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본격 해양 어부영화 '어부들' (21)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본격 해양 어부영화 '어부들' (21)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1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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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진 감독, 1961년 '마부'로 베를린 영화제 특별은곰상 수상
-어부의 생활상 영화화에 열정 넘쳐
-'어부들', 5·16 혁명으로 촬영 중단되기도...개봉 후 2주만에 역사 속으로
강대진 감독/사진=정종화 제공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강대진 감독은 1960년 '박서방'과 1961년 베를린 영화제 특별은곰상을 수상한 '마부'로 연출 생활 2년 만에 중견 감독으로 각광을 받았다.

늘 고향인 전남 후광에서 보낸 바닷사람의 애환이 담긴 '어부'의 생활상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던 그는 이를 야심만만하게 영화화했다. 

당시 우리나라 해양 영화로는 일제 때 식량조달의 일환으로 고래잡이 포경선을 그린 '거경전'(1944)과 이녹과 아덴을 인용한 '해정'(1956)이 있었다.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강대진 감독의 영화 '마부'(1961)포스터./사진=정종화 제공

'어부들'은 당시 한국 영화계에 내노라하는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김승호를 위시하여 신영균, 조미령, 황정순, 김희갑, 전계현, 최남현과 소년 안성기가 출연하였다.

당시 6천여 만환의 거액을 투자해 4개월이라는 촬영 기간과 5백여 명의 어부들을 스크린에 출연시킨 대규모 해양 영화였다. 1961년 4월 16일 크랭크 인해 촬영에 들어갔으나 뜻밖에도 5·16혁명이 일어나 중단되는 고초를 겪었다.

그러나 자신이 직접 쓴 시나리오였고 '마부'로 지나친 의욕에 도취된 강 감독은 3백여척의 배와 200만 환 가량의 소품용 생선은 물론, 하루 2만 환을 지불하는 줌 렌즈를 40일간 사용해 당초의 제작비에서 1천5백만 환을 초과하기도 했다.

촬영 스케줄을 치밀하게 잡았지만 워낙 미비한 기술 장비로 인해 바다 위의 신은 하루 2,3컷에 불과하고 40일이면 끝날 촬영이 2달이나 걸렸다.

강대진 감독의 '어부들'(1961)포스터./사진=정종화 제공

또한 충무로의 조연과 엑스트라가 '에밀레종'에 가세하여 공백 기간이 1개월을 넘겼고, 설상가상으로 멀리 떨어진 속초에서 진행된 현지 로케는 당시 대관령의 직통도로가 없어 더욱 애를 먹었다.

영화 '마부'나 '박서방' 같은 '땅 위의 연기'에 노련한 김승호도 어부 연기는 몸에 익지 않은 관계로 '오버액션'을 하기 일쑤였고, 풋내기였던 신영균은 어부의 흉내만 낼 정도였다. 

국민배우 안성기는 영화 속 김희갑과 황정순의 아들로 출연해 바닷물과는 거리가 먼 선주의 귀염둥이 아들의 모습을 보였다. 

강대진 감독은 의욕 넘치게 '어부들'의 촬영을 끝내고 1961년 8월 27일 개봉하였으나, 사극과 전쟁물에 길들여진 '고무신 관객'의 외면으로 2주일만에 극장 간판을 내리고 말았다. 

 

정종화 영화연구가

60여 년간 한국영화와 국내 상영된 외국영화 관련 작품 및 인물자료를 최다 보유한 독보적인 영화자료 수집가이면서 영화연구가 겸 영화칼럼니스트.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부터 제작된 영화의 제작배경과 배우와 감독 등 인물들의 활동이력에 해박해 ‘걸어 다니는 영화 백과사전’이라는 별칭이 따름. 인터넷과 영상자료 문화가 없던 시절부터 모은 포스터와 사진, 인쇄물 등 보유한 자료 8만여 점을 최초의 한국영화 ‘의리적 구투’가 상영된 단성사에 설립중인 영화 역사관에 전시,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일인 2019년 10월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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