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영화 ‘엑시트’는 코미디와 재난 액션은 물론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까지 103분이라는 러닝타임에 알차게 담아냈다. 개인의 취향을 떠나 회사의 단체관람, 온 가족이 볼만한 영화를 선택해야 할 때 제격이다.
여름 성수기 대작 경험이 없는 신인 이상근 감독과 배우 조정석,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윤아의 캐스팅으로 우려가 앞서기도 했지만,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뿜어내며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영화는 배우 조정석이 연기한 ‘용남’과 ‘용남’의 대가족, 그리고 ‘용남’의 대학 산악부 후배 ‘의주’(윤아)의 재난 탈출기를 그린다.
3녀 1남 집안의 막내아들 ‘용남’은 대학 졸업 후 오랜 시간 취업에 실패한 청년 백수다. 조카에게는 외면당하고, 동네 어린이들에게는 바보로 오해받지만, 동네 할머니들의 칭찬만 알아채는 긍정적인 능력을 가졌다. 백수 생활을 하고 있지만 ‘용남’은 매일 동네 놀이터에 나가 철봉을 타며 과거 산악부 에이스의 능력을 뽐내고, 가족들과의 식사가 끝나면 설거지를 도맡아 하며 나름 바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꿈꾸는 벤처기업 취업에는 도움 될 것 없던 ‘용남’의 산악부 활동은 엄마(고두심)의 칠순 잔치에 들이닥친 재난 상황 속에서 빛을 발한다. 온 가족의 걱정과 무시, 안쓰러움의 대상이었던 ‘용남’이 가족들을 구출하며 슈퍼히어로로 등극한다.
영화 ‘건축학개론’(2012)의 ‘납뜩이’로 대표되는 조정석 표 코믹 연기도 극의 재미를 더한다. 그의 작품을 봤던 관객이라면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지만, ‘용남’이 조정석 만이 완성할 수 있는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건물을 뛰어넘고, 벽을 올라타며 옥상을 달리는 모습에서는 얼핏 ’미션임파서블’의 톰 크루즈가 떠오르기도 한다. 차이점이라면 조정석의 액션은 멋을 전부 덜어내고 현실감을 살려 인간적인 매력을 더했다. 생존을 위해 쉴 새 없이 달리는 모습은 대놓고 안쓰럽다. 액션의 짜릿함보다는 ’용남’ 가족의 애타는 심정으로 바라보게 된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윤아이자 12년 차 배우 임윤아는 당당하고 능동적인 캐릭터 ‘의주’와 만나 기대 이상의 연기력으로 영화를 이끄는 주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자칫 잘못하면 신파로 비칠 수 있는 가족 이야기는 배우 고두심, 박인환, 김지영의 연기 내공으로 공감을 이끌어내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두 주인공 청년 백수와 사회 초년생을 통해 꼬집은 대한민국 사회의 청년 문제는 깊게 파고들기보단 영화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화두를 던진다.
이 감독은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에서 두 주인공 캐릭터의 영감을 얻었다"며 "‘힘을 내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영화 속 두 캐릭터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서 젊은 청춘들이 ‘무언가 해봐야겠다’ ‘달려야겠다’라는 마음을 얻어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는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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