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두 번이나 영화화된 기드 모파상과 앙드레 지드의 소설 (62)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두 번이나 영화화된 기드 모파상과 앙드레 지드의 소설 (62)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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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구한 운명에 따라가는 1962년 이민자 주연의 '여자의 일생'
- 가혹한 숙명에 순응하는 최은희의 1968년 '여자의 일생'
- 어둠에서 광명을 찾은 엄앵란 주연의 '무지개'
- 서해 홍도의 절경을 무대로 한 이만희 감독의 '청녀'
1958년 마리아 셀의 열연으로 파란만장한 인생 행로를 겪는 스토리를 담은 영화 '여자의 일생' 포스터./사진=정종화 제공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귀족의 딸로 태어난 쟌느는 아버지의 소망으로 17세까지 수도원에서 생활하다 그 곳을 나온 후 다정하고 온화한 부모와 함께 자란 하녀 로잘리와 행복하게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 앞에 젊은 자작 쥘리앙이 나타난다. 세상사에 무지한 쟌느는 그에게 매료되어 결혼을 하게 된다.

이 같이 전개되는 1883년에 출간된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은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지요!"라는 말을 남겼다.

1958년 마리아 셀의 열연으로 파란만장한 인생 행로를 겪는 '여자의 일생'을 감상한 조병화 시인은 당시 영화전문지 '시네마 팬'에서 쟌느에게 바치는 헌시를 연재해 영화 감상의 새로운 장을 펼쳐보였다. 

신경균·하한수 감독의 영화 '여자의 일생'/사진=정종화 제공

영화 '목로주점'과 '여자의 일생'에서 마리아 셀의 상반된 연기에 감동한 신경균 감독은 1962년 영화 '여자의 일생'에서 '과부'에서 토속적인 연기를 보인 이민자를 주연으로 내세워 남편에게 학대받고 자식에게 버림받는 여성상을 담아냈다. 기구한 운명의 '한국판 쟌느'의 화신이었다. 신영균, 이민, 박노식,조미령, 김혜정 등 60대초 올 스타가 출연했으며, 하한수 감독까지 합세해 작품을 완성했다.   

모파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부인 최은희를 히로인으로 내세운 신상옥 감독의 '여자의 일생'./사진=정종화 제공  

다시금 이미자가 부른 '여자의 일생'과 함께 1968년 신상옥 감독은 부인 최은희를 히로인으로 두 번째 '여자의 일생'을 내놓았다. 도금봉, 남궁원, 남정임, 허장강, 김동원 ,한성, 강문을 기용해 한국적 여인상의 전형을 펼쳐보이며 눈물샘을 적셨다.

"나는 정말 운이 나빴어, 모든 일들이 나쁜 쪽으로만 흘러 나갔지"라는 마리아 셀의 대사를 능가할 정도로 늙어서 처지가 뒤바뀐 최은희와 도금봉이 노년이 되어 "여자의 일생은 기쁜 것도 아니고 슬픈 것도 아니라"는 자조적인 독백으로 동행하는 최은희의 잔영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앙드레 지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쟝 드라노와 감독의 '전원교향악'./사진=정종화 제공

앙드레 지드의 소설 '전원교향악'은 '노틀담의 꼽추'를 만든 쟝 드라노와 감독이 1946년 제작했는데, 두 눈을 뜬채 앞 못보는 역을 완벽하게 연기한 밋첼 몰강은 이 영화로 칸느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스위스 어느 한촌의 목사가 어느날 거의 동물적인 상태에 가까운 눈먼 소녀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온다. 그녀에게 제르뜨류드라는 이름을 지어준 후 길 잃은 양을 구하는 심정으로 심성과 지능 개발에 노력을 쏟는다. 개안 수술을 받아 처음으로 눈을 떠 애인이나 다름없는 사람의 얼굴을 처음 바라보게 되는 찰나의 그 눈동자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동자였다.

유두연 감독의 '무지개'(1960)포스터./사진=정종화 제공

유두연 감독은 일본에서 유학 중 '전원교향악'을 보고 감동해 1960년 시나리오까지 집필한 '무지개'란 서정적 타이틀의 영화를 내놓았다. 눈먼 소녀 역으로 엄앵란과 목사 역의 박암 그리고 최무룡을 아들로 출연시켜 앞을 보게 된 고뇌와 이 세상에 대한 실망, 라스트의 비극적인 신을 감동적으로 그렸으나 4·19 학생 시위의 소연한 시국으로 관객의 외면을 당해 잊혀진 영화가 됐다.

이만희 감독의 '청녀'는 1974년 서해의 고도 홍도에서 올 로케됐다. 김순복이란 이름으로 '여고생의 첫사랑'에 주연한 그녀를 서한나란 예명으로 재탄생한 영화이기도 하다.  

낙도에서 성직자 겸 의사로 일하는 남궁원이 까치섬의 노파를 치료하려 갔는데, 이미 노파는 죽어 있었고 눈 먼 조카 딸 석화(박양선)을 데려온다.  

앙드레 지드의 소설보다는 1953년 6·25 전쟁 중에 부산에서 상영한 '전원교향악'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문정숙과 이영옥 그리고 김경수가 아들로 나와 외딴 섬을 무대로 펼쳐보인 원초적 사랑과 희생을 보여준 영화로 기억된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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