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통하지 않은 절대 권력의 빗나간 욕망
두 번 통하지 않은 절대 권력의 빗나간 욕망
  • 김우성
  • 승인 2008.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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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페루 대통령 후지모리의 인생무상 / 김우성



[인터뷰365 김우성] 95년 4월 9일, 우리나라가 18대 총선을 치루는 같은 날 잉카의 화려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나라 페루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이날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이었던 일본계 이민 2세 알베르토 후지모리는 64.2%라는 압도적 지지로 재선에 성공한다. 그의 재선은 페루의 대통령 선거 역사상 최초였다. 특히 페루의 정치·경제 실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던 백인들의 텃세 속에 거둔 그의 승리는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남미의 현대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 후지모리는 1938년 페루에서 태어나 미국과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다시 페루로 돌아온다. 대학 총장, TV토크쇼 진행자 등을 거치며 대중적 인기를 다진 그는 1989년 정치초년생들의 개혁운동단체를 조직, 정치에 뛰어든다. 이후 1990년 출마한 대통령 선거에서 원주민 옷차림과 대중적 수사로 서민층이었던 인디오들의 민심을 사로잡아 압승을 거둔다.



후지모리는 집권 1년 만에 살인적 인플레이션을 진화하고 경제를 성장세로 전환시키며 페루를 국제 금융 사회에 복귀시킨다. 또한 30년 넘게 활동하던 게릴라 조직을 강공책으로 진압하며 인기를 더해간다. 이에 힘입어 자신과 대립하던 의회를 군부를 동원, 강제 해산한 그는 국민투표를 통해 신헌법을 공포함으로써 재선의 발판을 마련하고 정보기관 총책이었던 최측근과 함께 강력한 권력을 구축한다.





그는 재선에 성공한 이후 자신이 차기 대통령 선거(3선)에 입후보할 수 있는 법안을 국회에서 가결시켜 독재를 막는 제도적 장치를 해체하는 초강수를 둔다. 하지만 그의 집권기간 권력부패, 공작정치, 인권탄압의 실상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민심은 폭발하기 시작한다. 정권 연장을 지상과제로 삼았던 그는 예정대로 3선에 도전해 부정선거 논란을 빚으며 가까스로 정권연장에 성공한다.



하지만 취임식이 있던 날 대규모 시위로 인해 국립은행 경비원들이 사망하는 사태가 일어나며 그는 크게 흔들린다. 이어 취임했던 그 해 국가정보부장이 야당 의원을 돈으로 매수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독재의 꿈은 막을 내리고 일본으로 도피해 하야 성명을 발표한다. 페루 사법 당국이 그의 재임 중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자, 일본 정부는 그에게 일본 국적을 부여해가며 한동안 감싸 빈축을 샀다.



그는 2000년부터 5년 동안 일본에서 도피생활을 하다가 2005년 페루로 들어가기 위하여 칠레로 우회 입국을 시도하다가 칠레경찰에게 체포된다. 얼마 전 페루 법정 피고석에 앉아 재판을 받던 후지모리는 잠에 곯아떨어져 판사의 경고가 거듭되고 난 뒤에야 깨어났다. 그는 판사의 질책에 정신을 번쩍 차려 놀란 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싱긋이 웃으며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때 페루에서 가장 존경받던 그가 이제 유죄를 선고 받을 경우 최고 징역 30년까지 감옥살이를 해야 할 판이라니 ‘새옹지마’라는 말을 새삼 실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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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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