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6·25전쟁 3년 간의 우리 영화(70)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6·25전쟁 3년 간의 우리 영화(70)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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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속에서도 관객을 울린 6·25 동란의 슬픈비가 
- 1952년 거장 신상옥 감독의 데뷔작 '악야'
- 1953년 부산 부민관에서 상영을 알리는 '내가 넘은 38선'
- 최초로 6·25전쟁을 테마로 한 미국영화 '한국 동란의 고아'
1953년 부산 부민관에서 상영을 알리는 '내가 넘은 38선' 현수막/사진=정종화 제공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9살, 나는 고향 안동에서 6·25 전쟁을 겪었다. 북한 공산당의 만행을 목격하며 부산으로 내려가 피난 생활의 생지옥을 겪어야 했지만, 동심의 눈으로 본 전쟁은 한 마디로 말해  '죽느냐! 사느냐!'의 표현 외에는 어떤 모범 답안은 없었음을 6.25전쟁 70주년을 맞이해 밝히는 소회다.  

3년 간의 전쟁통 속에서도 17편의 영화가 만들어져 상영됐다. 그중 1951년 10월 15일 신경균 감독의 '3천만의 꽃다발'은 부산 부민관(후에 시민관)에서 개봉해 국민과 학생이 단체로 관람하면서 크게 인기를 끌었다. 어머니의 사랑으로 눈을 얻고 애인인 간호원과 결혼한다는 스토리로 복혜숙과 황려희, 최현이 열연하였다.

1952년에 제작된 윤봉춘 감독의 '성불사'는 징병기피를 위해 중병을 가장하고 절에 피신해 있던 주인공이 주지승의 생사에 관한 설법으로 모든 것을 회개하고 자진입대한다는 계몽영화다. 육체파 스타 이빈화의 데뷔작이다. 

손전 감독의 '내가 넘은 38선'도 1951년에 제작됐으나 전쟁 중 부산 피난지에서 1952년 상영해 이산가족의 통한을 그렸고, 민경식 감독의 '태양의 거리'는 전쟁고아를 밝은 세계로 인도하는 내용으로 전택이, 민혜경, 박암이 출연했다.

1952년 거장 신상옥 감독의 데뷔작 '악야' 신문 광고

16㎜로 찍은 '악야'는 거장 신상옥 감독이 1952년 7월 15일 부산 부민관에서 상영한 영화로, 김광주 원작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가난한 작가 황남은 아내 문정숙과 구두닦이로 소동을 일으킨 후 원고료를 받고 친구와 한잔을 나눈다. 거리를 걷다가 양공주가 된 소니아 이민자를 만나 하룻밤을 지내려 하지만 딱한 처지를 알고 도와주는 휴먼 영화다. 신상옥 감독의 섬세한 연출 터치가 6·25 전쟁의 후유증을 아로새겨 주었다.

1953년에는 '내가 넘은 38선'이 앙코르 상영됐다. 북한의 대지주였던 태호가 공산당에게 재산을 몰수당하고 월남하다가 38선에서 모든 가족이 희생당한 후 국군에 입대해 싸운다. 한편 공산당의 앞잡이 손전도 환멸을 느껴 남하하여 국군이 되고, 태호와 만나 북진하면서 장렬히 전사한다는 내용이다.

1953년 7월 27일 휴전이 될 때까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영화인들은 불타는 의욕으로 피난지 부산을 비롯한 대구와 마산에서 '낙동강'을 비롯해 '공포의 밤', '최후의 유혹', '고향의 등불'을 만들었다.

 최초로 6·25전쟁을 테마로 한 미국영화 '한국동란의 고아' 신문 광고/사진=정종화 제공 

특히 이만흥 감독의 '애정산맥'은 전주 영화인의 향토애로 엮어진 전투경찰대와 빨치산인 공비 일당의 처절한 투쟁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절찬을 받았다. 이 영화는 후일 '여명의 눈동자'의 모태가 되기도 하였다.

더구나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오락의 장소인 극장의 필름은 쉬지 않고 돌았는데, 우리 영화의 제작 물량이 딸리면서 많은 외국 영화도 상영됐다. 비비안리의 '애수'와 '싱고아라' 그리고 '분홍신'도 수입됐다. 미국에서 촬영한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한 '한국동란의 고아'도 외국 영화로는 최초로 스크린에 투영된, 70년 전의 파노라마가 펼쳐진 그때 그 시절이기도 하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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