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리뷰] 장르의 변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스토리 자체가 스포일러
[365리뷰] 장르의 변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스토리 자체가 스포일러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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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스틸 컷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가족희비극'.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설명하는 장르(?)다. 생소했던 이 단어가 영화를 보고난 후엔 고개가 끄덕여진다. 블랙 코미디와 스릴러, 공포까지 아우르는 복합적인 장르를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마땅히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는 초반 마음껏 웃음을 안겨주다 어느 순간 난투극이 되고 잔혹극이 된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장르적 변주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감정을 쥐락펴락 한다. 

그렇다고 영화는 화려한 볼거리가 있거나 등장 인물이 대거 등장하지도 않는다. 영화의 주 무대는 90%이상이 집에서 이뤄진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향연만으로 이 영화는 부족하지도, 오버스럽지 않게 러닝 타임을 가득 채운다. 

특히 스토리 자체가 스포일러에 해당된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허를 찌르는 스토리 전개와 상상력은 탄성을 자아낸다. 봉 감독이 언론에 배포된 홍보 자료에 스토리 전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삼가해달라는 부탁을 넣었을 정도다. 

탄탄한 스토리, '봉테일'(봉준호+디테일)의 연출력이 밑바탕이 된 이 영화에서 송강호를 비롯한 조여정, 이선균, 장혜진, 이정은 등 배우들은 자신들의 연기를 마음껏 펼쳐보인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스틸 컷

영화는 전원 백수인 가정의 가장인 기택(송강호)의 아들 기우가 우연한 기회에 부잣집 박사장(이균성)네 딸의 과외 선생으로 발을 들이게 되고 극과 극을 삶을 사는 두 가족이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스토리다. 

봉 감독은 이 두 가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자본주의 양극화와 계층의 차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다세대 주택 반지하에서 궁핍하게 살아가는 기택네 가족은 고정수입 없이 부업을 이어가며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방역차가 지나가자 집안을 소독해야한다며 창문을 활짝 열고, 유일하게 와이파이가 잡히는 화장실 구석을 찾아 와이파이를 훔쳐쓰며 기뻐한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스틸 컷/사진=CJ엔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스틸 컷/사진=CJ엔터

반면 글로벌 IT기업의 젊은 CEO인 박사장 집은 언덕 위에 위치한 대저택이다. 폭우로 집에 물이 잡겨 수재민이 된 기택네 가족과 달리 박사장네 가족은 정원 파티를 준비하며 평안한 일상을 이어간다.

무엇보다 계급을 구분짓는 요소로 '냄새'를 등장시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는 계급이 다른 두 가족의 갈등이 표출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평생 마주칠 일이 없던 '빈곤층' 가족과 '부유층' 가족이 한 공간에 얽히게 되면서 살얼음 걷는 듯한 아슬아슬한 '공존' 관계가 이어진다. 그러나 그 공존이 선을 넘어 개인의 삶에 '침투'하게 될 때는 공생이 아닌 기생이 될 수 있음을 처절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서로에 대한 예의, 인간에 대한 존엄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봉 감독은 "서로에 대한 예의를 어느 정도까지 지키느냐에 따라 '기생'이 될 수도 있고, 좋은 의미의 '상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봉 감독이 작품성에 상업성까지 겸비한 감독이란 사실을 다시금 재확인 시켜준 영화다.

참고로, 영화가 끝난 후 나오는 엔딩 곡 '소주 한 잔'은 봉 감독이 직접 작사를 맡고, 배우 최우식이 직접 노래를 불렀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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