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스포츠 영화의 꽃 '야구영화'(22)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스포츠 영화의 꽃 '야구영화'(22)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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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야구 영화는 청춘스타 신성일의 1963년 '사나이의 눈물'

-영화 '고교결전 자! 지금부터야'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모델로 인기

-프로야구 열풍을 부채질한 엄지와 까치의 '이장호의 외인구단'

-야구방망이로 민족혼을 보여준 일제강점기의 'YMCA 야구단'
김기덕 감독의 '사나이의 눈물'(1963)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1963년은 2년마다 개최되는 '아시아야구대회'가 이 땅에서 처음 개최되던 해다. 

몇 차례 열릴 뻔했으나 이승만 대통령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왜놈이 이 땅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완고한 고집으로 성사되지 않다가, 4 ·19와 5·16 등 격변의 시기를 거친 후 보란 듯이 일본을 처음으로 이기고 우승을 하였다. 당시 결승전에서 울려퍼졌던 박현식과 김응룡의 홈런 함성은 56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당시 1963년 김승호·신성일·엄앵란 출연한 김기덕 감독의 '사나이의 눈물'은 국내 최초 야구 영화로, 야구의 열풍과 함께 고교야구와 실업야구에 상승기류가 되었다. 이 영화는 국내 첫 스포츠 영화이자 권투를 소재로 한 '피 묻은 대결'에 이은 두 번째로 제작된 스포츠 영화이기도 하다.  

야구감독 역을 맡은 김승호는 종래의 '마부'와 '박서방'의 이미지를 벗고 중후한 면모로 그라운드를 호령하는 스포츠인의 풍채를 보였다. 또한 청춘스타 신성일도 경북고 시절 야구선수를 경험한 실력을 연기로 스크린을 수놓았다.

'고교결전 자! 지금부터야'(1977)

그 후 14년이 지난 1977년, 평소 필자와 야구장에서 동고동락한 정인엽 감독이 1972년 '황금사자기' 결승전에서 부산고를 무찌르고 우승한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를 모델로 영화화한 '고교결전 자! 지금부터야'를 만들어 최고의 인기를 이끌었다.

명보 극장에서는 야구팬 관객들로 들썩였다. 그러나 차기 영화로 프로가 바뀐다는 소문을 들은 정인엽 감독과 출연자들이 무대에서 시위와 항의를 했는데, 이는 100년 한국 영화의 진기록이기도 하다.

1986년 이장호 감독의 '이장호의 외인구단'

'청룡기', '황금사자기', '화랑대기', '봉황대기', '대붕기' 등 고교야구의 각종 대회들이 '군웅할거(群雄割據)'하면서 선수들을 과도하게 혹사시킨다는 여론에 밀려 대회를 축소해야 한다는 와중에, 1982년 프로야구의 태동으로 그 열기는 점진적으로 사그라들었다.

그 무렵 1986년 이장호 감독의 '이장호의 외인구단'은 당시 6개팀의 프로야구의 열풍과 함께 피카디리극장을 마치 야구장을 옮겨놓을 정도로 야구팬을 열광시켰다. 영화 속 까치와 엄지의 러브 스토리는 가수 정수라의 주제가 '난 너에게'로 절정에 치닫았다. 당시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의 타이틀이 청소년에게 너무 혐오감을 준다는 공륜 검열의 발상은 지금도 혐오감을(?) 준다.

김현성 감독의 'YMCA 야구단'(2002)

야구영화는 지금까지 21편이 만들어져 대부분 야구팬과 관객으로 부터 사랑을 받았다.

특히 2002년 우리나라 최초의 야구팀을 모델로 한 김현성 감독의 'YMCA 야구단'은 야구를 통해 일제강점기의 울분을 방망이로 시원하게 보여준 영화다. 송강호의 멋진 연기와 김혜수의 신 여성 풍취가 어울려 민족혼을 야구방망이로 스크린에 각인시켜준 '조선의 자랑'으로 영원히 남는다.

야구영화가 여타 분야의 스포츠를 누르고 가장 많이 제작된 것은 각 세대별로 골고루 팬이 편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리틀영화인 '내일은 야구왕'과 '참견은 노 사랑은 오예'를 비롯해 고교영화 '영광의 9회말', 프로야구 최대의 라이벌인 최동원과 선동렬의 '퍼펙트게임'은 프로야구사의 명승부전을 펼쳐보였다. 아이로니컬한 패전처리의 구원투수인(?) '슈퍼스타 감사용'도 야구영화가 보여준 인간승리이기도 하다.

요기베라가 말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의 9회 말 2아웃의 게임은 오늘도 그라운드를 열광시키고 있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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