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트로이카 여배우가 함께 출연한 영화 순례 (28)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트로이카 여배우가 함께 출연한 영화 순례 (28)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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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남정임·윤정희 '트로이카' 여배우, 1968년작 영화 '8도 기생'서 경연
- 신성일을 에워싼 세 여배우의 불꽃 튀는 연기, 1970년작 영화 '결혼교실'
- 영화 '분례기'의 타이틀 롤로 경연한 연기혼의 소산 '7인의 숙녀'
남정임·문희·윤정희 '트로이카' 여배우 세 명이 출연한 영화 '결혼교실'/사진=정종화 제공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1965년 배우 문희가 이만희 감독의 '흑맥'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것을 시발점으로, 영화계의 여배우 판도를 바꾼 트로이카 여배우의 신화가 창조되었다.

1966년 춘원 이광수 원작의 '유정'으로 스크린에 두 번 데뷔한(?) 남정임은 실은 이윤경이란 예명으로 '아빠와 평양댁', '슬픈미소', '일등공신'으로 무명의 연기 수업을 단단히 한 중고 신인이기도 했다. 

1967년 김래성 소설을 리메이크한 '마부' 강대진 감독의 '청춘극장'에서 막차를 탄 윤정희는 트로이카 여배우 중 제일 나이가 많은 늦깎이였다. 

1968년 김효천 감독의 '8도 기생'/사진=정종화 제공

세 명의 트로이카 여배우들은 2년 간 제작된 180여 편의 한국 영화 출연 절반을 차지하며 그야말로 '트로이카 삼국지'를 방불케 하는 충무로 전국 시대를 이끌었는데, 당시 상대 남성 스타는 '철옹성'의 신성일이었다.

1968년 김효천 감독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트로이카 여배우를 함께 출연시킨 '8도 기생'을 내놓아 화제를 일으켰다. 영화에서 조선왕조 흥선대원군은 우리나라 창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풍류객 김진규를 전국 8도를 다니게 해 숨은 명창과 명기를 발굴케 한다.

김진규는 하인 서영춘을 대동하고 송도, 평양, 남원, 진주, 강릉 등을 순례하는 로드 무비를 펼친다. 김지미를 비롯하여 문희·남정임·윤정희, 그리고 태현실·전양자·최인숙·유하나가 출연해 '8도 기생'의 각가지 에피소드로 푸짐한 만화경을 선보였다.

이형표 감독의 '7인의 숙녀'/사진=정종화 제공

이에 자극 받은 정인엽 감독은 콤비 작가 이중헌에게 트로이카 여배우 세 명으로 엮어낸 '결혼교실'을 1970년에 내놓았는데, 이 영화는 전국의 극장가를 강타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우수 영화의 산실, 태창영화사는 트로이카 여배우가 유현목 감독 '분례기'의 '똥례'역을 탐낸다는 정보를 듣고 이들을 경쟁시켰다. 이형표 감독의 '7인의 숙녀'에 나오면 배역을 준다는 조건으로 거미줄처럼 얽힌 스케줄을 맞추고 김창숙·전양자, 가수 이영숙과 신숙을 등장시켜 일사천리로 촬영을 감행했고 40일 만에 국도 극장의 신정 프로로 개가를 올렸다.

지금 제작 여건으로는 불가사의한 '트로이카 여배우' 공연(共演)은 이제 한국 영화 100주년을 맞아 전설 같은 출연 경연의 진기록을 낳았지만, 이 같은 선의의 라이벌 경쟁은 오늘날 우리영화의 1천만 관객과 세계 영화상의 영예를 빛낸 힘이 아닐까 한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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