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6·25전쟁 영화와 외국 배우 (72)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6·25전쟁 영화와 외국 배우 (72)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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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로 외국인이 등장한 1954년 허장강 데뷔작 '아리랑'
- 한국군과 UN군의 연합전선의 개가 '자유전선'
- 호화 스타가 총 출동한 임권택 감독의 '아벤고공수군단'
- 세계적 스타가 열연한 '인천상륙작전'의 전쟁영웅 맥아더
영화 '인천상륙작전' 포스터.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그날을...' 오는 6월 25일은 처절한 동족상잔의 6·25전쟁이 휴전으로 끝난 지 67년, 포성이 울린 지 70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우리 영화는 3년간의 전쟁 속에서도 부산과 대구에서 17편의 작품을 내놓으며 전흔에 얼룩진 국민에게 북한의 만행을 알리고,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듬해 '피아골'로 반공영화의 수작을 내놓은 이강천 감독과 허장강 배우의 영화계 데뷔작인 '아리랑'(1954년)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미 합작영화로 벨 함몬과 헨리 캐나다가 UN군으로 열연해 스크린을 빛냈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미 합작영화 '아리랑' 포스터/정종화 제공

'아리랑! 아리랑은 자유를 갈구하는 민족의 노래이다!'라는 신문 선전 문안처럼 1926년 춘사 나운규의 무성영화 '아리랑'의 줄거리를 6·25 전쟁의 상황 속으로 재현시킨 전쟁 비극 영화다. 

북한군 점령하에 들어간 영진이(허장강) 집 외양간에는 미군 2명이 숨어 있었다. 그 무렵 영진네 집은 영진이의 정신 이상으로 북한군의 감시하에 있었다. 영진의 아버지가 미군을 고발하던차 영희(김재선)의 설득으로 그들을 숨겨주고 간호까지 해준다. 그러나 영희를 연모하는 공산당 기호(유춘)에게 이 사실이 발각되고 조건부 협박을 당하나 끝내 거절하고 미군을 데리고 산으로 피신한다. 북한군은 기호를 앞장 세워 추격을 하나 영진은 총에 피를 흘리며 죽는 기호를 본 순간 제정신을 찾는다. 때마침 진격해온 국군에 북한군은 섬멸되지만 안타깝게도 영희는 운명하고 만다.

영화 '자유전선' 장면./사진=한국영상자료원

1955년 김홍 감독의 '자유전선'은 중학교 1학년 당시 학생 단체 관람으로 본 반공영화로, 아직도 뇌리에 지워지지 않는 전쟁 영화로 남아 있다. 

"우리나라 초유의 스펙타클하다는 점과 미국인이 출연하고 있으며 이번 6·25전쟁을 소재로 삼은 영화로서 기대되는바 크다." (경향신문/ 1955년 4월 17일)  

영화 속 북에서 월남한 창환(조항)은 성호(배석인)에게 월북하라고 회유하나 그는 거절하고 국군에 입대한다. 그는 6·25 전쟁 중 치열한 전투로 부상당한 미군 병사 브라운을 도운 인연으로 함께 북진하며 자유전선의 선봉장이 된다. 이 영화의 주연 배석인은 1967년 '8도 강산'을 감독해 연출자로 명성을 떨쳤으며 '자유전선'의 A.피네, W.H. 싸이로즈 등 외국인의 통역을 맡기도 했다.

영화 '아벤고공수군단' 포스터/정종화 제공

세계적인 영화감독으로 군림한 임권택 감독은 유독 6·25전쟁을 다룬 작품이 많았는데 '전쟁과 노인'(1962년), '전장과 여교사'(1965년), '증언'(1973년), '울지 않으리'(1974년), '낙동강은 흐르는가'(1976년)에 이어 1982년 '아벤고 공수군단'으로 전쟁영화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였다. 

'아벤고 공수군단'에서는 미국에서 귀국한 청년(이영하)이 아버지(신일용)에 대한 활약상을 회상하면서 전개되는 전쟁 비화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낙동강 전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특수부대인 아벤고사령부가 창설되고, 특공대에 원산지역 탄약고를 폭파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고중령(남궁원), 성중위(이대근), 오일규(신일용), 백상수(윤양하), 장필규(김희라), 그리고 TV 시리즈 '전투'에서 용맹을 보인 빅 머러우가 특별출연해 훈련과 작전회의 장면을 보여준다. 특별휴가를 나온 오일규(신일용)가 부산에 피난 온 수나(정윤희)를 만나 즐겁게 보내는 애틋한 사랑 스토리도 양념으로 더해 아들(이영하)에 대한 혈육애의 뿌리를 확인시킨다.  

'인천상류각전'에 맥아더 장군으로 출연한 리암 니슨
'인천상륙작전'에 맥아더 장군으로 출연한 리암 니슨

세계전쟁 사상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함께 불가능을 가능케 한 '인천상륙작전'은 6·25전쟁을 반전시킨 신의 한 수(?)로 영원히 각인된다. 전쟁 영웅 더글라스 맥아더 원수를 연기한 배우로는 1977년 영화 '맥아더'에서 그레고리 팩이 연기했고, 1979년 문선명이 자칭 신의 계시를 받고 제작한 '오! 인천'에선 '햄릿'의 로렌스 올리비에가 나왔으나 상영이 불발되어 볼 수는 없었다.
 
2016년 이재한 감독이 이정재와 이범수를 출연시킨 '인천상륙작전'의 맥아더는 '엑스칼리버', '쉰들리 리스트', '마이클 콜린스'로 세계적인 스타로 각광 받고 있는 리암 니슨이 출연해 21세기에 환생한 전쟁영웅의 웅휘한 면모를 보는 즐거움을 안겼다.     

70년 전 동족상잔의 6·25전쟁을 영화로 상기하면서, '특전대'를 비롯해 '캐논청진공작', '원산공작', '블루하트', '죄없는 병사들', '은마는 오지 않는다', '웰컴 투 동막골' 등 우리나라 연기자와 동고동락한 외국 출연자의 연기가 스크린 속에 영원히 빛나길 기원한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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