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단독] 한국어 사랑에 빠진 스펜스 시드니대 총장 "한국 드라마 즐겨 봐요"
[인터뷰365 단독] 한국어 사랑에 빠진 스펜스 시드니대 총장 "한국 드라마 즐겨 봐요"
  • 김리선 기자
  • 승인 2020.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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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문 호주 시드니 대학교 마이클 스펜스 총장 한국학 과정 마쳐
- 12년 째 시드니대 총장 재직...시드니대서 한국학 전공하며 업무 수행
- 각별한 한국어 사랑, 한국계 아내와의 인연에서 비롯
- 시드니대 취업 경쟁력 세계 4위 "경력에 필요한 교육 과정 주효"

'Interview人 동정' 은 <인터뷰365>가 인터뷰한 인물들의 근황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마이클 스펜스 시드니 대학교 총장. 올해로 12년째 총장직을 수행해오고 있는 스펜스 총장은 2016년부터 시드니대에서 한국어 수업을 들으며 업무와 병행해왔다.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한국 역사에 관심이 많아요. 특히 조선시대까지 다룬 역사 수업을 무척 흥미롭게 들었는데, 좀 더 공부해 보고 싶습니다."

지난해 4월경 <인터뷰365>가 단독으로 인터뷰한 호주 시드니 대학교 마이클 스펜스(Michael Spence, 1962~) 총장이 한국학과 과정을 마쳤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참조[단독 인터뷰] 김두호가 만난 시드니대 스펜스 총장 ]

2008년 시드니대 25대 총장으로 취임한 후 올해로 12년째 총장직을 수행해오고 있는 스펜스 총장은 2016년부터 시드니대에서 한국어 수업을 들으며 학업과 일을 병행해왔다.

스펜스 총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학을 공부하는 동안 교수님들이 나를 여느 학생들처럼 다름없이 대해줬다"며 "모든 수업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는 수업이 시작되면 총장이란 신분을 내려놓고 ‘열혈 학생’으로 돌변해 한참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수업을 들었다. 그의 넷째 딸 역시 시드니대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동문'으로, 함께 수업을 듣곤 했다.

스펜스 총장은 "모든 대학 총장은 자신이 재직 중인 학교에서 학생으로 지낼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대학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강점과 단점을 심도있게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마이클 스펜스 시드니대 총장이 딸 루시와 한국어 수업을 듣는 첫날 강의실에서 함께 활짝 웃고 있다. 루시 역시 시드니대에서 한국학을 전공했다./사진=마이클 스펜스 제공

스펜스 총장의 각별한 한국어 사랑은 한국계 아내와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첫 부인과 사별 후 홀로 다섯 자녀를 키우던 그는 2015년 이주 한국 동포인 제니 인 여사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제니인 여사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세 자녀를 비롯한 총 8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한 스펜스 총장은 한국어와 영어가 혼용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족들과 함께 소통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한다. 가족에 대한 애정이 한국어 공부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한국어를 썩 잘하지는 못하지만, 집에서 평소 한국어로 말하려 합니다. 특히 어린 세 아이들과 한국어로 자주 말합니다. 장인어른, 장모님과는 영어와 한국말을 적절하게 섞어서 사용하곤 하죠. 아내는 영어와 한국어가 능통하지만, 제가 한국말로 이야기하면 오히려 영어로 대답 하더라고요."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그의 삶에도 변화가 왔다.

스펜스 총장은 "모든 언어에는 그 나라의 고유한 문화들이 녹아 있다"며 한국어를 공부할수록 아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도 개인교사에게 한국어를 배우며 연습하고 있다는 스펜스 총장은 여전히 '열공' 중이다. 그는 "한국어 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 드라마도 즐겨 본다"고 말했다. 

앞서 스펜스 총장은 2016년 시드니대에서 열린 '호주 한국어 교육 학술대회' 개막식에서 능숙한 한국어로 환영사를 말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 탓에 스펜스 총장의 한국어를 듣지 못한 점이 내심 아쉬웠다. 한국 독자들을 위한 영상을 보내줄 수 있냐는 요청에 흔쾌히 응한 그는 "호주 시드니에서 반갑게 맞이할 날을 기대하겠다"며 능숙한 한국어 인사로 화답했다. 

 

시드니대 졸업생, 취업 경쟁력 최상위..."경력에 필요한 교육 과정 주효"

호주 시드니대학교에서 졸업식 축사를 하고 있는 마이클 스펜서 총장

12년간 시드니 대학을 이끌어온 스펜스 총장은 업무적으로도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며 시드니대를 세계 최상위권 명문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드니대는 올해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 기관인 THE가 발표한 '2020 THE세계대학 영향력 순위'에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23위나 급상승했다. 아울러 세계 대학 평가기관 QS가 발표한 ‘2020년 세계 대학 취업 경쟁력 순위’에서는 전년 보다 한 단계 상승한 4위에 링크됐다.

이는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 학문을 강조해온 그의 교육 철학이 반영된 의미있는 성과다. 

"지난 12년동안 대학의 규모가 커졌고, 위상도 높아졌어요. 무엇보다 시드니대 졸업생들의 취업 경쟁력이 가장 자랑스럽습니다. 호주내에서 1위, 세계에서 4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전 세계는 우리 대학 졸업생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하려 합니다. 학생들이 장래의 경력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바꾼 결과죠."

그는 한 예로 '산업/지역사회 프로젝트 (ICPUs: Industry and community projects)'라는 바뀐 교육과정을 언급하며 "이 프로젝트의 경우 학생들에게 산업체, 지역사회, 그리고 정부 기관에서 발생할수 있는 실질적인 문제점들을 다룰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시드니 덮친 코로나19...열린 마음으로 타문화를 대하는 것, 가치 있어"

 마이클 스펜스 시드니대학교 총장이 교내에서 학생들과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시드니 대학도 전세계적으로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를 피하진 못했다.

스펜스 총장은 "국내외 여타 대학과 마찬가지로 저희 대학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올해 4억7000만 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물론 감당하기 쉽지 않은 규모지만, 고용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저희 대학의 기본 원칙입니다. 시드니 대학의 교직원들은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과 지원을 제공해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코로나19 초기 대응 방식에 대해 인상적이었다고도 밝혔다. 스펜스 총장은 "효과적인 대처 방식뿐 아니라, 사회의 공동 이익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한국 문화도 우리가 본받아야 할 중요한 교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국어를 공부하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공부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전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금 같은 시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여러 국가들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점점 고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마음으로 타문화를 대하는 것은 상당히 가치 있는 일입니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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