한형모 감독의 1인 3역의 압축된 카메라 워크로 시도된 '질투'는 시대를 앞서간 영화였으나 필름이 분실되어 안타까울 뿐이다.

신상옥 감독의 '내시' 장면

1968년 '대원군'에 이어 내놓은 신상옥 감독의 '내시'는 처음 생소한 타이틀로 대중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입소문에 힘입어 그해 12월 11일 첫 상영 후 일주일이 지나면서 수많은 관객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새해를 넘기며 총 3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의 개가를 올렸다.

영화는 조선시대 궁중에선 오직 임금 한 사람을 위해 많은 사람이 희생하고 고통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수많은 내시들과 상궁들은 오로지 왕의 노리개로 시종 노릇을 하기 위한 소모품 같은 존재로 묘사했다.

신상옥 감독은 나이 든 상궁(도금봉)이 어린 시녀(윤정희)를 상대로 보여주는 파격적인 동성애 묘사로 인해 음란물 유포죄로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대의 청춘스타 신성일과 윤정희를 비롯해 박노식, 남궁원, 허장강 그리고 김혜정, 도금봉, 윤인자 등 호화 배역을 자랑했다. 

이형표 감독의 '비전' 장면

1970년 이형표 감독의 '비전'은 '화려한 궁정을 무대로 왕후의 한과 애욕을 그린 에로티시즘의 극치!'라는 영화선전 문안에서 볼수있듯, 이상현 시나리오 작가가 정사와 야사를 비빔밥처럼 엮은 사극물이다. 

고려 초기 천추태후는 왕 씨 후손의 집안으로 자매가 모두 5대 왕 경종의 왕비로, 천추태후는 김지미가, 동생 헌정왕후는 문희가 경연했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김지미의 팜프 파탈한 연기가 경이스럽게 전개되는데, 김수용 감독의 '무영탑'에서 함께 출연한 윤연경과 욕정에 불타서 동성애를 즐기는 농염한 연기는 '과연 김지미구나!' 하는 탄성을 자아낼 정도다.

김수형 감독의 '금욕' 장면

1973년 국내 최초의 오토바이 시네마 '바람아 구름아'와 1974년 뮤직 시네마 '이름 모를 소녀'를 내놓은 김수형 감독은 1976년 '금욕'을 발표해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그것은 본능의 소리였을 뿐~, 아! 여자와 여자의 금지된 관계'라는 광고 문안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가학증적 남편(신성일)에 의해 학대받던 중년의 화가(한문정)는 19세에 세 명의 남성에 윤간을 당한 젊은 패션모델(이영옥)과 서로의 상처를 통해 동성애로 가까워지지만 결국 파국을 맞는 스토리다.

김수형 감독은 두 여자의 기묘한 동거를 통해 당시 조선일보에 기자였던 정영일 영화평론가의 극찬을 받았다.

일명 '여자와 여자'라는 부제로 고인이 된 신성일과 하용수는 고감도 연기를 보여줬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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