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두 번이나 리메이크한 영화에 출연한 배우 김승호 (23)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두 번이나 리메이크한 영화에 출연한 배우 김승호 (23)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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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영화 '시집가는 날'에서 가문과 물욕을 희화화한 맹진사 역으로 출연

-1962년 리메이크한 칼라영화 '맹진사댁경사'에서 또 다시 맹진사 역으로

-1959년 기구한 인생역정을 열연한 '육체의 길'에선 연기력의 결정체

-직접 영화 제작까지 하며 직접 '육체의 길' 리메이크한 김승호의 연기집념
영화 '시집가는 날'(1956)포스터/사진=정종화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1956년 수도극장에서 상영된 '시집가는 날'은 이병일 감독이 순수한 우리말로 타이틀을 달은 영화로, 3년 간 전쟁으로 피폐해진 관객에게 사극 영화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작품이다. 

1955년 '춘향전'에서 고전미의 여성상을 보여준 배우 조미령이 도라지골의 몸종으로 진실한 사랑을 찾는다는 스토리다. 오영진 원작의 '맹진사댁경사'를 영화화해 '맹진사'(배우 김승호)의 위선과 물욕을 희화화한 시대극의 수작으로 1957년 동경서 개최된 아시아영화제에서 우리나라 영화 사상 최초로 해외에서 '희극상'을 수상했다. 

1962년 이용민 감독은 '성춘향'의 최은희와 김진규를 기용한 컬러영화 '맹진사댁경사'에 김승호를 다시금 출연시켜 리메이크 하였다.

그러나 전편보다 못하다는 리메이크작의 속설을 뛰어넘지 못한 '맹진사댁경사'는 막대한 제작비를 회수하지 못하고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다. '맹진사'의 딸인 갑분이로 출연한 '시집가는 날'의 김유희와 '맹진사댁의 경사'의 이빈화는 이 영화의 후광을 업고 인기 스타로 각광을 받았다.

기구한 인생 유전의 대명사인 조긍하 감독이 에밀 야닝스의 독일 영화를 우리 실정에 번안하여 만든 1959년의 '육체의 길'은 '김승호를 위한 김승호의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마부'와 '박서방'을 능가하는 연기력의 결정체로 흥행에도 대박을 쳤다.

'육체의 길'은 부산에서 단란한 가정의 은행 지점장이 서울에서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올라오다가 '쓰리꾼' 김지미에게 지갑을 털려 전개되는 인생 역정을 6·25전쟁에 휘말려 파멸의 함정에 빠지는 사나이의 험로로 그려냈다. 영화 속 김승호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악녀로 배우 김지미가 출연해 연기 패턴을 바꾸기도 했다.  

작곡가 박시춘이 설립한 오향 영화사는 이 영화를 계기로 많은 영화를 제작하였으며, 박시춘은 메가폰까지 들고 '딸7형제'(1958)와 '3등호텔'을 감독하는 전천 후 재능을 보였다.

1967년 반공영화 '돌무지'를 제작한 김승호는 영화제작의 열망을 불태우며 직접 진두지휘해 컬러영화로 '육체의 길'을 리메이크 하였다.

그러나 1959년작 흑백 '육체의 길'의 출연진과 특히 당시 출연한 아역 안성기 배역과도 비교가 되지 않아 흥행에 고배를 마시고 1968년 51세로 타계하고 말았다.

영화보다 더 영화적인 삶을 산 서민의 대부 김승호의 '육체의 길'은 스크린속에나마 영원히 명멸할 것이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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